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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23. 2024

범죄도시 4*무적기믹을 버린 마석도

《THE ROUNDUP : PUNISHMENT·2024》

범죄도시 시리즈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의 시원시원한 주먹맛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이다를 선사한다. 한국영화 시리즈 사상 최초로 누적 관객수 3천만 명(1편이 688만 명, 2편이 1269만 명, 3편이 1068만 명)이라는 전무후무한 인기를 자랑한다.


《범죄도시 4》은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이다. 대한민국 영화계가 낳은 히어로 ‘마석도’는 필리핀과 국내를 오가며 범죄자를 시원하게 때려잡는다는 기획에 충실하다. 제작자 마동석이 “이 영화의 본질은 엔터테이닝(재미)”이라며 디지털 범죄 소재 외에 큰 틀에서 시리즈 성공 공식대로 구성되어 있다. 


①패턴화된 코미디, 더 센 빌런

4편을 본 느낌은 시리즈가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1편과 2편도 유머가 가미되어 있으나, 어디까지나 환기 차원이었지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3편보다는 진지하게 가려고 코믹을 줄인 건 잘했다. 《범죄도시 4》의 웃음 포인트는 시리즈 전통대로 오해와 슬랩스틱이다. 마석도가 말귀에 어둡다는 패턴은 익히 봐왔다. 예를 들어 1편의 “어 아직 싱글이야” 2편의 “누가 5야?”, 3편의 “야야야 5대5 얘기는 꺼내지도 마, 어차피 내가 5잖아”같이 말장난을 계속 던진다. 마석도 외에 시리즈 최고의 감초 캐릭터 장이수(박지환)를 개그캐로 웃음 분량을 몰아줬다. 그리고 마석도가 쇠창살을 맨손으로 뜯거나 달리는 오토바이를 잡아채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여전히 유효하다. 


4편의 빌런은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이다. 백창기와 장동철은 3편과 달리 행동파와 두뇌파로 구별 지었다. 백창기는 1편의 장첸(윤계상)처럼 존재감이 확실하나, 장동철은 ‘천재’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교활함은 엿보이지 않는다. 마치 게임같이 척척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상 두뇌를 활용할 수사나 추리가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 단서를 얻고 싶으면 마석도의 주먹만 있으면 되는데 굳이 머리를 쓸 필요가 없지 않은가!


어쨌거나 백창기의 액션은 확실히 차별화를 이뤘다. 단검으로 급소만 노리는 효율적인 움직임은 기존 빌런과 달랐다. 그러나 캐릭터는 2편의 강해상(손석구)이 연상된다. 동남아에서 활동하던 칼잡이가 한국으로 건너와 마석도와 붙는다는 줄거리가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마동석과 김무열의 대결은 〈악인전〉이 연상되어 더 기시감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②무적 기믹을 버린 마석도

《범죄도시 4》은 마동석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한다. 마석도는 상대에게 유효타를 허용하고 발차기도 구사한다. 확실히 무술감독 출신인 허명행이 연출을 맡아서 그런지 액션은 통쾌했다. 하지만 드라마 파트만 가면 영화가 둔탁해진다. 희생자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형사로서의 고충을 담으려는 시도가 종종 섞이지 못한다. 


일단 마동석은 감정연기에 강점을 가진 배우가 아니다. 그런 배우에게 마석도 캐릭터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요구하는 정극 연기는 마동석에게 벅차다. 게다가 엉성한 편집과 어수선한 연출로 영화 곳곳이 덜컹거린다. 액션 시퀀스를 따로 떼어놓으면 훌륭한 쇼츠 영상이 되겠지만, 이들을 모아놓으면 쇼트와 쇼트 사이에 이질감이 느껴진다. 더욱이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으니까 드라마가 설 공간이 없다. 동료 형사들과 장동철은 상황 설명과 정보 전달 외에 아무런 기능이 없이 단편적이다. 이런 요소가 자꾸 노출하기에, 기존 시리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관된 유머 코드, 답습된 상황의 연속이 이어진다는 답답한 느낌만 준다. 시리즈 4편에서 마석도의 고뇌가 덜 조명되었지만, 5편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 (2.2/5.0)


Good : 3편보다 힘을 팍 준 빌런

Caution : 관객 예상대로 착착 진행됨


■5편부터는 “확 바뀔 것”이라고 마동석이 밝혔다. 2, 3편의 이상용 감독이 5편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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