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그래

by 디디

"무서워어"

"안 무섭다"

"무서워어 으아아아아아앙"


아빠의 어깨 위로 업혀 있는 작은 아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등원 풍경. 아마도 어린이집에 등원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아이겠지? '안 무섭다'라고 무덤 하게 말하는 아버지와 울음이 터진 아이를 보며 웃으며 아이를 맞이하는 선생님. 안쓰러우면서도 '처음이라서 그래.그래도 다 지나갈 거야'라는 마음이 섞인 웃음이 아니었을까?


산책길에 만난 풍경을 보며 왠지 모르게 비슷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요즘의 나는 사실 '처음'이어서 겪는 여러 감정들을 자주 마주한다. 대학원을 다시 가게 된 것도 오랜만이라 그런지 마치 처음인 것처럼 낯설고 어색하다. '신입생', '학교'라는 단어는 이름만 들어도 설렐 것만 같았지만 막상 가보니 아직까진 의문 투성이다. 이게 맞나? 저게 맞나? 이십 년도 지난 대학 생활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학교를 대체 어떻게 다녔더라...


회사를 운영한 지 이제 1년이 지났지만 나는 오늘 아침에도 견적서를 쓰느라 수 시간을 끙끙거렸다. 견적서 같은 간단한(?) 서류 작성조차 내겐 매번 처음과 같은 마음이다. 회사를 운영한다고 말해도 되는 건가 싶은 심정이다. 아이처럼 징징거리고 울거나 두려워하기에는 이제 적지만은 않은 나이다. 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처음'이라는 건 언제든 또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는 일들. 혼자 해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일들. 안 해봤으니 모르는 건 당연한 거고, 두렵다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당연한 반응인데 종종 그 감정 안에서 허우적 거린다. 몸에 힘을 빼야 물에 뜬다. 요즘 그걸 배우는 중이다.


아침에 대차게 울어대던 그 아이도 아마 며칠이 지나면 조금씩 덜 울게 되지 않을까? 나 역시 낯선 학교 생활, 회사를 이끌며 마주하는 모든 새로운 상황들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익숙해질 날이 오지 않을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아직, 처음이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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