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출발이라서 오전은 딱히 무엇을 할지 정하지 않고 시작했습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은 근처 음식점에서 연어구이 조식메뉴를 먹고 옆에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 잔 했습니다. 이 음식점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데 밥을 흰쌀밥과 잡곡밥 중 고를 수 있는데, 흰쌀밥은 계속 리필이 되고 잡곡밥은 안된다고 안내를 해주더군요 ^^
식당 옆의 건물에 극장이 있었는데, 월요일은 맨즈데이라서 1,100엔에 볼 수 있다는 안내가 눈에 띄었습니다. 원래는 1,800엔! 시간에 맞는 영화는 일본 영화 [후지타 FOUJITA]가 있었는데, 일본의 영화관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 찾아보니 어제 미술관에서 봤던 레오나드 후지타(LEONARD FOUJITA)가 저 사람이었군 + 오다기리 죠가 주인공 + 감독이 예전에 안성기의 일본 출연작으로 기사를 봤던 오구리 고헤이라는 점에 흥미가 끌려 영화를 봤습니다.
후지타라는 화가는 이번 미술관에서 작품을 처음 봤는데 후지타 쓰구하루[藤田嗣治]라는 본명으로 20대를 파리에서 보내면서 성공을 거두었고 1930년에 다시 일본을 돌아와서 활동하다가, 종군화가로 적극 참여하면서 전쟁에 협력, 종전 후에는 종전 화가에 대한 비판으로 프랑스로 귀화해 이름을 세례명인 레오나르도 바꾸고 계속 프랑스에서만 활동했다고 합니다. 일본어 실력이 영화를 전부 이해할 정도는 아니고 우리나라 입장에서 종군화가로 활동했던 작가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다기리 죠와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를 보는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초기 작품 중 [떠도는 세상의 예술가 An Artist of the Floating World](올해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로 재출간)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스지 오노 역시 종전 화가로 활동했던 화가가 전범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인데 영화나 후지타에 대해 찾아보면서 이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일본 영화관은 처음이었는데 지정 좌석제가 아니고 (월요일 오전 이긴 했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이 무척 적어서 이렇게 해서 유지가 될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다른 놀 것들이 많은 나라일수록 1인당 영화 관람 횟수가 적다는데 그런 영향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래는 영화표와 실제 후지타와 영화 속 오다기리 죠 비교 사진
영화를 보고 서점과 음반점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사고, 마지막 점심은 모리코네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파스타로 해결했습니다.
시간에 맞게 아소 구마모토 공항에 도착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에 떠나는 국제선은 아시아나 한 편이라 수속도 빨리 끝나서 공항을 둘러보았습니다. 전망대에서
이렇게 짧은 구마모토 여행을 마쳤습니다. 구마모토 성을 중심으로 가볼만한 곳이 꽤 있어서 - 이번에는 지난번에 갔었기 때문에 가지 않았지만 아마 가지 않았다면 마지막 날 오전은 영화 대신 스이젠지[水前寺] 정원을 일정에 넣었을 것 같습니다. - 2박 3일 코스로 충분한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규슈 여행 포스트는 오이타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