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간직하는 특별한 방법 3가지
나의 하루에는 많은 향이 섞여있다. 출근길 지하철손잡이의 쇠냄새부터 스쳐 지나가는 이들의 음식, 담배, 땀 냄새까지. 평소처럼 목도리를 코까지 올려 덮은 채 빠르게 걷다가 어떤 향 때문에 멈춰섰다. 다른 향과 섞이지 않는, 내 기억 속 특별한 이가 쓰던 향이다. 어떻게 마주쳐도 그 사람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추억이 짙게 묻은 향이다.
향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향은 휘발하지만 특별했던 추억은 계속 선명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향기와 추억에 대해서 계속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함께 들으며 이야기했던 이 노래들처럼.
힘든 하루를 보낸 뒤에는 좋은 향기를 찾게 된다. 좋아하는 향의 바디샴푸로 샤워를 하거나, 섬유이온제향이 잔뜩 묻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거나, 좋은 향이 나던 그 사람의 품을 떠올리기도 한다. 길을 지나가다 좋은 향이 나면 홀린 듯 그 향을 쫓는다. 좋은 향을 쫓아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때의 나도 그 사람에게 끌렸던 것이 아닐까. 무엇인가 선택할 일이 생기면 어느새 후각에 가장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잊고 있던 어떤 기억이 특정 향기와 함께 단숨에 떠오르곤 한다. 그런 순간들을 통해 깨달았다. 모든 기억에는 고유의 향기가 있다는 것을. 자주 가는 식당의 밥 냄새, 익숙한 골목의 향기, 그 사람이 쓰던 향수의 향 등 우리는 향으로 많은 것을 떠올린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기억의 유효기간을 묻는다면 ‘향기가 존재하는 한 계속’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된 이들을 떠올려본다. 그 사람의 향수 이름은 모르지만 떠올리면 좋은 향이 난다. 좋은 사람에게서는 감출 수 없는 좋은 향이 난다. 집을 나서기 전에 향수를 뿌리면서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좋은 향을 통해서라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좋은 향이 나는, 진짜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이미지 출처 : 김사월 앨범 '수잔', 하비누아주 앨범 '겨울노래', 유발이의 소풍 앨범 '유발이의 소풍',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