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1 01:30
There are a thousand no's
for every yes.
- Apple -
도대체 창업이라는게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회사를 하나 새로 차리는것'?
아주 간단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내는 수준정도라면 모를까.
(아니, 그것도 쉽지만은 않을거에요.)
사실 직접 느껴보면 조금 다르답니다.
특히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고자 할 때요.
오늘 tvN에서 방영하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에 청중 평가단으로 참여를 했는데요.
'창직(새로운 직업 만들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평가하여 상금을 배분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출연자는 '바베큐 선수'였어요.
바베큐 요리사도 아닌 '선수'라니.
우리는 몰랐지만, 바베큐 굽기 챔피언쉽 등의 바베큐 관련 대회들이 열린다고 합니다.
누가 더 잘 굽나로 승부를 가르는 것이지요.
하나 특이한 점은,
선수들은 닭 한마리를 요리하는데 5시간을 '굽는다는 것'.
높은 온도에서 빠르고 노릇노릇하게 익혀야 제맛이라고 알고있는데,
사실은 적당한 온도인 120도 수준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굽는게 훨씬 맛있다고 하더군요.
시식해보았는데 맛도 그럴듯 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생각한 것은,
창업을 한다는 것은 저 뜨겁고 오래 지속되는 불덩이 안으로 들어가는게 아닐까하는 생각.
제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함께 창업의 불덩이 안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No 라는 불씨.
창업을 결정하는 순간.
아니, 창업을 할까 고민을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찾아오는 것이 있어요.
그것은 바로 'No!'입니다.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 순으로 No를 외치기 시작해요.
부모님, 친구, 교수님, 선배님. 그리고 수많은 처음 보는 사람들까지.
그냥 맘편히 직진해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
왜 낭떠러지가 나올 수도 있는, 아니면 훨씬 돌아돌아 고생해야할 길로 방향을 바꾸려고하냐고 조언해줍니다.
아마 여기서 90%는 창업에 '탈락'할 것입니다.
내가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틀린 길'이라고 '진심으로' 조언해주니까요.
창업을 결정하기까지의 수많은 No를 견뎌내고 결심이 바로 섰어도, 끝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정도 되면 내가 믿는 사람들 중 몇몇은 창업자를 응원하기 시작하지요.
그 사람이 얼마나 그동안 '잘 살아왔느냐'에 따라 그 숫자는 달라질 것이고요.
하지만 이제부터 진짜 No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No가 등장하지요.
간단하게 뚝딱뚝딱 만들고 이곳 저곳에 이야기하고 합의하고, 얼마를 투자받고 세상에 보여주고
사람들이 사용하며 결제를 하고, 나는 돈을 벌 것이다.
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심지어 회사 이름 정하면서부터 수십번의 No가 나올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이름을 지었어도
이미 도메인 사냥꾼들이 대부분 '알박기'를 해놓았기에 쉽게 ㅇㅇ.com 주소를 따낼 수가 없습니다.
희안하게 만들자니 너무 어색하구요.
그렇게 정했어도 또 상표권에 문제가 없도록 한 번 더 스캐닝을 해야합니다.
굉장히 복잡하지요.
또, 내가 상상할 수 없던 '말도 안되는 No'들이 나타나기 시작해요.
진짜 간단한 것도 알고보면 만들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돈을 아무리 줘도 실현되지 못할 것도 알게되요.
또, 별것 아닌 부분이 엄청난 돈을 필요로할 때도 있구요.
그리고 심각한 No들이 나타나지요.
내가 구상한, 내가 실현시키고자하는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기 직전에 겪는' 마지막 고비가.
물론 세상에 나와도 No는 계속되겠지만요.
No No No No
이제 제 이야기를 해볼까요?
누군가 2013년의 제 삶 속 키워드를 물으신다면 'No'부터 꼽을것 같아요.
왜냐하면 태어나서 이렇게 No를 많이 들어본적이 없거든요.
그동안에는 학생이었고, 기껏 세상에 내놓는 아이디어라고 해봤자 공모전과 블로깅 뿐이었습니다.
그 과정속에도 물론 NO가 있었죠.
수업 시간에 노력해서 쥐어짜낸 아이디어가 A학점이 안나왔던 것도 No 였고
공모전에서 탈락한 것도 No 였으며
블로그에서 때때로 나타나는 악플러나 반대의견의 방문자분들 또한 No 였지요.
그 No를 합쳐봤자 몇이나 될까요.
그래서 그 의미와 영향력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별 영향도 없었구요.
하지만 창업을 하니 아니더군요.
No의 숫자도 늘어나지만 그 No 하나 하나가 우리 회사의 미래를 좌지우지 했습니다.
아니,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답답하고 어려운 No가
'세상은 확실한 증명이 없다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투자, 지원, 제휴 등에서 이점을 많이 느끼네요.
저도 투자를 5년간 해왔고,
제 투자 신념이 '아무도 모를때 잠재력보고 투자해서'
'사람들이 이제 다 알게되고 열광할 때 팔자.'는 것.
즉, 보이지 않는 가치를 느끼고 판단하여 미래를 위해투자하는 '가치투자' 인데요.
창업계에서 그런 투자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모두가 확실한 사람, 확실한 성과, 확실한 지표, 확실한 기술을 중요시했습니다.
아무리 멍청한 아이디어도 '삼성에게 납품합니다.'라는 한마디면 종결될 것이라는 것이죠.
물론 투자자들이나, 각종 지원을 결정하는 심사위원분들께서는
'될만한 곳'에 투자하고 지원해야하는 입장이기에 이해는 갑니다.
당연히 더 확실한 곳에 투자하고 지원하고 싶은게 본능이니까요.
제휴는 더 심합니다.
기업과 기업이 함께 하게되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꼼꼼하고 이해타산적이지요.
A, B, C 사를 설득해야 한다면
A에게 가면 B, C랑 안되어 있네요.
B에 가면 A, C랑 연락 해봤나요.
C에 가면 A, B가 필요한데 그게 안되어있으면..
이렇게 되어버려요.
결국 제자리만 빙빙 돌게 되지요.
서로 '믿을 구석'을 필요로 하는데
'믿을 구석'이 '믿을 구석'을 또 필요로 하니 해결이 될리가요.
어떤 앱을 만들어서 그냥 앱스토어에 올리고 사람들이 다운받아서 좋다고 하면 해결되는 사업도 그렇지만
저희처럼 우선 기업들을 설득해야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에겐 정말 큰 어려움입니다.
모든 Yes에는,
수천개의 No가 있습니다.
No가 아니라 Yes를 듣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봤어요.
사실 창업 후 몇 개월간 'Yes' 한 마디를 만들어내기 위해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하지만 대부분 No였습니다.
저는 굉장히 주관도 뚜렷하고 자존심도 강하며 그만큼 우리를 확신하고 있지만,
사실 그런 저도 No! 를 듣고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무척 무겁고 혼란스러워요.
정말 저 높은 하늘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No를 들을때마다 계속 무서운 아래를 쳐다보게 되는거지요.
그럴때마다 제 자신을 다독이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There are a thousand no's
for every yes.
라는 말입니다.
애플의 광고에 나오는 한 구절이지요.
하나의 Yes가 만들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천개의 No가 그것을 가로막을 것이며,
그것을 견뎌내고 더 나은 존재로 발전되어 이겨내야만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No로 인해 괴롭다면,
맥주를 마시던, 영화를 보던, 드라마를 보던 살짝 긴장을 풀어주고
저 말을 수없이 되새깁니다.
나는 지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있고,
이것은 반드시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꿔놓을 것이며,
그만큼 '변화'해야할 요소가 많기에 사람들이 낯설어하고 걱정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게 더 좋은 신호이다.
분명 내가 이 어려움을 견뎌내고 세상에 우리의 작품을 내놓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수천번의 No를 견뎌내자..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되면,
이제 비로소 이성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 분이 왜 No라고 말했는지 되새겨 보면서 내가 실수한 부분을 찾아내고,
더 쉽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알게되고,
때로는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하여 즉시 해결책을 구상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또 스스로 견뎌내고 이겨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봤을때,
저희 사업이 지금까지 진행되면서,
발전을 이룩한 시점을 살펴보면
모두 충격적이었거나 영향력이 컸던 No! 를 들었던 시점입니다.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방향을 모색하다가 새로워지고,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되게 만드려고 하다가 더 특별해지고.
조금씩 No를 만나면서 Yes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글 초반에
창업이란 No라는 불덩이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했지요.
이 수 백, 수 천의 No를 견디고 이겨내서 결국엔 '작품'으로 완성되는.
작품으로 완성된 후에도 계속 No를 견디고 이겨내서 '걸작'으로 거듭나는.
그러한 역경과 고난. 그리고 극복이 창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업 하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여러분들 모두가 살면서 많은 No에 부딪히실 겁니다.
그 No에 무너지면 '지는 것'입니다.
결국엔 누가 No를 '더 많이' 견뎌내고 이겨내냐가 승리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저도 아직 원하는 바를 이룬 단계는 아니니,
당장 내일부터 닥쳐올 수많은 No를 견디고 이겨내며 꼭 최고의 Yes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모두 힘내요 우리.
애플 영상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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