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빛이 스스로 드러나는 자리
근원의 자리에 닿으면 우리는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신성은 특별한 존재에게만 허락된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어디 먼 곳에서 내려오는 힘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지켜보는 자가 깊어지고 근원의 고요에 잠시 머무는 순간,
그 고요의 바닥에서 아주 미세한 ‘빛 같은 감각’이 떠오릅니다.
이 감각은 눈으로 보는 빛이 아니고, 환상이나 환영도 아닙니다.
설명이 어렵지만 누구나 한 번 느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어떤 “밝음”입니다.
옛사람들은 이 밝음을 여러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불교에서는 불성(佛性) 혹은 여래장(如來藏)이라 했습니다.
본래부터 모든 존재 안에 깨어 있는 빛.
도교에서는 본신(本神)과 원기(元氣)라 하여 몸과 마음보다
더 깊은 자리에서 스스로 빛나는 생명의 근원을 말했습니다.
선도에서는 진인(眞人)이라 부르며 수련을 통해
되돌아가야 할 본래의 밝음이라 했습니다.
기독교 신비가들은 그 자리를 ‘그리스도의 빛(Lux Christi)’이라 하여
영혼 속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내면의 순수한 생명을 가리켰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이지만 그 밝음의 감각은 하나였습니다.
그것은 멀리 있는 신비가 아니라 우리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자리입니다.
단지 일상의 소음 속에서 한동안 들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 안에도 조용히 스며 있는 그 미세한 밝음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고요에 귀를 기울이면 그 빛이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아마 바로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