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진을 찾아보다가 신혼여행 다녀온 사진을 한참 보게 되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있는 이곳은 바로 몰디브이다. 요즘 날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화창함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천공항에서 콜롬보 공항까지 6시간, 1시간 정도 대기 후에 다시 말레 공항으로. 말레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1시간 정도 가서 버스를 타고 항구에 도착. 항구에서 수상보트를 30분 정도 타야 리조트에 도착하는 멀고도 먼 여정이었다.
리조트에는 단연 신혼부부가 많았고(한국인 부부도 꽤 있었다), 가족단위의 외국인들도 보였다. 가서 놀랐던 점도 몇 가지 있는데 정리해 보자면,
1. 모히또는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없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유행했던 대사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을 기대하며 맛을 봤지만 내 취향이 아니었다.
2. 망고주스를 주문했는데 미지근했다.
-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3. 아이스커피에 얼음이 없었다.
- 여기서는 좀 갸우뚱ㅎㅎ 시원하긴 했지만 얼음이 없으니 뭔가 앙꼬 없는 단팥빵 같은 느낌이었다.
4. 리조트 내에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의사소통이 참 편했다.
- 대학생의 어린 직원이었는데 유학을 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같았다.
5. 생수 맛이 엄청 밍밍(?)했다.
꿈같던 신혼여행을 마치고 대한항공 비행기에 올랐을 때 가장 반가웠던 것은 비빔밥이었다. 거의 일주일 만에 먹는 한식이었다. 여기서 또 놀라웠던 건, 기내에서 주는 생수를 열어서 마시려고 했는데 소독약 냄새가 확 났다. 몰디브에서 물맛이 엄청 밍밍하다고 느꼈는데 거기에 적응되었는지 그전에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맛이 난 건 정말 신기했다.
신혼여행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를 낳고 가족단위로 또 오자고 했었는데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싶다. 해수면이 점점 높아지면서 섬들이 계속 가라앉고 있다고 하는데 그전에 한번 더 꼭 가게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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