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전, 유아원(지금의 어린이집)에서 처음 봤던 산타할아버지의 기억은 너무나 강렬해서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시절의 나는 매일 아침마다 엄마가 머리를 묶어 주셨는데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해 달라고 투정을 부리곤 했었다.
그런데 무섭게 생긴 산타할아버지가 그런 사정을 다 알고 말하니까 꼭 혼나는 것 같아 무섭고 서러워서 선물을 받고도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날 선물받은 아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울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집에 와서 선물을 뜯어봤는데 산타할아버지 인형이 들어 있어서 더 슬펐던 기억도.
나중에서야 엄마가 유아원에 나의 안 좋은 버릇을 적어낸 것을 알고 배신감이 들었는데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왜 그렇게 적어 냈는지 알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딸이, 묶어준 머리에 대해 투정을 자주 한다. 유치원에서 산타 잔치하면 나도 이걸 적어 내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