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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투자의 의미

이루지 못한 꿈을 꾸어 슬프구나

by Dennis Kim

발란. 이루지 못한 꿈을 꾸어 슬프구나

- "명품의 몰락, MZ가 외면한 '사치'의 종말을 예고하다"


판데믹 이후 명품에 열광하던 MZ들은 이제 명품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는 예지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패션 트렌드는 더 격렬하게 변화하는 상황입니다.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주목받던 명품 병행 수입업체 발란(Balan)이 최근 자본 유입 소식을 전했지만, 오히려 시장은 침묵했습니다. 기존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70% 이상을 날릴 위기에 처했고, 신규 투자자는 "유리한 조건으로 발란의 미래를 사들였다"는 게 업계의 중평입니다. 이 투자 계약은 단순한 자본 조달을 넘어,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MZ 세대가 명품 구매를 접으며, 병행 수입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1. "명품 할인"의 환상 vs. MZ의 냉소

발란은 한때 "명품을 30% 싸게 산다"는 슬로건으로 MZ 세대를 사로잡았습니다. 해외 시세 차익을 활용한 병행 수입(Parallel Import)은 신흥 부자와 할인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았죠. 그러나 2025년 현재, MZ는 명품 매장 앞 긴 줄을 서지 않습니다. 그들은 "로고가 아닌 가치"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의 68%가 "과시적 소비보다 체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한다"고 답변했습니다. 명품 시장은 이미 "세대 교체의 충격파"를 맞은 지 오래입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의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아시아 지역(중국 제외) 매출 증가율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죠.


2. 신규 투자자의 '독한 계약': 발란을 집어삼키는 구조

문제는 투자 조건입니다. 발란은 신규 투자자에게 전환사채(CB) 형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대폭 희석시킵니다. 예를 들어 발란의 기업가치가 5,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평가절하되면, 신규 투자자는 동일 금액으로 2.5배 많은 지분을 가져갑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발란의 주주들은 피눈물 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발란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냅니다. 병행 수입 업체는 브랜드 본사의 공식 딜러가 아니기에, 재고 리스크에 항상 노출됩니다. 예를 들어 구찌가 글로벌 가격 통합 정책을 강화하면, 발란의 가격 경쟁력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실제로 2024년 봄, 프라다 그룹이 병행 수입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며 업계에 비상이 걸렸죠.


3. "명품 백화점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MZ가 바꾼 소비 지형도

MZ의 선택은 발란뿐 아니라 명품 산업 전체에 경종을 울립니다. 이들은 중고 플랫폼 '크래프트'에서 2년 된 에르메스 백을 사거나, '소유 대신 공유'를 내세운 명품 렌탈 서비스 '룩셈부르크'를 이용합니다. 더 나아가 "명품은 기성세대의 상품"이라며, 대신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나 크래프트 숍을 찾는 것이 힙한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국내 중고 명품 거래액이 2024년 12조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40% 급증한 반면, 신품 명품 시장은 5% 성장에 그쳤습니다. 발란의 투자 유치는 "배가 산으로 갈 때 돛을 높이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4. 맺으며, 죽은 별의 그림자를 따라가지 말라

발란의 이야기는 자본주의의 냉엄함을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은 종종 "과거의 성공 공식"에 매달리다가 새로운 시대의 파도에 휩쓸립니다. MZ가 외면한 것은 명품이 아니라, '과시를 위한 소비' 그 자체입니다.


유니콘 기업의 몰락은 항상 슬픈 이야기를 동반합니다. 과거의 성공 공식에 목메어 베스트 프락틱스만 찾는 투자자들에게 교훈이 되길 바랍니다. "부의 상징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발란의 꿈이 무너지는 오늘, 우리는 이미 다른 별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시장은 변했다. 당신의 지갑을 여는 열쇠가 더 이상 '할인'이 아니고 가치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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