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플라워

1999년 10월

by Om asatoma

수직 강하 해야 한단다

시들기 전이어야 한단다

짧은 시간에 끝을 보아야 색과 향이 좋단다

시든 꽃잎과 수분 많은 잎은 과감히 버려야 한단다

바로 세워 말리면 꽃봉오리가 꺾이기 때문에

거꾸로 말려야 한단다


한메일 주소를 만들고

이메일이라는 것을 처음 주고받기 시작할 때였다


너는 요즘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니 묻고

메일의 끝에는

우리들의 청춘을 위하여

라고 나는 추신을 붙였다


만화에서 걸어 나온 듯한 호리한 몸에

흰 티셔츠 위로 걸친 체크 남방이 잘 어울리던 아이


꿈은 알 수 없지만

머리 좋고 재능 많던 그 아이는


시들지 않는 꽃이 되고 싶었을까

세상을 향해 고개 숙이고 싶지 않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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