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C 발

by 조용해

봄이 되면 ...


봄의 화창한 날씨는 너는 왜 아무일이 없냐고 내 뺨을 때리는 느낌이다.


겨울에 내렸던 눈을 녹이는 한 자락의 햇빛마저도 곧 움이 틀 것 같은 새끼손톱만한 꽃망울도 싫다.


밸런타인데이에 농담처럼 누군가 세상을 버렸을 때 나도 무언가는 내게 소중한 것을 버리기로 했다.


봄이 되어 봄바람이 살갗을 스치면 그래서 바람이 되었니...

얼음이 녹아 시냇물이 흐르면

그 사람이 좋아하던 나미의 <슬픈 인연>이 시냇물 소리에 덧입혀졌다.

노란색을 좋아하던 그가 생각나 개나리를 보는 날이면 그걸 피하려고 무작정 고개를 떨구고 땅바닥을 보며 걷다... 넘어져 까져서 피라도 보면 좋겠다고 그렇게라도 아프면 좋겠다고 내깔리면서 돌부리를 조심하는 내가 가증스럽다.


딱 1년째 되던 날 아슬하게 버티던 또 한 번의 땅이 무너졌다. 내가 딛고 서있던 땅이 내 눈앞에서 갈라지는 체험. 그런 것에 내성이란 어차피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의 충격은 가중되었다. 수학적 계산으로 나오지 않을 만큼. 서있을 수도 매달려 있을 수도 없었다. 등과 가슴을 넓은 다리미가 샌드위치처럼 지지며 조여 오는 느낌 그것을 아는 자는 더 이상 웃으며 살 수 없다. 웃음의 미세한 진동만으로도 그 통증은 더해지니까


그들은 세상을 버렸고 그렇게 나는 봄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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