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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와 개방된 환율 시장의 의미

테더 1522원을 맞이하며

by Dennis Kim

테더와 개방된 환율 시장: 탈중앙화 자산이 드러내는 한국 경제의 숨은 그림


2024년 12월,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테더(USDT)의 가격이 1,522원을 기록하며 충격을 던졌다. 이는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공식 환율(1,433원)을 넘어선 "김치프리미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계엄 선포 이후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테더를 달러 헤지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환율 개입 정책과 대비되며,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 한국 경제의 실시간 리스크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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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더의 가격 급등: 자유시장의 '실질 환율'

테더 가격 상승의 배경은 원화의 약세와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에서 1,470원대로 6% 급등했고, 이에 맞춰 테더 가격도 8.5% 이상 상승했다. 특히 국내 거래소의 테더 거래량은 10월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루 13조 원 규모로 거래되며 안전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한국은행의 공식 환율(1,433원)과 테더 시세(1,522원)의 격차는 김치프리미엄으로 설명되지만, 이는 단순한 프리미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테더 가격은 외환 당국의 개입 없이 순수한 수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투자자 심리와 달러 수요를 반영하는 "역외 환율"로 기능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테더 시장은 외환 시장과 달리 정부의 직접적 개입이 없어 자유로운 가격 형성이 가능합니다. 이는 경제의 숨은 리스크를 드러내는 지표로 작용합니다."_ —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장


2. 한국은행의 환율 개입: 보이지 않는 손 vs. 블록체인의 투명성

한국은행은 2024년 들어 외환보유액을 두 달 연속 감소시키며 환율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개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테더의 가격 급등은 이러한 노력이 시장 신뢰를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환율 정책은 고정 환율제(~1980) → 복수통화바스켓 제도(1980~1990) → 자유변동 환율제(1997년 이후)로 변화해왔다. 하지만 외환 시장의 불완전성과 정치적 변수(예: 계엄 선포)로 인해 중앙은행의 개입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논란이 있다. 반면 테더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특성으로 인해 정책적 간섭에서 자유롭다. 모든 거래는 공개 장부에 기록되며, 사용자는 중앙 기관의 통제 없이 자산을 이동할 수 있다.


"탈중앙화는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지만, 동시에 책임 소재의 모호함을 남깁니다. 테라-루나 사태에서 보듯, 자유와 위험은 항상 공존합니다."_ — 블록체인 전문가 분석


3. 스테이블코인의 이중성: 리스크 헤지 vs. 규제 공백

테더의 급등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입증한다. 2024년 테더의 시가총액은 204조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법정화폐의 불안정성을 피해 디지털 안전 자산으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여전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테더의 준비금 투명성 문제와 중앙화된 운영 구조는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받는다. 유럽연합의 MiCA(암호자산 규제법)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도입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


"테더의 100억 달러 순이익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수익 잠재력을 보여주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유동성 리스크를 경계합니다."_ — 유럽중앙은행(ECB) 보고서


4. 블록체인 경제의 미래: 탈중앙화가 열어갈 신뢰의 장

테더의 사례는 웹 3.0 시대의 금융 혁신을 예고한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중앙 기관의 개입 없이 데이터와 자산을 분산 관리하며, 크로스체인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네트워크 간 자유로운 자산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메티스(Metis) 같은 프로젝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해 탈중앙화 경제의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한국은 블록체인 인식이 높은 편이지만(응답자의 94%가 암호화폐 인지), 탈중앙화에 대한 이해도는 31%에 그친다. 이는 기술 수용과 규제 정립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결론: 테더가 비추는 한국 경제의 거울

테더의 가격 변동은 단순한 암호화폐 현상이 아니다. 이는 중앙은행의 정책 한계와 시장의 실시간 리스크를 동시에 비추는 거울이다. 탈중앙화 자산이 제공하는 투명성과 자유는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지만, 동시에 규제와 책임의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권력을 분산시키지만, 신뢰를 분산시키지는 못합니다. 진정한 웹 3.0은 기술적 혁신과 사회적 합의가 조화될 때 완성될 것입니다."_ — 엘레나 시넬리코바, 메티스 공동창업자


테더의 이야기는 한국 경제가 중앙 집권적 통제에서 벗어나 개방된 신뢰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경제 주체들의 협업과 투명성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경제는 불확실성을 극도로 껴려한다. 예상되고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예지되지 않는 정치 경제적 이벤트는 투자자들과 경제 주체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탄핵이라는 사건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율과 환율 방어를 위해 사용한 달러가 얼마나 비쌌는지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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