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황금나침반> 리뷰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같은 현실을 걷고 있을 때,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처럼, 내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답답한 마음으로 꽉 차 있을 때는 ‘맞아. 잘될거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 타로를 보기도 한다. 과학적근거나 확률과는 상관없이 오직 마음의 위안을 위해, 그저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 지금 하는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찬 삶의 여정에, ‘촤라락 – 이 쪽이야.’ 하고 답을 주는 나침반이 있다면, 이 세상은 걱정 없는 유토피아가 될까? 생각만 해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진실만을 알려주는 황금 나침반’이 있는 세상은 하늘의 마녀, 바다의 집시, 얼음의 곰이 존재하는 현실세계의 평행세계다.
생각만 해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진실만을 알려주는 황금 나침반’이 있는 세상은 하늘의 마녀, 바다의 집시, 얼음의 곰이 존재하는 현실세계의 평행세계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데몬’이라고 불리는 분신, 혹은 영혼같은 동물을 하나씩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의 학자는 ‘일레시오미터’ 라는 숨겨진 것을 모두 드러내는 황금나침반을 발명하는데, 내가 그렇게 바라던, 너무도 유용할 것 같은(!!!!) 이 나침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권력집단 메지스테리움.
모두가 ‘진실’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축복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의 절대적인 권력을 방해하는 ‘적’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황금나침반을 모두 없애 버렸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진실에 다가가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 되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야 하게 되었다. 영화 <영화 나침반>은 단 하나 남은 황금 나침반을 가지게 된 소녀 라라의 이야기다. 메지스테리움의 사제가 두꺼운 책을 찾아 며칠동안이나 해석해야 하는 나침반의 지표를 바로 읽을 수 있는 특별한 아이. 라라는 권력을 차지 하기 위해 벌이는 거대한 전쟁을 막기 위해 여정에 오른다.
그 길에서 만난 ‘진실’들은 라라에게 잔혹함 그 자체다. 아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어른들의 잔혹한 실험 때문이고, 그 실험을 주도하는 악인은 자신을 낳아준 엄마이고, 평생을 삼촌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은 아빠였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를 죽이려고 한다.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진실들 앞에서 라라는 주저 앉아 좌절하고 우는 대신, 헤쳐 나가기로 한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우리는 언제나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만, 그 진실이 너무 괴로울 때는 모른 척 눈감아 버리는 것이 더 쉬운 선택일 때가 있다.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직면하고, 맞선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 인지, 그래서 평행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에서도 진실을 찾는 것은 언제가 큰 모험이다. 나는 자주 생각한다. 진실을 마주할 모험을 떠나기를 주저 하지 않는 사람이길. 쉬운 길 대신,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길. 그 마음 자체가 황금나침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