"수레바퀴를 계속 굴려 앞으로 나아가라. 전념의 상태에 도달해 세상을 바꿀 것이다."
'전환'이라는 단어를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해봐야 할 의미이다.
영국과 웨일스에선 사회적 전환을 앞두고 있다. 조력적 안락사가 법제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영국과 웨일스에서 여섯 달 미만의 생존 기간이 예상되는 말기 환자들이 의사들과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 조력적 안락사 절차를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임종 돌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역사적인 사회적 전환(historic societal shift) 속에서 말기 환자들은 조력적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법안은 314대 291표로, 23표 차이로 통과됐고, 4년 이내에 법으로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갈 예정이고, 이후 영국 입법절차의 마지막 단계로 국왕이 공식 서명해야 법으로 성립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법안이 말기 환자들에게 죽음을 강요받는 결과를 낳고, 적절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며 내각은 심각하게 분열됐다. 생명을 종결할 권한을 국가에 부여하는 것으로, '국가의 역할에 있어서 근본적인 전환(the fundamental shift in the role of the state)'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문명의 대전환을 맞고 있다. 영국과 웨일스의 경우와 같이 전환의 대상이 조력적 안락사에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 간의 싸움이 인간과 AI 간 싸움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고, 기술 발전을 앞세운 문명의 대전환으로 계급이 변화할 것이다. 영국 의회가 걱정하듯 국가 역할의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넘어 앞으로는 커뮤니티 중심의 세상이 올 것이다.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전환은 항상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시작됐다.
유방은 기원전 202년 한나라를 세우며 중국 역사상 최초의 평민 출신 황제가 돼 오늘날까지 존재하고 있는 중국의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대영제국의 기틀을 다진 엘리자베스 1세의 경우 즉위 30년 기념 초상화와 환갑 직전의 초상화에 지구본이 그려져 있을 정도로 영국은 지도를 갖고 세계를 재패한 나라가 되기도 했다.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 철학은 죽음 직전까지 온몸을 불태우듯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에 녹아들어 스페인의 도시가 격을 갖게 했고, 이에 전 세계 사람들이 찾고 있다. 지난 4월엔 영국에서 처음으로 자궁이식을 통해 아기를 낳은 그레이스 데이비슨(Grace Davidson)의 소식이 전해졌는데, 현재 전 세계에서 자궁이식으로 태어난 아기가 10여개국 이상에서 총 65명이 되며 인간이 생명을 창조하는 분야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전환은 한 사람이 한쪽으로만,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쓰며 자신의 움직임의 방향을 설정하면서 시작된다. 소수의 사람들이 가졌던 전념이 대중을 변화시키며 체계나 구조가 뿌리째 뽑혀 바뀌는 것이다.
문명의 대전환. 지금 우리 눈 앞에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