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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이너랩 Aug 08. 2020

모빌리티 서비스 제작자가 바라보는 라스트마일 시장

라스트마일 서비스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랩 이치훈입니다.

이 글은 'Google Developer Group Seoul'에서 진행했던 웨비나 '방구석 모빌리티'에 연사로 참여했던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 발표자료를 각색한 글입니다.



이 글에서는 서비스 제작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왜 성행하게 되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큰 의미의 모빌리티 시장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모빌리티는 왜 갑자기 뜨거운 감자가 되었나?

최근 어딜 가나 모빌리티 이야기가 화두입니다. 많은 글로벌 기업(아마존, 소프트뱅크, 구글 등)들이 모빌리티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걸까요?

우리의 생활 전반에 있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바로 '이동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출근할 때부터 마트를 가거나 택배를 시킬 때, 여행을 가더라도 우리는 필수로 모빌리티를 이용하게 됩니다. 일상 생활의 모든 접점에 모빌리티가 있다 보니 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여러 산업군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딱히 불편한 건 없는데... 지금보다 발전이 필요할까?

지금도 일상생활에서 이동수단에 대해 엄청난 불편함을 느끼고 계시지는 않겠지만, 모빌리티의 지속적인 발전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걸어서 이동하던 시대를 지나 산업혁명을 거치며, 이동수단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왔습니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배, 비행기 이제는 우주선까지! 속도는 물론 더 빨리, 더 먼 곳으로 갈 수 있게 되었죠. 이동수단의 발전 및 다양화를 통해 생활 반경은 넓어지고 이동시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까운 예시로, 짧은 점심시간 안에 킥보드를 타고 더 멀리 있는 맛집을 갈 수도 있고, 피곤한 아침 지하철역까지 걷는 시간을 줄여 잠을 더 잘 수도 있습니다.

 이젠 서울에서 부산까지 16분 만에 도착하는 기차도 곧 개발된다고 합니다. 옆동네 놀러 가듯 아침에 부산으로 출발해서 해운대 바닷가의 여유를 즐기다, 저녁에 돌아와서 다음날 출근 준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죠.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

그동안 우리는 집, 자동차, 카메라 등 많은 것들을 '소유'중심의 소비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급격하게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소비패턴을 맞이하면서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죠. 우리는 더 이상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 소유하려 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금액을 지불하고 셰어 해서 쓰는 문화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소비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기기 자체의 발전이 매우 중요했던 현재까지의 모빌리티가 '제조업 기반의 이동수단'에서 공유기반의 '서비스업 기반의 도구'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관점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는 크게 네 가지 형태로 구분됩니다.

공공재로써의 역할을 하는 Pubilc

라이드 쉐어링이라고도 불리며, 이동자와 운전자를 매칭 시켜주는 C2C 형태의 Car Hailing

큰 의미에서 보면 렌터카와 흡사하지만, 시간 단위의 대여가 가능한 Car Sharing

근거리 이동을 편리하게 해주는 Micro Mobility


오늘은 이 네 가지 형태의 서비스 중 직접 필드에서 경험하고 있는 'Micro Mobility'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공유서비스 등장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이 생겨났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없었던 서비스들이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서비스들이 생겨난 배경이 뭘까요?

자료출처 : 아시아 개발은행, UN PD, 매일경제

우리는 급격한 도시화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북미,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모두 도시화 현상이 심각하죠. 한국은 이 중에서도 도시화 증가율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도시화 현상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데이터를 재가공한 데이터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현재 51,842,524명입니다. 이 중 서울, 경기, 인천 거주인원을 합쳤을 때 25,989,013명으로 전체 인구 50% 이상의 인구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광주까지 더한다면 훨씬 더 많은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시인구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 기준 약 70%의 인구가 도시에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합니다.




급격한 도시화 현상으로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주택문제, 교통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출처 : 서울시, 연합뉴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환경부


이제 우리는 기본적으로 자가용 한 대 정도는 보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장 기본적인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자가용의 등록대수는 해가 갈수록 그 수치가 갱신되고 있습니다. 2020년 4월 기준으로 23,859,093대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죠.


 매년 늘어나는 차량을 기존 도로 시스템으로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이는 환경문제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환경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국가별 탄소배출량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탄소배출권의 가격도 매년 치솟고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동차 탄소 포인트제를 운영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지자체들도 2021년 친환경 도시건설(스마트시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km 운행 시 210g 정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를 전동킥보드 운영사 top 5의 사용자 이동거리 데이터를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해보면 1년에 약 5000톤의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65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스마트시티에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또 다른 문제인 교통체증도 아주 심각합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통행속도가 최하인 도로 10위의 평균이 18km/h라고 합니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땐 오히려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이야기죠. 현재 서울권에서 운행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평균 속도는 23km/h입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그게 도대체 뭔데?

목적지까지 향하는 마지막 이동거리를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라스트마일이라고도 불립니다. 쉽게 생각하면 직역한 것과 같은 의미로 소형 이동수단을 뜻합니다. 개인용 소형 이동수단은 사실 모두 마이크로 모빌리티인 셈이죠.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위에 언급된 공유 킥보드나, 따릉이 같은 서비스가 여기에 속합니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유형 마이크로 모빌리티


세계적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회사로는 라임과 버드 등이 있습니다. 버드의 경우 역사상 가장 최단기간에 유니콘 기업에 등극,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 1조 원을 돌파를 할 정도로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 현재 약 30곳 정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누적 투자금 250억 원 이상 유치할 만큼 급격한 성장 중입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국내 시장규모는 2016년 6만 대에서 2022년 20만 대를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약 6,000억 원의 시장규모입니다.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의 운영 프로세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공유킥보드 운영사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운영사는 킥보드 제조업체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킥보드를 구입합니다. 구입한 킥보드에 IoT를 설치하고, 거리에 배치를 합니다. 킥보드는 배터리가 있는 제품이다 보니 [배치][수거] 개념이 필요합니다. 새벽에 배치를 한 후 하루 동안 사용자들이 이용한 배터리 없는 기기들을 수거하여 충전 후 다음날 아침에 다시 배치합니다. 이 과정을 각 회사마다 직접 운영하기도 하고, 운영 대행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배치된 킥보드를 사용자는 어플을 통해 대여하고, 원하는 곳에 반납합니다.

이용금액 체계는 잠금해제(IoT 락 해제) 금액 + 1분당(N원) 금액을 지불하는 형식을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편해서 좋기는 한데... 말이 많잖아.

여러 문제점들이 많이 있지만 제일 큰 문제로 생각되는 안전 및 법적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동킥보드의 분류는 어떻게 되고 있나?]

아직까진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동킥보드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상 각종 규제에 대하여 자동차 및 오토바이 운전자와 동일한 의무를 가집니다. 하지만 새로 생겨난 수단에 대한 정의가 되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정부도, 운영사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규제를 하기도 구제를 받기도 어려웠기 때문이죠.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규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반영되어 지난 5월 20일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이 드디어 통과되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운전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자전거도로 주행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개정안이 적용되는 시점은 2020. 12. 10일입니다.


전동킥보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


[도로의 무법자 킥라니, 과연 괜찮은가]

항간에는 전동킥보드 유저에게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고를 유발한다며 '킥라니'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전동킥보드를 '그 자체로써 안전한가' 묻는다면 제 대답은 NO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동수단에 비해 월등히 위험한가를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 역시 NO입니다.

출처 :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TAAS), 행정안전부, 씽씽(피유엠피)


2019년 하반기 기준 8개 운영사의 운행 횟수 300만 건 당 사고건수는 83건, 사고 비율로는 약 0.0026%입니다.

도로교통공단과,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의 동일 기간 사고 건수를 확인해본 결과, 오토바이는 15,032건, 자전거는 5,852건, 전동킥보드는 300건 이하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완벽한 비교 조건은 아니지만 단순히 사고 건수로 놓고 봤을 때, 다른 이동수단보다 사고 건이 현저하게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고비율이나 사고 건은 적긴 하지만, 전동킥보드 유저에게 안전운행에 대한 교육과 교통질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꾸준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꼭 필요합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코로나의 수혜산업?

어쩌다 보니 올해의 최대 이슈는 코로나가 되었습니다. 마스크는 일상이 되었고, 불필요한 외출은 암묵적으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출퇴근 하긴 하지만, 그때마다 이용하는 대중교통에 대한 찝찝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사실 전동킥보드는 사람들이 외출 시 사용하게 되는 이동수단이라 매출이나 그 산업의 가치 자체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 되었으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현상 덕분에 뜻밖의 언텍트 시대 수혜주가 되었습니다.


따릉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다른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의 수요도 덩달아 함께 증가했습니다. 그 이외에도 개인용 이동수단을 장만하면서 만년 하향 중이던 삼천리 자전거의 주가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반짝 회복하며 이슈가 되기도 했죠. 앞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권 뿐만 아니라 교통이 불편한 지방권에도 점차 빠르게 확장 될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아직까지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사회적 인식이 그렇게 좋지 못하고 어쩌면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엄청난 편리를 가져다주고, 누군가에겐 눈엣가시처럼 느껴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지만 이미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된 만큼, 긍정적인 영향만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발표자료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kr/zFJkAXqaPAM



피드백은 언제든 감사히 듣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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