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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Jun 29. 2023

패션 크리에이터가 알려주는
중년 남성 패션 코디법

클래식에 빈티지를 더하면 개성이 된다

SNS에서 패션 코디 방법을 알려주는 짧은 영상을 접했다. ‘따라해 볼 만한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디테일까지 쉽게 설명한다. 다양한 패션을 아우르는 그의 패션 센스에선 내공이 느껴질 정도. 일본어에 능통한 한국인인가 했는데, 그 반대였다.






Profile  오츠카 아키타카
•1988년생
•패션 크리에이터
• @cityofgents
• 아키즈스타일


한국어 패션 콘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의 일로 한국에 정착해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하면 일본으로 넘어가 패션 잡지에 나오는 매장을 구경하고 맘에 드는 옷이 있으면 사 오기도 했다. 어릴 땐 장발에 구제 옷을 즐겨 입으면서 자유분방한 패션을 즐겼고, 20대 중반 이후엔 클래식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유튜브 패션 채널은 2020년쯤 처음 시작했다. 당시엔 영국에서 살았는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 ‘피티 워모’에 참석해 인터뷰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에서 살면서 한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지 않다가 지인의 권유로 다시 시작했다.  최근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짧은 영상이 트렌드라는 걸 알게 된 후, 30초 정도 분량으로 패션 코디를 보여주는 콘셉트를 구상했다. 아내와 길을 걸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낸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랐다.(웃음)

평소엔 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나?
빈티지와 클래식을 즐긴다. 한국과 일본은 ‘빈티지 패션’에 대한 정의가 사뭇 다르다. 틀린 건 아니지만, 한국에선 주로 ‘낡은 옷’이나 ‘남이 입던 옷’을 먼저 떠올리는 것 같다. 일본에선 빈티지를 적어도 30년쯤 전에 제작된 아이템으로 코디하는 패션을 의미한다. 오래된 아이템은 그 자체로 희소성을 갖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성 있는 코디가 완성된다.  클래식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특유의 중후한 멋이 매력이다. 나이는 물론 어느 시대에 입어도 멋을 잃지 않는다. 요즘은 클래식 패션에 빈티지 아이템을 조합하며 다양한 패션을 시도하는 재미에 빠졌다.

빈티지 아이템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
빈티지 매장이나 온라인 숍에서 구할 수 있다. 한국의 빈티지 매장은 주로 홍대나 상수동 쪽에 몰려 있고, 강남에도 있다. 빈티지 아이템은 가격이 비싸지 않아 입문자라면 이것저것 접하고 구매해 보기를 추천한다. 빈티지 매장을 처음 방문했다면 낯설고 무얼 선택해야 할지 어려울 수 있지만, 몇 번 가면 금방 익숙해진다. 일본에는 빈티지 아이템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일본 매장에서 직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패션 입문자를 위해 조언을 한다면?
체형에 맞춰 입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패션의 첫걸음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클래식한 정장 패션은 체형에 맞게 입는 것만으로도 스타일이 한층 살아난다. 또 클래식 패션 코디를 위해선 여름에도 재킷 입는 걸 추천한다. 재킷은 클래식 패션의 필수 아이템이다. 내추럴한 리넨 소재를 선택하거나 정 더우면 벗어서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여름철 스타일링이 완성된다.  전체적인 색 조합도 빼놓을 수 없다. 패션 입문자라면 매치한 옷의 색상이 2~3가지를 넘지 않는 게 좋다.  코디의 핵심은 균형이다. 색이 많더라도 조합이 좋거나, 옷의 소재를 통일하는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패션 입문자가 이런 요소까지 고려하기는 어렵다.

중년 남성이 도전해 볼 만한 패션이 있을까?
다양한 모자에 도전해 보면 좋겠다. 보터 해트(boater hat)나 파나마 해트는 쓰는 것만으로도 패션에 개성을 더하며, 여름에 써도 시원하다. 재킷을 입었다면 행커치프를 매치하는 것도 좋다. 작은 포인트지만 패션 센스를 더하는 아이템이다. 흔히 멜빵이라 부르는 서스펜더에도 도전해 보길 권한다. 서스펜더를 시도하는 남성은 정말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대단한 패션 센스를 갖고 있지 않아도 남다른 개성이 될 수 있다. 또 바지를 입을 때 하체에 맞도록 균일하게 당겨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실루엣도 좋아 보인다. 다만 클립으로 된 서스펜더는 바지가 상할 수 있으니 바지 안쪽에 단추를 달아 착용하는 걸 추천한다.

중년 남성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무엇인가?
구두가 가장 중요하다. 스타일의 완성은 구두다. 좋은 구두를 잘 관리하며 신으면 그 자체로 인상이 좋아 보인다. 전체 패션의 색 조합을 정할 때 구두부터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구두를 먼저 고르고, 구두에 어울리는 바지를 선택하고, 바지에 어울리는 상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코디하면 스타일 전체에 통일감을 살릴 수 있다.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구두부터 골라보자.

부부가 패션업계에 몸담고 있다. 서로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나?
아내는 현재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패션에 영 관심이 없다. 대신 내가 패션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옷을 코디해 주는 편인데, 추천해 주는 옷마다 잘 어울려 옷을 골라주는 재미가 있다.  콘텐츠 제작에선 아내가 주로 영상 편집이나 아이디어 기획을 담당한다. 처음엔 내가 영상 편집을 더 잘했는데, 재능이 있는지 지금은 나보다 아내가 훨씬 잘한다.(웃음) 역할을 나누긴 했지만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도우며 재밌게 만들고 있다. 부부 생활 콘텐츠를 다루는 <리짜리짜> 채널도 운영 중이니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패션 크리에이터가 조언하는 중년 남성 초여름 코디



톤온톤(tone - on - tone)
하나의 색을 정하고, 채도가 다른 아이템을 매치하는 걸 말한다. 비슷한 채도의 색으로 전체 코디를 맞추면 통일감이 느껴지고 패션의 균형이 좋아 보인다. 색 조합을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패션 입문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좌)

파란색을 기준으로 톤을 맞춘 코디다. 선글라스와 구두만 어두운색으로 맞추고, 재킷부터 바지까지 모두 파란색 계열로 통일했다. 넥타이와 스카프, 행커치프 같은 아이템을 더했는데, 모두 같은 계열의 색으로 선택하면 더욱 센스 있는 코디가 완성된다.


(우)

전체 코디를 밝은색으로 맞춰 클래식한 코튼 슈트 스타일인데도 무거워 보이지 않도록 연출했다. 
슈트는 상하의가 같은 색, 같은 재질이어서 기본적으로 패션에 균형이 잡혀 있다. 
이제 디테일
만 신경 쓰면 센스 있는 코디를 비교적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좌)

아이보리색의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보터 해트가 포인트인 코디다. 하의는 어두운색을 선택해 상의를 강조했다. 전체 코디에서 포인트를 주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나머지 옷은 비교적 눈에 띄지 않도록 조합하는 것이 좋다.


(우)

아이보리 슈트로 코디하고, 재킷은 팔에 걸쳤다. 재킷은 팔에 걸치기만 해도 패션 포인트가 된다. 베이지색 서스펜더로 구두와 통일감을 줬다. 서스펜더는 벨트보다 편하고, 균일하게 바지를 당겨주면서도 패션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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