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절반이라도 건넬 걸

by 재나

아직도 심장 한 켠을 저릿하게 하는 것들 중 하나는 나와 너. 이 둘이 ‘우리’였던 시간이야.


너는 하루였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였어. 전부인 네가, 어느 날 나의 연락을 못 본 척한다면, 널 기다리는 걸 알면서도 다른 일이 먼저라면, 난 깊은 구렁텅이에 빠져버릴 것만 같았어. 헤어 나오려 할수록 깊이 빠져버리는 그런 구덩이에. 그래서 네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버린 마음을 애써 반대쪽으로 끌어오려고 애썼어.


어느 순간 너와 거리가 생기고 말았어. 마음의 절반, 아니 그 절반의 절반 밖에 표현하지 않은 과거의 나를 꾸짖을 수 없어서 현재의 나에게 못되게 굴었어. 가장 즐겨 먹던 메뉴는 모래를 먹은 듯 까슬거리는 식감만 느껴졌고, 어느새 활짝 핀 꽃들이 괜히 얄미웠고, 투명하게 푸르던 하늘은 원망스러웠고, 폭포 같던 폭우가 내리던 그 밤 하염없이 울었어. 하지만 내게 안부를 묻고 밥을 챙겨주는 너는 없었어.


오랜만에 본 너는 휴대폰을 재빨리 뒤집었어. 잠깐 스친 네 휴대폰 배경에 저장된 사진. 낯선 사람과 그 옆의 웃고 있는 너. 난 잠깐 숨을 멈췄어. 심장을 날카롭고 커다란 손톱으로 쥐어짜는 것 같았어. 애써 웃음 지으며 너를 안부를 물으려 하다가 창문을 보는 척 고개를 돌렸어. 빨개진 눈을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

작가의 이전글인생의 추가 움직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