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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앤 Nov 01. 2024

도마뱀 천국 미국엔 악어도 산다?

아름다운 플로리다 #4


플로리다의 악어


플로리다는 따뜻한 기온과 높은 습도로 인해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손가락만 한 게코나 팔뚝만 카멜레온 같은 야생 도마뱀도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심지어 거대 파충류인 악어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이국적이고 야생적인 환경 덕분에 플로리다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신비롭고도 매력적인 장소로 다가온다.

처음 플로리다에 왔을 때, 나 역시 야생 악어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악어는 플로리다 대학의 마스코트일정도로 플로리다의 유명 존재다. 하지만 나의 기대와 달리 호수나 연못에 있는 야생악어는 볼 수 없었다. 물론 어린 시절 남편은 야생악어를 많이 보았다고 하지만, 내 눈앞에는 한 번도 보이질 않았다. 설마, 악어가 전설 속 유니콘인 건 아니겠지? 10년간 플로리다에 살면서 야생악어를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한국 이민자들의 후기를 읽으니 내 의심은 점점 진짜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악어는 좀 더 남쪽지방으로 가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쪽으로 갈 생각은 없던 터라, 나는 궁여지책으로 악어를 만나기 위해 올랜도에 위치한 게이토랜드를 방문하기로 했다. 게이토랜드는 플로리다에서도 악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테마 파크로, 현지에서도 꽤 유명한 장소다.



게이토랜드(GatoLand)



여기가 바로 게이토랜드(GatoLand).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곳이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아직 어린 악어들. 때문에 생각보다 크기가 작다. 악어들은 게코 도마뱀이 커진 듯한 몸에 멍청한 얼굴을 하고 햇빛을 쐬고 있었다. 마치 이웃집 강아지가 누워있는 모습같이 무섭긴커녕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악어는 연령대 별로 나눠있는데, 2살에서 4살 사이의 악어들은 먹이 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물론 유료!




그런데 악어들이 너무 좁은 공간에 모아져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긴 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우려일 뿐, 게이토랜드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큰 공간이었다. 악어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자연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곳.  이곳 게이토랜드는 생태 공원에 가까웠다.  


평화로워 보이는 호수에  떠다니는 것들은 악어다


어린 악어들을 지나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늪지대와 호수 같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그곳에는 나이 많고 거대한 악어들이 일광욕을 즐기거나 물속에서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지를 확대해서 보면 곳곳에 악어가 보인다.


게이토랜드에서는 플로리다에서 서식하는 두 종류의 악어,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을 모두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플로리다에서 많이 서식하는 것은 엘리게이터이다. 크로커다일보다는 덩치가 작고 입이 뭉뚝하며 상대적으로 온순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엘리게이터가 크로커가일에 비해 온순한 편이라고 한 들, 나이 많고 거대한 악어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런 놈들을 야생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은 상상도 들고 말이다.



볼거리




게이토랜드는 악어를 단순히 풀어놓는 것 외에, 영화세트장처럼 악어에게 캐릭터를 부여해주기도 한다. 디즈니의 나라이라서 일까? 표정 없는 악어도 일순간 슈퍼스타처럼 느껴지고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악어조련사의 멋진 시범



악어와 함께하는 공연도 볼 수 있고, 악어와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게이토랜드에는 서벌이나 밥캣 같은 맹수, 그리고 다양한 새들도 볼 수 있다. 때문에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았다.

올랜도는 한국인 관광객도 제법 오는 곳인데, 다들 디즈니 월드에 가는 것인지 게이토랜드에선 한국인을 거의 보지 못했다.




악어를 보고 싶은 사람에겐 더없이 좋은 곳 게이토랜드. 내 예상보다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우버를 타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악어꼬리요리


악어요릿집에서 만난 악어꼬리튀김.


두 가지 샐러드


그리고 각자의 샐러드.



자급자족라이프


나는 언젠가 작은 전원주택에서 닭과 염소를 키우고 무항생제 달걀과 염소 우유를 먹으며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플로리다는 좋은 환경을 가진 곳이니 그 꿈을 이루겠다 싶었지만 한 가지 복병이 있었다. 바로 악어.

야생 악어들이 내 귀여운 닭과 염소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물론 남편은 내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전혀 그럴 일 없다고 웃었지만 그래도!!


하지만 게이토랜드에서 악어를 보고 나니 악어의 두려움은 사라지게 되었다. 플로리다의 일상은 매우 평온하고, 사람들 역시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




글/ 사진 다이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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