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파트너스의 홈플러스 대실패

돈으로 미래를 만들고 예지할 수 없다.

by Dennis Kim

MBK 파트너스의 홈플러스 대실패 - 컨설팅 의존과 현장 무지의 대가

- 천재들의 이론적 접근이 현실에 부딪힐 때


가끔 헛똑똑이라는 말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전형적인 상황이 MBK 파트너스와 지식 상인 맥킨지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산업이고 큰 변동성이 없을 때 지식 상인의 독과외는 외부의 눈에서 체질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산업이고 경쟁자가 새로운 게임의 룰로 도전하고 있다면 맥킨지는 실패했다. LG에 스마트폰에 대한 컨설팅을 한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서론: 7조 2천억의 야망이 무너진 이유

2015년 MBK 파트너스는 한국 유통 공룡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PEF의 신화"를 쓰려 했다. 그러나 7년 후, 홈플러스는 부채 5조 원에 직면한 채 매각 실패와 경영 혼란으로 추락했다. 이 실패는 자본과 컨설팅의 힘만으로는 현장을 이길 수 없음을 증명하는 교과서적 사례다.


1. 컨설팅 리포트에 갇힌 전략: 맥킨지의 '진단'에 100억을 쏟아붓다

MBK는 맥킨지에 100억 원을 투입해 홈플러스의 문제를 진단했지만, "진단 우선, 실행 후퇴"라는 함정에 빠졌다.


- 이론적 접근의 한계: 맥킨지는 복잡한 분석과 글로벌 사례 비교를 제시했지만, 한국 유통시장의 특수성(예: 쿠팡의 급부상)을 고려하지 못했다.

- 시간 낭비: 2년간 진단에 매몰되며 e커머스 대응, 온라인 전환 등 긴급한 과제를 방치했다.

- MBK의 오판: "컨설팅 리포트 = 만능 해법"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장의 목소리는 무시됐다.


"회의실에서 결정한 사소한 결정: 롯데카드 인수 후 '한 층에 정수기 몇 대가 적절한가'를 논의한 MBK"


2. CEO 선택의 실수: 오프라인 마케팅의 신 vs 디지털 시대

P&G 출신 김상현 전 CEO는 오프라인 마케팅의 귀재였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핵심 과제에는 전문이 아니였다.

- 과거의 영광에 집착: TV 광고와 제휴 마케팅에 집중하며, 모바일 앱 개선·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을 소홀히 했다. TV 시청율이 떨어지고 있고 MZ들이 미디어 시청 방식이 바뀌는 것에 무지했다.

- 조직 문화의 붕괴: 글로벌 기업식 계층적 구조를 강요하며, 현장 직원들의 혁신 의지를 꺾었다.

- 결과: 1년 반 만에 CEO가 사임하며, 홈플러스는 방향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3. PEF의 환상: 부동산 금융과 '창의적 구조'에 취하다

MBK는 홈플러스를 유통기업이 아닌 "부동산 포트폴리오"로 보았다.

- 알짜 매장 매각: 주요 지점을 분할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려 했으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계획이 좌절됐다.

- REITs 상장 실패: 리츠 시장의 냉각화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부채만 누적됐다.

- IT 포트폴리오의 무지성 투자 확대: 다나와 운영사 커넥트웨이브 인수 등 IT 투자를 늘렸지만, 쿠팡·마켓컬리에게 고객을 빼앗겼다.


"MBK의 계산기: 홈플러스 매장 = 부동산 자산, 고객 = 숫자.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4. 시장의 역습: e커머스와 코로나가 만든 뉴노멀

- 쿠팡의 가격 전쟁: 소프트뱅크의 자본력을 등에 업은 쿠팡은 할인·배송 속도로 홈플러스를 압박했다.

- 코로나19 쇼크: 오프라인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반면, 홈플러스의 온라인 인프라는 초라했다.

- 노동 문제: 1만 4,20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부담까지 겹쳤다. 한국의 유연하지 않은 노동법에 발목이 잡혔다고 볼 수 있지만, 쿠팡 역시 동일한 고민을 디지털 퍼스트로 해결했다.


5. 한국 PEF 산업의 구조적 문제: '인싸 네트워크'와 현실 도피

MBK는 "엘리트 클럽"의 전형을 보여줬다.

- 인맥 경영: 재벌 가문·유명 로펌 출신들이 이끄는 MBK는 현장보다 인허가·자금 조달에 집중했다.

- 로컬 PEF의 한계: 글로벌 PEF처럼 기업 가치 개선 역량이 부족했고, 단기 수익 모델에만 매몰됐다.

- 한국 사회의 단면: 한국은 전형적으로 학연, 지연이 중요한 사회이다. 이를 전략적으로 MBK는 잘 이용해왔다. 박태준 회장 사위 김병주의 MBK 설립, 한앤컴퍼니 한상원 대표의 조선일보 사위 연결 등, '인싸 네트워크'가 지금까지 한국의 자본 시장을 지배했다.


맺는 말 - 자본은 현장을 먹지 못한다

MBK의 실패는 "이론과 자본의 오만"이 현실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 교훈 1: 컨설팅 리포트는 도구일 뿐, 전략의 주체는 현장을 아는 리더여야 한다.

- 교훈 2: PEF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키워야 생존한다. 부동산·금융 엔지니어링만으로는 한계다.

- 교훈 3: "일머리 천재"가 필요한 시대. 학벌·커리어보다 고객과 직원의 목소리를 듣는 역량이 경쟁력이다.


"돈과 천재들이 모여도 현장을 모르면 망한다. 홈플러스의 몰락은 MBK의 실패가 아닌, 한국 PEF 산업 전체의 자화상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하나를 증명한다. "자본은 현장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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