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065. 손님맞이 준비

by Defie

동생네가 집에 놀러 온단다, 한 달 반 정도 만인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사촌언니들이 집에 온다는 생각으로 아이는 오전부터 흥분 모드- 청소와 환기 일단 완료! 밥을 뭘 먹이나 싶어 삼겹살이나 구워줄 요량으로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아이와 집 근처 마트로 향했다. 이럴 때는 술만 대충 따로 사고 대형 마트 배달 주문하면 딱인데, 집에 오기 3시간 전이니 늦어도 너무 늦었다ㅜㅜ.


고기 세근, 맥주 500미리 4캔, 요플레 4개. 사과 1킬로. 혹시 모를 추가 안주 재료 새우랑, 오징어. 애들 과자, 아이가 먹고 싶어 했던 옥수수 2개... 가지고 간 장바구니에 구매한 물건들을 차곡차곡 담았다. 겨우 다 담기기는 했는데 아... 무겁... 낑낑대면서 다시 집으로- '아... 적당히 살걸... 아 카트 가져올걸...'욕심을 가득 부린 나 자신에게 집에 도착하는 10여분 동안 짜증을 냈다.


집에 오니 오후 1시, 2시에 온다 했으니 점심은 먹고 오겠다 싶어 전에 호기심에 사두었던 바지락 술찜 라면을 끓였다. '겨울 한정 ' '바지락 삽입 ' 이란 문구에 혹해서 사놓은 4팩들이. 귀엽게 들어있는 꼬마 바지락 3개의 위력 때문인지 해장에 제격인 깊은 맛의 라면이 탄생했다. 맥주가 당겼지만 어제 원 없이 마셨으므로 일단 참는다.


2시 딱 맞춰 도착한 남동생네는 늦은 아침에 점심을 안 먹었단다. 방금 내가 검증을 끝낸 바지락 술찜라면 추천-남동생이 으레 그러했듯 냄비에 물을 앉힌다. 요리 자부심이 강한 아이라 중학교 때 이후부터 결혼 전까지의 기간 동안 라면 끓이는 건 동생 담당이었다.

라면 맛이 꽤나 괜찮았는지 참이슬이 자연스럽게 꺼내졌다. 아... 그렇지... 이 부부는 소주만 마신다. 아이들은 아이방으로 몰려가고 코로나 19 마스크로 시작된 이야기는 천천히 다양한 이야기들로 펼쳐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놀이터로 우르르 놀러 나가고 조용한 한 낮, 안주용으로 치즈스틱을 잔뜩 구웠다.

"누나 꼭 엠티 온 것 같아"

남동생이 편하게 앉아 치즈스틱을 집어먹으며 이야기한다.

"좀쉬자고. 많이 먹어. 과일 깎아줄까?"


기분 좋은 뿌듯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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