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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작가 Jun 20. 2020

어떤 일이든 의미가 있을 거야

어떤 일이든 가치가 있을 거야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살아가는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크든 작든, 좋든 나쁘든 내가 살면서 겪는 많은 일에 대해 난 '의미'를 찾았다. 어떤 것은 쉽게 찾았는데, 어떤 건 도대체 내가 왜 이것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당장 답을 구하지는 않았다. 어릴 때 아버지에게 들었던 말의 진짜 의미를 성인이 되어서야 이해하듯이 지금은 적절한 의미를 찾지 못하지만, 언젠가 선물처럼 나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때론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나쁜 일이 상상도 못 한 중요한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내가 겪는 일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쉽게 결론 내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나쁜 일에 쉽게 실망하지 않고, 좋은 일에 과도하게 도취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내가 발견한 의미들은 보는 관점에 따라 좋았고, 또한 나빴다. 순전히 좋은 것만, 순전히 나쁜 것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예를 들어 술은 기분의 관점에선 좋지만, 건강의 관점에서 나쁜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삶은 매 순간 나에게 어떤 관점을 선택할 것인지 물어왔고, 내가 그 관점을,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능동적인 주체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 불확실한 삶에 당당히 맞설 용기를 얻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의미는 아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난 비밀 금고처럼 의미가 어디에 숨겨져 있어서 찾아내는 것인 줄로 알았다. 하지만 발견한 의미들은 새로운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니었다. 허탈하게도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었다. 달라진 것은 몸속에 피가 흐르듯 내 생각 속에 그 의미가 자리 잡아 현실에서 작동하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는 목숨만큼 중요한 것이 누구에게는 하찮게 느껴지는 것처럼 어떤 조건이 성숙되어야만 의미가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발견된 '의미'는 나에게 '가치'를 선사해주었다. 의미는 단지 의미로 끝나지 않고,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려주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가치를 알게 되면 열정과 에너지가 넘쳤고, 힘든 역경도 참아낼 수 있었다.


삶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희노애락을 넘어선 보다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치게 된다. 과학도, 종교도, 철학도, 인류가 쌓아 올린 어떠한 지식도 답하지 못한 '존재 이유'에 관한 질문이다.  


 가늠할 수도 없는 이 거대한 우주에 아주 짧은 시간동안 우연히 발생한 '나'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죽기 전에 만족할만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나의 존재에 대해 어떤 관점을 선택할 것인가? 앞으로 그 여정을 시작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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