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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Apr 08. 2016

아이스크림

혹은누군가를위하여 I



아이스크림



젊음엔 한계를 무시하는 것이

훈장을 받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몇 년 안 되는 과거와

과거의 몇 배가 될

아무도 모르는 미래,

아직 더 열릴 수 있는데

조금만 열린 수많은 문,

건강한 젊음에게

보통 그런 정도면

삶은 할만하다


어릴 적 장난으로

목을 졸리던 친구는 말했었다


<나는 목이 졸릴 때가 좋아.

숨이 막히고,

두 눈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두려움보다는 살아야겠다는

열정이 생겨서 말이야.>


그는 얼마 뒤 스스로 생을 달리했다


벚꽃이 만발한 요즘처럼

너무 활짝 널린 앞길에

삶이 만만했던 건지, 아니면

질렸던 것인지 모르겠다


마주친 바람을 거스르며

쾌감을 느끼는 건 인간뿐이다


가소롭기는 해도 인간에게

자신도 모르는 투지가 생기는 건

그런 때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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