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결혼 준비 하기
Evernote, Dropbox, Google Drive 활용법
웨딩플래너 도움 없이 결혼 준비를 하고, 여행사 도움 없이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주어진 선택지에서 고르는 것 보다 우리끼리 하나씩 알아보고 정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최대한 자유도 높은 선택을 하고 싶었달까요. 챙길 것이 많았지만 돌이켜 보니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결혼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DIY 결혼 준비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툴 세 가지(에버노트,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에버노트와 드롭박스는 맥과 윈도우 데스크탑 클라이언트를 지원하고, 구글 드라이브는 웹에서 가볍게 사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에버노트,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스프레드시트 모두 모바일 앱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동중에도 간편하게 확인하고 사용 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그럼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보겠습니다! :)
모든 정보는 Evernote 공유 노트북에!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공유 노트북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각각 다른 도시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평일에 퇴근 후 만나 결혼 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중에는 각자 시간이 되는 때에 에버노트 공유 노트북에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한 뒤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고, 주말에는 직접 방문해야 할 곳들에 함께 가거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토의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공유 노트북에 저장한 자료들은 정말 방대하고 다양한데요~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결혼식 관련 자료
예식장 견적서와 계약서부터 마음에 드는 청첩장 샘플들, 웨딩드레스 및 예복 업체 등 예식날 필요한 자료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았습니다. 견적서 같은 것들을 Scannable로 촬영하여 스캔본을 공유 노트북에 저장해두면 언제든지 부모님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결혼식 당일에 스냅 촬영하는 업체와 상담을 하고자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이런 경우에 글을 올린 사람만 해당 게시글의 답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답변 내용을 공유 노트북에 담아두면 어디까지 대화가 진행되었는지 조건이 어떠한지 이런 걸 나머지 한 명이 바로 알아볼 수 있어 좋습니다. 또한 정보에 접근하고 싶을 때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바로 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2. 신혼살림 관련 자료
가정을 꾸리고 사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한지 몰랐습니다. 이제껏 살림을 꾸려오신 - 집안의 모든 집기를 구매하신 - 부모님께 새삼 감사드렸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쓰신 건가요! 최대한 단출하게 장만하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둘 다 기숙사를 제외하고 혼자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대부분의 집기를 구매해야 했습니다.
폭풍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했기 때문에 수령하는 일자가 중요했습니다. 어떤 게 왔고, 어떤 게 안 왔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했고, 기사님께서 조립을 해주서야 하는 경우는 누군가 집에 있어야 했기 때문이죠!
결제한 사람이 다르다 보니 문자 받는 사람도 다르고, 연락해야 할 사람 정보도 많아서 한 노트에 정리하여 체크박스로 관리했습니다. 가구나 전자제품 수취뿐 아니라 계속해야 할 일들이 생기기 때문에 따로 할 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업데이트했습니다.
3. 신혼여행 관련 자료
어디를 가야 할지 정하는 단계부터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Evernote 웹클리퍼와 Android/iOS 모바일 스크랩을 통해 짬짬이 자료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상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고 나서 호텔이나 항공권을 예약한 뒤 받게 되는 이메일을 에버노트로 보내서 저장했습니다. (참고: Evernote에 자료들을 이메일 하는 방법)
이렇게 하면 좋은 점 중 하나가, "그 가구 하시는 분 전화번호가 뭐였지? 우리 비행기 입국 시간이 언제지? 가구 언제 도착한다고 했지?" 등등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래에 결혼 준비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어서 관련 정보를 물어보면 Evernote에서 검색하고 찾은 뒤 바로 알려 줄 수 있었습니다.
지출 관련된 것들은 Google Drive 스프레드시트에!
결혼 유경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돈을 하도 많이 쓰다 보니 일이십만 원 결제하는 건 돈 같지도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 얼마 썼는지 모르겠다며 보통 대략적인 예산은 세우지만, 실제 집행 내역은 카드 명세서로 남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되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보니 각자 이래저래 쓰다 보면 지출 관리가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구글 드라이브에서 스프레드시트를 하나 만들어서 함께 업데이트해나갔습니다. 크게 결혼식과 신혼여행, 신혼집과 기타로 분류를 나누고 각각의 예산과 실제 확정 금액을 적어가며 실시간으로 지출 내용에 대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진 및 영상들은 Dropbox 공유 폴더로!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전 과정에 걸쳐 사진 관련 작업을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스튜디오 촬영을 할 수도 있고 데이트 스냅을 찍을 수도 있으며, 결혼식 당일에 틀어야 할 사진 및 영상, 결혼식 당일에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 그리고 신혼여행에서 찍은 사진들까지! 사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진은 한 번 찍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셀렉(select)'과 '보정'이라는 과정을 위해 여러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버전 관리를 필요로 합니다.
이를 위해 Dropbox를 활용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부부는 둘 다 Dropbox Pro를 사용 중이어서 각종 폴더 및 파일 생성에도 용량 걱정 없이 Dropbox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생각보다 컴퓨터 공간을 많이 차지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선택적 동기화를 하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드롭박스 도움말을 참고하세요. 컴퓨터에서 선택적 동기화 사용 >>
마지막으로, 모바일 청첩장에 관한 소소한 팁
청첩장 제작한 업체에서 기본적으로 온라인 청첩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데요, 저희 부부는 온라인 청첩장을 각자 만들었습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만들긴 만들되 문구는 실제 청첩장 문구와 같게 적고, 포토갤러리의 경우 각자 원하는 사진을 골라서 만들었습니다. (각자 자기가 잘 나온 사진을 쓰고 싶을 테니 싸우지 말고 각자 만드세요 ㅎㅎ)
그리고 신랑은 신랑 연락처와 신부 연락처에 모두 신랑 연락처를 넣고, 신부는 신랑 연락처와 신부 연락처에 모두 신부 연락처를 넣었습니다. 각자의 연락처를 상대방 지인들에게 공개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민감!!)
가끔 제 타임 라인에 제 친구의 친구 결혼식 링크가 보이는데 개인정보 관리 차원에서 별로 좋은 생각 같지 않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제가 모르는 분의 모바일 청첩장 링크를 눌러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부에게 문자 보내기' 같은걸 눌러봅니다. 그럼 정말 그분께 메시지 보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전화번호가 그대로 공개됩니다) 아무리 내 주민번호와 전화번호는 이미 공공재라지만 불필요한 스팸의 공격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안전하시고 싶다면 친구 공개로만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결혼식을 마치고 나서 해당 링크가 더 이상 접근 불가하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다들 결혼 준비하게 되면 정말 많이 싸우게 될 거라고 겁주던데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에버노트(Evernote)와 드롭박스(Dropbox), 구글 드라이브(Google Drive)가 결혼 준비에 큰 도움을 주어서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예비 신혼부부님들 신나고 즐겁게 결혼 준비하시길 바랄게요! :D
* 표지 이미지 출처: pixels.com
* 여행 준비에 Evernote를 활용하고 싶으신 분들은 Evernote 한국 블로그 스마트하게 여행 준비하는 방법을 참고하세요~
* 결혼도 어떤 측면에서 하나의 큰 협업 프로젝트라 학업이나 업무에서도 위와 같은 조합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 휴가 중이라 계속 글 쓸 시간이 많아서 정말 좋네요! 휴가가 끝나도.. 제 브런치.. 계속될 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