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일지 개요 대서사

반등을 위한 일 보 웅크림

by 이구름

1. 배경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가 막막할 때면, 나는 15년 전 내가 중학생 때 처음 아이폰이 출시되던 그날을 떠올린다.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된 그 시절이 말도 안 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 그리고 20년 가까이에 걸쳐 우리의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앞으로의 10년 뒤는 얼마나 더 말도 안 되게 변화할지를 조금은 상상해 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일상생활, 새로운 산업의 생태계, 돈을 버는 방식, 새로운 업의 탄생, 등등...

그땐 이게 무슨 시대를 여는 사건인지도 잘 몰랐다.


중학생 때 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사게 되었다. 내가 썼던 첫 번째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LG옵티머스원이다. 이때만 해도 배터리를 분리해서 충전기에 충전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다. (이거 그렇게 오래된 일 아닌데, 나 왜 이렇게 옛날 사람 같지..)


LG 옵티머스 원 / 출처 : 위키백과

그때, 아빠 따라 휴대폰 대리점에서 이 휴대폰을 구입하며 요금제를 선택하는데, 그 직원분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무료문자는 한 달에 50 통인가 100통짜리로 하고(아무튼간에 당시 내 기준 매우 적은 양이었다), 인터넷 사용량이 얼마얼마 되는 요금제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이걸로 소통한다며, '카카오톡'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때 그 아저씨는 나에게 앞으로는 모두가 이 카카오톡이라는 걸로 연락을 주고받게 될 거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곧 있으면 문자가 그렇게 필요 없어질 거라는 것이다... 친구들과 알 주고받기(당시 학생 요금제)를 하며 문자 한 통, 한 통이 소중했던 때다. 나는 생전 처음 듣는 상상이 안 되는 소리에,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 아저씨 말을 믿고, 그 무료 문자 혜택이 적은 요금제를 택했다. 아직도 그때의 순간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걸 보면, 아마 내게 적잖이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휴대폰을 산 직후 얼마 간은, 그 아저씨 말을 듣고 그 요금제를 고른 걸 후회했다. 왜냐하면 아직 중학생들이었던 내 친구들 대부분은 아직도 피쳐폰을 쓰고 있어서 여전히 문자로 소통했기 때문이다.... 나는 친구들 중에서는 스마트폰을 제일 빨리 구매한 편에 속했다. 근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모든 친구들이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며,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세상이 정말로 왔다.


당시 최강 간지 폰은 이것들이었다... 이거 쓰면 느낌 좀 있는 애들이었다.. (좌) 쿠키폰, (우) 매직홀 애니콜


2007~2010년 아련한 향수로 가득한 시절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을 둔다고 떠들썩했던 2016년을 지나, 이제는 ChatGPT랑 인생 상담하며 인공지능에게 일자리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고민이 더욱더 치열해진 2025년에 도달했다.


나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방황하며 20대를 보낸 것 같다. 생각하고 글 쓰는 게 좋아서 철학을 전공했다. 뭔 뚝심인지 대학 다닐 때는, 보통 철학과라면 생존을 위해 한다는 그 흔하디 흔한 복수전공도 안 하는 그저 외골수 철학인간이었다.. 그렇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본인이 동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주변에서 떠들어도 신경 안 쓰는 마이웨이 인간이었다..ㅋㅋ... 철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진학할지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며, 해외 석학들도 모인다는 교내 학과 학술대회에 참여 후 철학 대학원 진학을 단념했다.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나는 좀 더 직접적으로 실용적인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간 기획과 전시 기획이 재밌어 보여서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인턴도 했다가, 광고 업계가 내 길인가 싶어 갑자기 광고 공모전을 또 엄청 나갔다가, 결국 소프트웨어공학과 데이터분석을 독학으로 공부하여 어찌어찌 IT업계에서 PO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유능한 PMPO로서의 커리어를 탄탄하게 쌓아가려나 싶었으나, 자본주의 시대의 리터러시(=돈 버는 법)를 알아야겠다는 생각과 (그저) 패기로 회사를 나와 사업을 몇 년 하다가, 지금은 그 모든 트랙 밖으로 나와 다시 자유인의 신분으로 돌아왔다.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사업의 판에서 나온 뒤 지난 1년 간은 신체적, 정신적 치유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제 몸과 마음은 완전히 회복했다. 다시 반등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음을 느낀다. (돈도 이제 다시 슬슬 벌어야...ㅇ....)


잔고가 줄어들수록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위에서도 슬슬 여러 가지 의견과 조언들이 흘러들어온다. 일단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어?.. 일단 어디든 다시 취직을 해?... 아니면 잠깐 알바라도 해?... 아니면 리모트 워킹이 되는 회사를 찾아 취직해? 아니면... 자소서 첨삭 외주라도 구해봐?... 지금 그거 스페인어 릴스로 성장시킨 스페인 팔로워 1.5만 명 + 틱톡 7천 명 그거 어떻게 해서든 당장 수익화를 해? 한국어 강좌를 열어봐?.. 광고를 구해봐?... 조금 더 키워서 협찬을 받아봐?... 롱폼으로 당장 키워? 나라서 할 수 있는 외국인 대상 한국 투어 상품을 새로 기획해 봐? 스페인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스페인에서 일자리를 구해? 스페인 현지에서 일해볼 수 있는 한국 기업 스페인 지사를 찾아? 에라 모르겠다 새로운 콘텐츠 실험을 위해 일단 다시 떠나? 등 뭐 안 해 본 생각이 없다.


기왕 이렇게 트랙 밖으로 튕겨져 나온 거, 멀리 보고 움직이자고 생각했다. 진짜 마지막에 정 안되면,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디든 취직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직 어떻게 해서든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까지는 나의 길을 개척해보고 싶다는 거다. 기존 시스템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나의 재능과 가치관과 시대의 니즈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그런 길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말이다... 최근 이세돌 9단이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모두가 창업을 해야 할 거라는 말을 했다.


나에게 더 이상 스타트업, 사업, 창업에 대한 환상이나 겉멋 같은 건 이제 없다. (ㅋㅋ.....) 근데 내가 원하는 회사 밖에서의 자립을 위한 일, 독창적인 길... 그게 그냥 이름 붙이자면 창업인 것 같다. 그러니까 거창하고 거대한 비즈니스를 말하는 게 아니다. 뭔가 다른 시대가 오고 있다고 느낀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모두가 회사에 속하든 아니든 1인 창업자가 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그런 미래가 오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미 그런 시대로 넘어왔다. 그러한 예시로서 우리에게 지금 익숙한 업의 형태로는 직장 다니는 인플루언서, 유튜버, 틱톡커, 한창 불어닥친 수많은 다양한 종류의 부수입 창출 방법들... 등이 있겠다. 뭔가 구체적으로 상상은 아직 안되지만, 이 감각은 마치...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스마트폰을 처음 사며, 그때 그 대리점 아저씨가 "앞으로는 문자 쓸 일은 거의 없고, 모두가 이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로 소통하는 세상이 올 거예요"라고 했을 때 경험했던 그... 비스무리한 감각이다. 그러니까 전혀 다른 세상이 오고 있다는 거다.


최근 테슬라가 전기차에서 휴머노이드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는 소식에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말도 안 되는 미래 같지만, 나는 아이폰의 등장을 떠올린다. Chatgpt의 등장을 떠올린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그 미래... 어쩌면 그리 멀리 있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대는 변한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공교롭게 얘도 이름이 옵티머스네....


어차피 다시 회사에 들어간다 해도, 인생은 길다. 더 이상 회사와 단순한 경력으로부터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언제든 회사 밖에 내던져져도 살아남을 수 있는 무언가를 갈고닦으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회사 다니면서 착실하게 미래를 대비하고, 그 역량을 키워갈 수도 있다. 근데, 기왕 이렇게 지금 튕겨져 나오게 된 거... 지금 오로지 내 한몫만 건사하면 되는 이때에, 뭔가 좀 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다는 거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당장 취업시장에서 내 자체가 경력과 전문성에 있어서 그렇게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매물일까? 생각해 보면 뭐 크게 꿇릴 것도 없지만, 뭐 크게 매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조건 하에 신입이라면 매력 있겠지만... 나이가... 그럼 뭘로 경력 취업할 건데? PO? PM? 사업한다고 몇 년의 업계 트렌드를 놓쳤다. 그 사이 AI의 끊임없는 진화로 업무의 형태와 상황이 또 완전히 바뀌었다. 마케팅? 여기야 말로 또렷한 경력자들이 수두룩 빽빽.. 뭘하든 어차피 다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그 트랙으로 들어서면, 다시 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 그곳의 문법에 맞는 나의 매력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요즘 취업 시장 더더욱 살벌하다고 들었다. 이거저거 평타는 치는 인간.. 제너럴리스트로서 그나마 나의 시장 가치가 높아지는 곳은 소규모 스타트업들이지 않을까. 메타인지에 피가 난다..(잠깐..근데 메타인지 잘하고 있는거 맞지..?).. 그런데.. 내 말은 거기 가서 구를 바에는 내 시스템 만들기에 좀더 몰두해보는게 낫지 않겠냐는... 뭐 그런 생각... 그러니까, 어쩌면 나는 트랙 밖에서 더 매력있는 자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 트랙 밖에서 나만의 생존 문법을 만들겠다는 결심은, 현실도피라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조건들로 게임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판으로 가겠다는 현실적인 전략이기도 하다. (내 이론 상은 그렇다.)


어쨌거나 그래서 당장 어떻게 돈을 벌지 어떤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족히 한 달은 넘게 혼자 머리 싸매고 고민했다. 근데 답이 안 나오는 거다. 이미 시장에 널리고 널린 유사 카테고리의 인플루언서 성장 방정식, 콘텐츠 크리에이터 수익화 모델, 등등... 당장의 해결이 될 수는 있어도 결코 장기적인 답은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그 길로 지금 당장 가서 돈을 벌 수는 있다 하더라도, 닭이 될 수 있는 내가 가진 유일한 달걀 하나를 성급히 깨먹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 하는 같은 고민을 거기 가서 또 할 거 같았다. 왜냐하면 그 시스템의 본질 자체에 한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몇 가지 용기가 필요한 수들이 떠올랐으나,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뭐냐. 지금 내가 가진 머리로는 답이 안 나온다면, 그건 지금 내가 준비가 안 됐다는 거다. 내가 지금 멍청해서 그렇다.... 그래서 잠시 공부를 해야겠다. 뭘 공부할 거냐. 뭘 탐구할 거냐면... 세상이 어떻게 움직여왔는지를 산업군에 상관없이 굵직굵직하게 들여다보려고 한다. 굳이 아닌 것 같은 어줍짢은 선택지 중에서 당장 결론 내리려고 하지말고, 공부를 하고 그것이 이끄는 총명한 길로 가자.



2. 탐구제목

세상은 어떻게 움직여왔는가


3. 탐구 대상

1. 오랜 기간 생존해 온 기업 (업종 불문 역사가 긴 장수 기업)

2. 혜성처럼 등장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

3. 한 때 엄청 잘 나가다가 망한 기업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기업들을 선정하고, 전체적인 히스토리 속에서 아래의 내용을 파악할 거다.

1) 해당 기업이 타깃 한 시장의 기저에 놓인 인간의 본능, 욕망과 맵핑

2) 해당 기업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사건, 경영 전략, 의사결정은 무엇이었는지


시리즈 1로 굵직한 기업들을 탐구하고 난 뒤에는,

시리즈 2로 비슷한 프레임을 생성해, 퍼스널 브랜드로서 개인들을 선정해 탐구해보고 싶다.


4. 탐구 목표

1) 산업과 상관없이 공통적인 교훈을 찾고 싶고, 2) 시대적 흐름을 읽고, 옳은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그걸 지금 내 상황에 적용할 거다. 그리고 이 시기가 길게 늘어지지 않기를 바라므로, 좀 집중해서 타이트하게 공부하는 것이 목표다. 어차피 지금 백수잖아




+ 기업 선정 방법은 내 맘대로다. 그냥 흥미로우면 디깅 해볼 수도 있다. 어차피 편집의 시대다. 기업 관련 정보는 누구나 다 찾을 수 있다. 탐구 내용도 내 편한 대로 기록할 거다. 어쨌거나 일단 이 방대한 대서사를 풀어냄으로써, 앞으로의 탐구의 방향성은 만들어본다.


구글에서 퍼온 탐구일지 양식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