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by 레드 버틀러

많은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다이어트, 독서, 공부, 저축과 투자 등등 평소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일을 새해 들어 다시 해보겠다는 결심이다. 양력으로 이미 한 달이 지난 지금 나 자신도 내 결심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마치 새해가 되면 하기 싫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저절로 될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실천이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된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인생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라는 책을 읽었다. 미국의 현직 호스피스 병원 부원장이자 의사가 쓴 책이다. 이 책의 주요 주장은 큰 목적보다 작은 목적을 매일 실천하는 일이 성공과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목적을 생각하며 산다. 저자는 이를 큰 목적 (Large Purpose)라 부른다. 큰 부자가 된다, 크게 성공한다, 날씬한 사람이 된다 등등 최종 목적의 달성을 꿈꾼다. 하지만 이러한 큰 목적은 당장 일어나지 않으며 과연 해 낼 수 있을지 불안하다. 더구나 당장 변화를 느낄 수 없으므로 슬그머니 큰 목적 달성에 필요한 여러 일을 멈추게 된다. 저축과 투자보다는 소비, 다이어트보다는 해로운 간식 먹기, 독서보다는 숏츠 보기 등등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온다. 이러한 점을 간파한 저자는 큰 목적 달성에 필요한 작은 목적(Small Purpose)을 정하고 실천하는 일을 권한다. 그것도 가능한 매일. 매일 조금이라도 책을 읽고 운동하기, 가능한 해로운 간식 멀리하기, 소비를 줄이고 저축과 투자하기 등 당장 실천하기 쉬운 일을 정하고 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작심삼일이 되기도 하지만, 다시 작심하여 삼일을 더 버티는 지혜가 필요하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한 일에 대한 결과가 안 나오고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 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나에게 용기를 준다. 앞의 책의 주장과 이 말을 연결해 보니 진인사는 작은 목적의 실천이고 대천명은 큰 목적의 달성을 기다리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큰 목적은 결과이고 작은 목적의 실천은 과정이다. 결과에 집착하면 불안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무엇보다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과정은 내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력으로 두 번째 달에 이러한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응원하기 위함이다. 아직도 꿈만 꾸고 실천에 게으른 나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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