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 of daiv. 스물두 번째 이야기: 김태경
신촌에서 김태경을 만났다. 태경은 다이브에서 본격적으로 AI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이브에서 활동할 때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지만, 다이브 활동이 끝난 지금은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며 해야 할 일을 챙기고 있다.
일도 일이지만 놀아야 할 때 잘 노는 것도 중요하다. 취업이나 커리어만 생각하다보면 가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 때가 있다. 태경의 한껏 여유로워진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동국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와 데이터사이언스 소프트웨어 학과를 연계전공하고 있다. 이제 수료를 하고 대학원을 준비하는 중이다.
산업시스템이 어떤 과인지 설명해달라.
학교를 다니면서도 아직 산업공학과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했다 (웃음). 간단히 말하면 어떤 학문 중에서도 산업과 가장 맞닿아 있고, 최적화를 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효율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는 학문이다. 산업 관련 정보를 수치적으로 다루면서, 효율을 중시하는 학과다.
경영과학 과목을 예로 들면, 어느 정도의 요소가 산입되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벌 수 있는지, 손실은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고 계산적으로 증명한다. 생각보다 엑셀을 많이 하고, 민감도 분석도 잦다.
다이브에 지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 들었다.
멋있어 보이면 무조건 해야 하는 사람이다. 1-2학년 때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컨퍼런스나 행사를 많이 찾아다녔다. 산업공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기다.
그때 deep daiv. On-board Conference를 참석했는데, 파란 옷을 입은 연사자들이 앞에서 열정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당시 발표자가 본인의 전공이 AI 관련이 아닌데도 다이브에서 머신러닝을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걸 듣고 나도 다이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지원 시기를 기다리다가 바로 지원하게 됐다.
혹시 다이브가 아닌 곳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조금 부끄럽지만,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스트릿 댄스 동아리에 들어갔다. 어렸을 때 춤을 2-3년 정도 배웠었다. 막학기라 그런지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 그 시기에 하나의 자극제처럼 느껴져서 뭔가 시도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공연도 2번 했고, 댄스 배틀도 했다. DJ가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30초 무브를 보여주는 건데, 기초가 없던 상태여서 막춤을 보여주고 나왔다 (웃음). 그래도 되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진로를 빠르게 인공지능으로 전환했다. 이유가 있다면?
처음 들어왔을 때 파이썬을 다이브를 하면서 같이 배웠다. 학교에도 인공지능 트랙이 있었기 때문에, 전환한 것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대학 교과목을 선행한 셈이다. 재밌고, 좀 빠르게 진로를 결정한 계기가 됐다.
학과 전공생은 다양하게 진로를 설정한다. 일반적으로는 품질 관리, 경영 컨설턴트, 백엔드 개발자, PM 등으로 많이 간다. 그중 학부 연구생을 하면서, 딥러닝 분야로 빠지기도 한다.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 가장 많은지.
Anomaly Detection, Multimodal, Domain Generalization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 그중에서는 Anomaly Detection을 1순위로 꼽고 있다.
대학원을 졸업한 다음 나아가고 싶은 진로는?
정말 고민이 많다. 연구원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기업에 취업하고 싶기도 하다. 실제 기업에서 어떻게 푸는지 연구하는 부서를 가고 싶은 것 같다. 산업 맞닿아 있는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
산업공학 분야에서 대학원을 가려고 하는 이유도 일반적인 주류 연구보다도 특정 도메인이나,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량 데이터를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을 인공지능 문제로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연구하는 분야로 가고 싶다.
학부연구생, ETRI 등 다양한 연구실을 경험해봤다. 각각의 분위기는 어떻게 달랐나.
2023년 학년도부터 1년 3개월 동안 동국대 연구실에서 학부 연구생으로 직접 과제를 받아서 연구했다. 서명할 때 필체로 동일 인물인지 판단하는 과제와 충돌을 기반으로 한 공장 상황 위험도 측정 연구를 했다. 새로운 연구보다는 이미 나와 있는 것을 어떻게 과제에 적용할 수 있을지 집중했다.
2024년부터 7월부터 8월까지는 ETRI에서 사람의 뇌파 신호로 사람이 원래 상상했던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연구를 했다. EEG to Image 분야다. 원래는 Diffusion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EEG를 더 많이 공부하게 됐다.
두 연구실의 느낌이 달랐다. 참여했던 연구실들은 순수 연구보다는 주로 응용 연구 중심의 활동이 많았다. ETRI에서는 연구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져 있어, 다양한 연구들과 연계되어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 자대 연구실에서는 기초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고, 정기적인 세미나와 더불어 다양한 연구 과제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논문 발표 하고 선배들과 여러 가지 궁금증을 파고드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다.
다양한 취미가 있는 것으로 안다. 취미를 소개해달라.
첫 번째는 식물 키우기다. 최근에 바질을 키우고 있다. 연구실을 다닐 때 교수님께서 키우던 식물을 대신 키우다가 재미를 느꼈다. 최종 목표는 키운 바질로 바질 페스토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요리다. ETRI에서 일할 때 자취를 하면서 요리를 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바빠서 요리를 제대로 못했다. 오히려 다시 본가로 돌아와서 요리를 계속하고 있다. 맛있는 것을 만들어서 부모님께 밥상을 차려드리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줄 때 많이 뿌듯하다.
마지막은 춤이다. 집에 큰 거울이 있어서 거울을 보며 연습한다 (웃음).
스터디, 취미 등을 모두 하려면 하루가 부족할 것 같다. 힘들지는 않은지?
사실 학기 중이 더 바빠서 오히려 수료 생활을 하니까 여유가 더 생겼다. 취미생활을 하게 된 것도 시간이 너무 남는 것 같아 하게 되었다. 스터디도 논문을 서로 읽고 발제하며,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토의하며 진행하는데 점점 더 깊이 있게 들어가서 너무 재밌고 유익했다.
커피도 좋아한다고 들었다.
커피에 그 정도로 심취한 건 아니다 (웃음). 그래도 커피를 내리거나, 라떼 아트 같은 것이 재밌다. 원두는 케냐 키티투 AA라고 집 앞에 커피숍에서 있어서 구매한다. 직접 내려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인공지능이 일상이듯이 커피도 그렇다.
스스로를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와 비유하자면?
바질 같다. 바질을 씨앗부터 키울 때, 한 2주 넘게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자기만의 노력으로 점점 움트는 것처럼, 지금 당장은 숨겨져서 잘 보이지 않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계속 싹을 틔우려 하는 노력이 나와 많이 닮아 있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