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 - 진실은 본질만 본다.

뱀을 그릴 때 다리를 그리면 안된다.

by Dennis Kim

사족(蛇足) - 진실은 본질만 본다.


옛 스승은 말했습니다. "말은 칼보다 날카롭다." 그러나 날카로운 것은 칼날이 아니라, 불필요한 말들이 쌓인 무게입니다. 역사 속에서 가장 오래된 갈등은 진실의 결핍이 아닌, 진실에 덧씌워진 잡초 같은 사족(蛇足)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중국 초나라 '화사첨족(畵蛇添足)' 고사는 이를 교훈으로 남깁니다. 뱀을 그리던 사람이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쓸모없는 다리를 덧그렸다가 상을 잃었죠. 이는 단순한 탐욕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필요한 설명이 핵심을 흐리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현대의 대화판에서도 우리는 매일 허공에 다리를 그립니다. "네가 화났을 줄 알았지만…",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라…" 같은 접속사들이 진실의 몸통을 잠식하는 식입니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변명이나 설명이 7초를 넘어갈 때 청자의 뇌는 본질적 메시지 대신 화자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진심을 전하려 한 말이 '과잉 공명 효과'로 인해 상대방의 편가르기 신경회로를 활성화시키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죠.


진실만을 담백하게 전하는 기술은 고대 설득술 '에토스(ethos)'의 핵심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질문만으로, 공자는 시 한 수로 교훈을 전했죠.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가지치기한 나무가 가장 강한 바람을 견디듯, 정제된 언어야말로 인간관계의 최후 방어선이라는 사실을.


오늘도 누군가의 이야기에 잎사귀가 덮여 있다면, 조용히 묻겠습니다. "그 나무의 줄기는 어디에 있나요?" 진실은 늘 단층(單層)으로 서있습니다. 우리가 덧대는 말들 사이로 그 단단한 중심을 찾아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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