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가을

by Om asatoma

투명한 가을날에 우연히 만난 여자를 미행하듯 따라간 미술관에서 매미소리 요란한 여름 햇빛 피할 곳 없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무거운 쇳덩이를 줄로 연결해 몸에 칭칭 감아 힘겹게 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따라가는 영상으로 된 작품 앞에서 여자가 가만 멈추더니 결국 주저앉아 소리 없이 어깨만 들썩이는 모습을 한 걸음 두 걸음 열 걸음 멀찍이서 지켜보다가 지켜보다가 뒷걸음으로 물러갈 수밖에 없었던 당신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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