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133. 플레이리스트

by Defie

무언가를 보거나

읽거나

쓰거나


오롯이 나에게만 주어지는 여유시간엔

보통 이런 일들을 했다.


주구장창 영상을 보던 시간들이

육아에 의해 어려워지면서

틈틈의 시간들이 책으로 채워졌고

손으로 꾹꾹 눌러쓰던 일기는

블로그가 되고. 플래너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공부조금.. .


그랬던 생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확실히 깨달은 것이 바로 어제.

눈 염증이 다소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반차를 내고 안과진료를 받았다.

안약만이 답인데

잘 듣지 않는단다.

치료,숙면, 휴식...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마음은 한 껏 우울해졌는데 스트레스는 다시 염증으로 치환될 것이니 이 마저도 줄여야한다.


진료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가장 먼저 한 일은 플레이리스트를 바꾸는 거였다.

눈이 쉬어야 하니 이제 귀가 좀 더 도와주는 수 밖에^^


한달 내내 들었던 샤이니의 노래는

이제 귀가 아닌 혀끝에서도 멤돌게 되었는데

열정, 활기, 사랑, 청춘보다

안정이 필요한 시간,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들로 교체되었다.


한참 드라마 영화등에 빠져서 허우적댈때 자주 들었던 음악들,

결혼전이었지? 엄마와 일년에 두어번은 꼭 갔던 연주회, 공연들이 기억이 났다.


조금 이른 귀가

벼르고 있었던 아이의 커다란 박스집에 시트지를 붙여주고

아이에게 "엄마가 눈이 좀 아파서 일찍 자야돼"

라고 말하고 이해를 구했다.


덕분에 자기 전 동화책은 한권만 읽는 것으로 일단락.

불을 끄고 누워서 아이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엄마 옛날이야기 하나만 해줘"

"하나만 하고 자는거야"

엄마가 했던 말 따라하지 말라고!

"응"

"옛날옛날에 착한아우가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계암나무를 발견한거야..."

아이가 등장인물에 따라 목소리까지 바꿔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생기가 가득한 아이의 힘찬 목소리가

무엇보다도 더 듣기좋은 음악이 된다.


푹 자고나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거야.

마음 편히 먹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