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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혹한기 언더벨류로

by Dennis Kim

스타트업 창업 혹한기: 영상·MCN 스타트업, 생존 가능할까?


2025년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야말로 혹한기입니다.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투자 시장은 보수적으로 돌아섰습니다. 팬데믹 이후 폭발했던 스타트업 열풍은 끝났고, ‘고성장-고위험’을 목표로 하던 벤처 투자자들은 이제 ‘안정적이고 확실한 수익’을 요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영상·MCN(Media Content Network)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한층 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1. 영상·MCN 스타트업,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상·MCN은 팬데믹 동안 급성장했던 분야입니다. 유튜브와 틱톡 같은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크리에이터 경제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열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레드오션이 된 이 시장에서, 스타트업들이 살아남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1) 경쟁 심화와 차별화의 한계

• 크리에이터 생태계는 이미 거대 MCN 기업과 플랫폼의 독점적 지배 아래 있습니다.

• 스타트업은 네트워크와 자본이 부족해, 기존 대형 MCN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 크리에이터의 기대치 또한 높아져, 스타트업과의 협업보다는 안정적인 대형 MCN과의 계약을 선호합니다.


(2) 수익 모델의 불확실성

• 많은 MCN 스타트업들은 크리에이터의 광고 수익 쉐어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광고 시장은 경기 침체와 함께 위축되고 있습니다.

• 틱톡, 유튜브 등의 플랫폼 자체가 수익 쉐어를 강화하거나 독자적으로 크리에이터와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중간 사업자인 MCN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습니다.


(3) 플랫폼 의존의 리스크

• MCN과 영상 스타트업의 핵심 문제는 플랫폼 의존성입니다. 유튜브, 틱톡 등 특정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존하다 보니, 플랫폼 정책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흔들릴 위험이 큽니다.


2. 슈퍼마켙 소라: 성공과 생명력의 한계


이소라가 출연했던 유튜브 채널 ‘슈퍼마켙 소라’는 영상 콘텐츠 스타트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슈퍼마켙 소라’는 독창적인 콘셉트와 이소라의 매력을 내세워 초기 큰 주목을 받았고, 시즌 1과 시즌 2를 통해 일정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 하지만 콘텐츠 제작의 높은 비용과 구독자 피로감,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로의 전환 실패로 인해 결국 시즌 2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느 면에서 잊혀진 연예인을 다시 발굴했더니 욕심을 부렸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 이는 영상 콘텐츠가 초기 반짝 성공에 의존할 경우 생명력이 짧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확보하지 못하면 빠르게 도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슈퍼마켙 소라는 초기의 인기와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해 짧은 생명력을 가졌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많은 영상·MCN 스타트업이 직면한 현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3. 투자 환경: ‘뛰어난 생존력’이 없다면 버티기 힘들다


투자 시장이 보수화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성장 가능성’만으로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명확한 수익성지속 가능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투자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1) 고성장보다 ‘현금흐름 안정성’이 우선

• 투자자들은 이제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할 가능성이 낮은 스타트업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 영상·MCN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고정 비용이 크고, 수익 모델이 안정적이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2) 영상 콘텐츠의 투자 효율성 하락

• 영상 제작은 고비용 구조를 가지며, ROI(Return on Investment)가 불확실합니다.

• 특정 영상 콘텐츠의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4. 회의감: 영상·MCN 스타트업, 정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영상·MCN 스타트업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 플랫폼 의존성, 수익 모델의 한계, 투자 환경의 냉각이라는 3중고를 극복할 방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특히, ‘슈퍼마켙 소라’ 사례처럼 초기 반짝 성공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습니다.


결국, 영상·MCN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방식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혁신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철저한 회의 속에서 과감히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혹한기에는 더 많은 기업이 얼어붙지만, 극소수의 기업만이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영상·MCN 스타트업이 그 극소수에 속할 수 있을지는, 이제 그들이 얼마나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치열하게 전략을 세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운 밸류(이전보다 낮은 기업 가치)로 투자받거나 직전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다행인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자금 상황이 어렵거나 런웨이(법인 통장의 잔고가 0원이 될 때까지,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가 몇 개월 남은 곳은 다운 밸류로도 투자를 유치하기가 힘들다."


롯데벤처스 배준성 상무 - 조선일보 인터뷰

"(한국에서도) 점점 더 느끼게 될 것이다. 투자 유치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고, 기업 가치는 당분간 내려갈 것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가장 좋은 회사들은 이런 시기에 탄생 되고, 잘하는 회사들은 이런 시기에 훨씬 더 강해진다는 점이다."

롯데알토스벤처스 대표 한킴 - 페이스북 글

“과거에는 성장 가능성만을 부각해도 투자받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이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조기에 실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자금 유치가 쉽지 않다.”

모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대표 - 문화일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는 시기만 봤을 때에도, 300억 이상의 대규모 투자 건수가 75% 감소할 정도로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하니(문화일보), 특히 후속 투자를 준비하는 성장 단계(Growth Stage)의 스타트업이라면 이러한 상황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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