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CES 경험자의 기+록
"예? CES를요?"
2022년, 내년 CES에서 전시를 진행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뭐가 뭔지 잘 알지도 못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줄이었다. 그걸 시작으로 25년까지 3년 연속 CES에 참가했다. 얼마 전에는 4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해 누적 6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그 첫 시작이 어땠더라. 다소 지난 기억이지만 복기해보려고 한다.
CES는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인 만큼,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을 고려할 때 늘 화두가 되는 매개다. 그러나 실제로 CES에 참가해 매출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는 정도는 제각각이다. 게다가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정된 마케팅 예산 안에서 최대 효과를 고민하는 것은 모든 담당자들의 책무이니까.
첫 번째 고민이 '어떻게 시작할까' 라면 두 번째 고민은 '어떻게 더 많은 성과를 낼까'에 가깝다.
스타트업의 CES 진출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정면승부' 보다는 '디딤돌의 도움을 받아서' 가는 편을 권하고 싶다. KOTRA 및 각종 지역구(서울 강남구, 인천, 경남, 경북 등.. 매년 달라짐)에서 지원 공고를 낸다. 서울이 아닐수록 경쟁률이 떨어진다. 기업마당 지원사업 공고를 참고하면 좋다. 이는 CES 뿐만 아니라 각종 전시를 준비할 때 계속해서 서칭하며 동향을 파악하면 좋다. 올해는 지원이 될지 말지 모르겠다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보면 된다.
KOTRA가 아니더라도 콘텐츠 관련 시업이라면 콘진원을, 헬스케어 관련 사업이라면 범부처통합헬스케어 협회를 타겟하는 등 관련 산업군 전체를 서포트하는 기관도 많다. 수출바우처 사업도 많은 회사가 도움을 받는 사업이다. 내년 1월 전시를 타겟한다면, 봄부터는 서칭하며 전시를 준비하는 게 좋다. 지나버린 공고는 되돌릴 수 없다.
CES에는 한 회사 당 딱 두 번까지만 갈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바로 '유레카 파크'.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기술을 모아 전시한다는 테마를 가진 곳이다. (혹시나 하는 맘에... 세 번 이상 신청해 봤는데 가차 없이 걸림..) 그만큼 패키지가 조금 미흡하더라도 프로덕트로서 아직 발전가능성이 있는, '기술만 좋으면 괜찮아'라는 이해가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는 삼성, 현대, LG, 롯데 등 대기업에서 대규모 파견단을 보내 정찰하는 경우가 많고, 세계적 인물이 '깜짝' 방문하기도 한다. 그게 바로 우리 회사의 케이스!
MS에서 몇 차례 손님들이 오시고 나서, '그분'이 오셨다. 우리 기술을 체험하고 'Wow', 'This is amazing!'을 외쳤다. 근처에 있던 발 빠른 이동수 기자님을 통해 바로 기사화되었고, 그 해 CES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스 중 하나가 됐다. 행운이 아니라 '준비된 결과'였다.
[단독] 마이크로소프트 나델라 CEO, 韓 스타트업에 푹 빠졌다 [CES 2024]
'아기 스타트업'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바로 유레카 파크다.
앞서 언급한 '기회'를 잡으려면, 계획적인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CES 뿐만 아니라 해외 전시를 준비할 때 참고하면 좋을만한 리스트를 공유해 보면..
해당 전시의 성격, 전시 규모, 일정, 역사 등과 더불어 '실제 후기'를 잘 찾아볼 필요가 있다. 미리 참가했던 선배를 찾아(같은 어려움을 겪었으면 다 선배 아닌가) 링크드인 등을 통해 "한번 도와주세요!" "만나서 팁을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며 준비했다. 가져갈 '멀티탭 개수'까지도 팁을 얻을 수 있었다.
별것 아닌 귀찮은 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정성을 다하면 결국 배어난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적은 글자들이 대표 홈페이지, 카탈로그, 키워드 등으로 정리되어 예상하지 못한 곳까지 흐른다. 회사 소개도 복사 붙여넣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 성격에 맞게 커스텀하는 것은 필수다.
신나게 명함을 뿌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유효한 리드를 확보'하기 위해 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CES의 경우 Lead capture를 따로 판매하고, 대부분의 전시도 마찬가지다. (무료로 배포하는 경우도 있다) 매일 수백 명 단위의 고객이 다녀가기 때문에, 중요한 고객을 어떻게 표시하고 기록할 것인가를 출장자들과 협의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좋지가 않다. 전시를 하다 보면 뼈저리게 느낀다. 다녀와서 어떻게 팔로우업 할 것인지 미리 협의하고 그에 맞는 세팅을 하는 것이 '득점률'을 높이는 비결!
체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데모 vs. 팜플렛을 펼쳐 줄줄 읽어 내려가는 데모
전적으로 전자가 훨씬 인게이지가 높다. 데모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어떤 요소를 넣을 것인지 등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B2C 제품은 B2B 보다 직관적이라 난도가 낮을 수 있다. 그 안에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B2B의 경우 어떤 사례들을 준비할 것인지, 숨겨둔 데모를 둘 것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추가 데모를 어디까지 준비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결국 하나의 팀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잘 준비해서 통일할 수 있도록 얼라인하는 게 중요하다. 시간은 짧다. 단 4일뿐!
시즌이 되면 경유를 해도 300+만원 정도의 항공 예산을 고려해야 한다. 앞뒤로 휴가를 붙여 항공료를 낮춰보는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좋다. 그러나 항공료를 지원사업으로 충당하는 경우, 행사일과 입/출국일이 일정 기간 이상 차이 나면 지원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한 사전파악이 중요하다.
숙박도 미리 할수록 좋다. 갈수록 가격은 오른다. 호텔과 CES 전시장 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이 경우 교통비를 아낄 수 있으니 잘 계산해서 호텔을 잡는 것이 좋다. CES 기간 동안 아침의 베가스는 교통지옥이다.
굿즈는 제품의 특성, 얼라인된 메시지 등에 따라 준비여부가 다를 것 같다. 굿즈가 좋으면 확실히 화제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게 우리 매출과 정말 연결되는가? 는 다른 맥락이다. 스타트업의 예산은 한정적이다. 무엇을 목표할 것인가? 를 명확하게 적어두고 시작해야 길을 잃지 않는다.
다음 주제는 아무래도 혁신상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