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공허함을 미세하게 느낀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특히 그렇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가끔 오고 감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을 때,
나를 탓하게 될 때가 있다.
내 잘못도 그의 잘못도 아니지만, 관계의 역학이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아쉽고,
내가 부족해서 지금 이렇게 불만족스러운 거라며 나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꽂는다.
그럴 때 몹시 아프지만, 늘 습관이 되어있는 터라 너무나 익숙한 아픔처럼,
자책과 자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게 가장 편안한 방식이 되어버린 듯.
너무나 예민하여 차라리 나를 탓하는 게 편해져 버린 것 같다.
아주 취약하고 아주 깊고 따뜻한, 그런 대화는 영원히 힘든 것인지,
그런 관계를 원하는 것이 나의 큰 욕심인 건지.
세상에게 되묻고 싶다.
그래. 그건 어쩌면 욕심일지도 몰다.
그러니 너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나를 밀어내는 공기를 느낄 때면.
나를 다정하게 대한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른 이들을 기쁘게 하는 건 쉬운데, 왜 나에게 해주는 건 이다지도 어렵고 더디게 나아질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력해 주는 자신에게 고맙기도 하지만,
이 꾸준한 노력 자체가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임이 확실하지만,
답답하다며 나를 사랑하라고 다그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음의 공허함이 존재하더라도,
그런다 해도 나는 또 성장하려고 힘을 낼 것이고,
미워하지 않기 위해 곤두서 있을 것이고,
언제든 궁극적으로 온전히 나를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진정한 나의 양육자가 되어주기 위해서.
이 여정을 즐기는 것만이 유일한 내 선택일지 모른다.
나를 향한 사랑은 모든 걸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허나 가끔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이
비참하고 좌절스럽고, 밉고 한스럽다.
-2024년 1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