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Liebe)에서 용기(Wille)로
인생에서 한계를 마주할 때
본 글은 독일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와 루트비히 포이어바흐(Ludwig Feuerbach)의 글을 차용합니다.
본 글은 글쓴이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짧다면 짧게, 길다면 길게 풀어쓴 글이다. 본래 아는 것이 적어 유명한 철학자의 말을 빌려 설명하고자 한다.
20세기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은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이를 한자어 '피투(彼投)'라고 번역하는데, 문자 그대로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세상에 던져졌다는 것이다. 누가 우리를 이 세상에 던졌는가에 대한 논의는 인류 역사 내내 해결되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원치 않게 이미 세상에 내던져졌고, 이를 되돌이킬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되돌이킬 방법이 없으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 아래부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필연적으로 인간은 인생에서 수많은 갈등과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가족, 친구, 직업 또는 연인 사이의 무수한 갈등과 위기를 우리는 꽤나 잘 극복하며 살아간다. 어린 시절부터 문제 극복 방법을 배우고 체득하여 살아간다. 비교적 쉬운 문제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며, 어렵고 귀찮은 문제들은 요령껏 피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 피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가 닥치게 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된다. 절대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큰 장벽에 막힌 상황을 '한계 상황'이라 지칭한다. 한계상황에 부딪힌 우리는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우선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보자.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포이어바흐는 인간과 짐승을 구분 짓는 세 가지 인간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도대체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성, 의지, 그리고 마음.
이성의 힘은 인지의 빛이고,
의지의 힘은 성격의 추진력이며,
마음의 힘은 사랑이다.
이성, 의지, 사랑은 인간으로서 인간의 절대적 본질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인간의 존재 목적이다.
우리는 인간의 본질인 '이성', '사랑', '의지'를 한계상황을 극복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우선 한계에 봉착한 우리는 이성을 사용하여 한계와 나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감정을 배제하고 건전한 이성으로써 주변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이는 곧 바꿀 수 있는 것과 불가피한 것을 구분할 수 있다. 한계 상황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어야 하고, 바꿀 수 없는 불가피성에 대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건전한 이성을 사용해야 올바른 인지가 가능하다. 그리고 주변 상황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이성적으로 인지해야 한다. 나 자신이 바꿀 수 있는 나의 부분과 나 바꿀 수 없는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바꿀 수 없는 나의 부분을 정확하게 인지하며, 인정해야 한다. 단점을 인정함은 곧 사랑으로 이어진다.
건전한 이성을 통한 인지는 단점을 인정 수 있다. 인정함은 자기혐오가 아닌 자애로의 길이다.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야 한다. 충만한 자애심은 용기를 가져온다.
용기는 문제 해결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제아무리 이성을 통해 객관적 한계상황을 인지하더라도 뚫고 나갈 용기가 없다면, 좌절하고 만다. 자애심을 통한 용기는 문제 극복 가능성을 주고 시도할 기회를 준다.
이렇게 이성에서 사랑으로, 사랑에서 용기로의 과정이 한계상황에 봉착한 우리를 '초월 상태'로 이끈다. 용기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뛰어든 인간은 더 이상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가 아니다. 스스로가 한계상황에 몸을 던짐으로써 '기투(企投)'가 된다. 스스로 한계를 향해 한걸음 도약하는 존재가 됨으로 자기 인생의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한계상황에 부딪혀, 자신의 이성을 통해 한계와 자신 자신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사랑하며, 용기를 얻어 한계상황을 초월하는 것. 이 과정이 곧 인간의 존재 목적이다.
당연한 듯하면서 이 과정이 어려운 이유는 건전한 이성의 부재이다. 주어진 정보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들여 계속해서 갈고닦아야 하며, 항상 의구심을 가지고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는 인문학서의 탐독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 굳건하고 올바른 이성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어떠한 유형의 한계상황이 닥치더라도 그 한계를 초월하고 그 속에서 존재 목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쇄. 2016.05.03.
die Geworfenheit(피투): werfen(던지다)의 피동형 명사.
der Entwurf(기투): werfen(던지다)의 능동형 명사.
die Grenzsituation(한계 상황): die Grenze(극한, 한계)와 die Situation(상황)의 합성어
die Transzendenz(초월) die Liebe(사랑), die Wille(의지), die Vernunft(이성)
das Herz(마음): 심장, 영혼, 용기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