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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1조 달러 클럽'에 선 역사적 도약

by Dennis Kim

제약산업 판도를 바꾼 승리: 일라이 릴리, '1조 달러 클럽'에 선 역사적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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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7일,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로 새로운 시대 열어


엄청난 수요를 몰고 온 비만치료제 시장의 최대 승자 일라이 릴리(Eli Lilly) 가 제약사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릴리가 단순히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추격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생산 확대, 전략적 가격 인하, 그리고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을 재편하며 달성한 결과입니다. 이제 그들은 '제약왕'으로 군림하며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위고비를 제치고 시장을 장악한 세 가지 승리 공식


릴리의 성공은 한 가지 전략이 아닌, 공격적인 생산, 유연한 가격 정책, 그리고 정치적 판단력이 시너지를 낸 결과입니다.


1. 수요를 선제적으로 충족시킨 대규모 생산 확장


릴리는 약물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망 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미래 투자: 2026년 시작,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푸에르토리코 제조 시설에 1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곧 출시될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 의 생산 거점이 될 예정입니다.

신제품 대비: 먹는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또는 오르포글리프론)'의 경우, FDA 승인을 앞두고 수십억 회분에 달하는 제품 생산을 이미 완료해 두었습니다. 이는 승인 즉시 빠른 시장 공급과 점유율 확보를 가능케 하는 결정적 우위입니다.


2. 가격 장벽을 무너뜨린 전략적 가격 인하


고가로 인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릴리는 과감한 가격 인하에 나섰고, 이는 시장 자체를 키우는 효과를 냈습니다.

직접 할인: 환자들이 직접 구매하는 보험 미적용 제품의 경우, '젭바운드' 가격을 기존 월 1,000달러 수준에서 399~549달러로 대폭 인하하며 부담을 줄였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며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정부와의 협업: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공공보험(메디케어/메디케이드) 가입자들이 월 50달러라는 매우 낮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조치는 잠재적 환자층을 수천만 명 규모로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제형의 다양화로 완성하는 차별화 전략


릴리는 주사제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차세대 제형 개발을 통해 경쟁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먹는 마운자로': 하루 한 알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을 개발 중이며, 이는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루이스트는 이 제품의 월 가격이 200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경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풍부한 파이프라인: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 엘로랄린타이드(Eloralintide) 등 차세대 치료제들을 준비 중이며, 특히 엘로랄린타이드는 임상에서 48주간 16.4% 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 '메가 블록버스터' 잠재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시장을 확신시킨 압도적인 실적과 대담한 비전


릴리의 전략은 이미 뚜렷한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주가 상승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실적 호조: 2025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급증한 176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습니다. 특히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이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낙관적 전망: 회사는 2025년 연간 매출 전망을 630억~635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등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한 투자은행은 릴리의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1,010억 달러(약 150조 원) 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1조 달러 이후, 주가는 더 오를 것인가?


1조 달러 시대를 연 릴리의 주가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성장 동력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활발합니다.

상승론자의 주장 (낙관적 내러티브)

시장 성장 가능성: 현재 GLP-1 약물의 시장 침투율은 미국 대상 인구의 약 4% 에 불과해 성장 여지가 큽니다.

지속적 혁신: 경구제 및 차세대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성공적으로 출시된다면 성장 스토리는 장기화될 것입니다.

분석가의 지지: 리링크 파트너스는 목표주가를 1,104달러로 제시하며, 메디케어 접근성 확대와 신제품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중론자의 경고 (위험 요인)

과대평가 논란: 일부 분석에 따르면 릴리의 주가는 주당수익비율(PER)이 51.5배로, 공정 비율로 간주되는 43.8배를 상회하여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규제 및 경쟁 압력: 정부의 지속적인 가격 압력과 노보 노디스크를 비롯한 경쟁사의 도전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집중된 의존도: 회사의 실적이 몇 가지 블록버스터 제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승리는 냉정한 전략에서 나왔다


일라이 릴리의 1조 달러 도약은 단순한 운이나 한 가지 약물의 성공이 아닙니다. 이는 수요를 예측한 대규모 생산 투자, 시장을 키우기 위한 과감한 가격 전략, 그리고 차세대 치료제로 무장한 지속 가능한 성장 로드맵이 만들어 낸 필연적 결과입니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2라운드'가 먹는 제형과 고용량 경쟁으로 펼쳐지는 지금, 릴리는 공격적인 투자와 파이프라인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주가의 단기적 변동성은 있을지언정, 이들이 구축한 강력한 생태계와 실행력을 감안할 때, 릴리는 여전히 제약 산업의 판도를 이끌어갈 '제약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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