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누군가를위하여 I
아이스크림
젊음엔 한계를 무시하는 것이
훈장을 받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몇 년 안 되는 과거와
과거의 몇 배가 될
아무도 모르는 미래,
아직 더 열릴 수 있는데
조금만 열린 수많은 문,
건강한 젊음에게
보통 그런 정도면
삶은 할만하다
어릴 적 장난으로
목을 졸리던 친구는 말했었다
<나는 목이 졸릴 때가 좋아.
숨이 막히고,
두 눈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두려움보다는 살아야겠다는
열정이 생겨서 말이야.>
그는 얼마 뒤 스스로 생을 달리했다
벚꽃이 만발한 요즘처럼
너무 활짝 널린 앞길에
삶이 만만했던 건지, 아니면
질렸던 것인지 모르겠다
마주친 바람을 거스르며
쾌감을 느끼는 건 인간뿐이다
가소롭기는 해도 인간에게
자신도 모르는 투지가 생기는 건
그런 때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이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