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아니라 구조가 나를 소모시키고 있을 때
일이 싫은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하루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능력이 모자란 것도 아니고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매일의 끝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만 남는다.
이런 상태를 겪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먼저 의심한다.
조금 더 노력하면 괜찮아질 거라 믿고,
조금 더 참아보자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는 개인에게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준이 없는 환경,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조직,
비효율이 개인의 인내로 처리되는 구조.
이 안에서는
아무리 성실한 사람도
점점 자신을 소모하게 된다.
사람마다 일이 잘 돌아가는 조건은 다르다.
혼자 판단하고 책임지는 구조에서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명확한 기준과 흐름 속에서
안정적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
커리어는 흔히
방향의 문제로 이야기되지만,
실은 구조의 문제에 더 가깝다.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구조 안에서 그 일을 하느냐가
사람을 오래 버티게도, 빠르게 지치게도 만든다.
그래서 나는
직업을 추천하기 전에
한 가지를 먼저 묻는다.
이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가장 덜” 소모하는가.
그 질문에 답이 보이는 순간,
선택은 더 이상 막막하지 않다.
버거움은 때로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신호가 아니라,
구조를 다시 바라보라는 조용한 신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