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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창업이야기 5 - 진정한 고객서비스에 대하여.

2014.01.02 02:31

고객서비스.
집 앞의 식당에서부터 강남에 자리잡은 거대한 빌딩의 대기업까지.
모두에게 중요한 영역이다.
그 이유는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
B2B 사업이 아닌 이상 (사실 B2B도 어느정도의 사회적 인식을 위해 필요)
모든 기업은 고객과 교류를 함으로써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돈을 번다.
아무리 상품이 잘 만들어졌어도
고객이 '인간적으로 싫어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오늘날 수많은 기업들은 고객서비스에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삶속에서 그다지 감동적인 고객서비스를 받은 경험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서비스의 질이 모두 한꺼번에 좋아지는 바람에
우리의 눈이 높아진것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반면에,
초특급 호텔에 가거나
가까운 일본에만 다녀오더라도
'아! 고객 서비스라는게 이런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과연 그들과 그렇지 않은 수많은 기업들은 도대체 뭐가 다른 것일까?
" 불만족이 없게 하라. "

나는 감동의 고객 서비스를 실현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핵심 문제점이
" 불만족이 없게 하라 "는 고객 서비스 철학이라고 본다.
불만족이 없게 하라는 것은 얼핏보면 그저 좋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불만족이 없다는 것.
그것은 '평이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가까운 카페에 간 상황을 떠올려보자.
내가 문에 들어서면 "어서오세요. xx카페 입니다." 라는 인사가 들려온다.
카운터에 다가가면 직원이 "주문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며 서있다.
운이 좋으면 인사를 받을 수도 있고 말이다.
영수증과 진동벨을 받고 난 이후,
기다리면 음료가 나오고 찾으러가면 내가 주문한 음료를 건네준다.
다 마시고 즐긴 후 카페를 나서면
직원들이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도 해준다.
어떤가?
그 카페에서 감동을 느끼고 나왔는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인사도 하고, 주문도 잘 처리하고, 뭐 실수도 없었고.
'불만족이 전혀 없었다.'
이정도면 고객서비스가 좋지 않았는가?
이제 감이 왔을 것이다.
'불만족이 없게 하라.'는 지극히 평이로운 상태를 만들 뿐이고
그 안에서 우리 고객들은 전혀 감동을 받지 못한다는 것.
'그저 당연한 대우를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불만족 신고 사례가 거의 없군!' 하며 고객 서비스 최우수 기업이니 뭐니 자기들끼리 상을 주고 받으며 좋아한다.
만족을 행복으로.
불만족도 행복의 기회로.

진정한 고객서비스로 감동을 일으키는 기업들은 그러한 철학을 갖지 않고 있다.
대신에 
' 만족을 행복으로, 불만족도 행복의 기회로 '라는 조금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사실 조금 다른게 아니라 완전히 다르다.

현존하는 인류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자랑하는 '포시즌 호텔'.
애플은 물론이고 모든 서비스업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기 위해 단체로 방문해서 공부를 하는 호텔이다.
그곳은 지금 하루에 100만원 이상을 줘야 묵을 수 있는 특급호텔이지만,
사실 모텔부터 시작한 케이스이다.
이샤도어 샤프 회장은 조그마한 모텔 시절부터 철학이 있었는데
그것은 무조건 '최고의 가구와 소품'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고객들이 신경쓰지 않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호텔 내에 샴푸와 바디클렌져를 배치한것도 포시즌이 최초인걸 알면 얼마나 그 전까지 서비스가 안좋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우선 포시즌에서 묵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평이로운' 만족은 당연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감동의 무기는 직원들의 엄청난 배려였다.
길게 설명하지 않고 하나의 사례만 말해보겠다.
어느날 포시즌 호텔에서 파티가 열렸는데 
한 부부가 근심을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드레스 코드가 정장인 것을 모르고 캐쥬얼한 옷을 입고 왔기 때문.
우연히 지나가던 직원은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 손님에게 즉시 수트를 구해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수소문을 하여 멋진 수트를 가져다 드려 그분들이 파티를 즐겁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엄청난 기업의 중역이었고,
이후 그 기업의 모든 출장은 포시즌 호텔의 숙박으로 고정하였다고 한다.
그런 포시즌의 고객 대우 정신이 집약된 것이 '컨시어지 서비스'이다.
고객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주는 서비스.
호텔에 상관없는 그 무엇에 대해 도움을 청해도 된다.
그러면 포시즌이 할 수 있는데로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주는데,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 애플의 '컨시어지바'이다.
애플도 애플 제품에 대한 문제라면 컨시어지바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택배물류 회사인 'Fedex'는 
항공 물류 운수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아 적자가 많아 사업을 접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Fedex의 직원 교육 내용은 '무조건 배송이 이루어지게 하라.'는 것이었는데
결혼식을 바로 앞둔 고객이 급히 전화가 와서 실수로 드레스가 배송되지 않아 결혼식에 문제가 생겼고
지금 즉시 배송을 부탁했다.
그런데 거리가 비행기가 떠야만 결혼식 시간에 맞출 수 있는 거리였다.
그 전화를 받은 직원은 하급의 콜센터 직원이었을 뿐이지만
그녀는 회사의 '무조건 배송이 이루어지게 하라'는 지침을 믿고 비행기를 띄웠다고 한다.
고작 드레스 하나를 배송하기 위해 비행기가 뜬 것이다.
이 일이 알려지자 회사 내부에서는 걱정이 매우 컸다.
이대로 가다간 운영이 힘들어질테니.
그런데 그 드레스를 받은 결혼식장은 페덱스의 찬양으로 가득차는 현상이 일어났다.
당시로서는 말이 안되는 기적의 총알 배송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드레스를 받은 고객 뿐만 아니라
해당 결혼식장의 모든 하객들도 소식을 듣고 감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거기서부터 엄청난 입소문이 퍼져나가며 사업이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의 감동 경험

생활속 내 경험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마치려 한다.

사실, 스타벅스도 세계적인 서비스 수준에 포함되지만

한국은 신세계 그룹이 라이센스를 가지고 '최대한 비슷하게' 운영하는 것이라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스타벅스에서 매일같이 방문하다보니 많은 특별한 경험을 체험한다.
매일 방문하는 내 단골 스타벅스에서는 직원분들이 나를 알아보시고 다른이들보다 반갑게 인사하며

한 직원분은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벤티사이즈 컵에 얼음물을 가득 채워서 함께 준비해주신다.

(매번 물을 달라고 하던 것을 기억하고)

우리 직원들과 함께할 때에는 더 넓은 건너편 지점으로 가곤 하는데,

운이 좋게도 무료 음료 쿠폰 영수증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었다.

사실 저번에도 된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계산을 하던 직원이 마치 로또라도 당첨된듯 기뻐하면서

이 당첨은 수많은 고객들 중 하루에 딱 두 분만 되는건데

아마 행운을 가지고 계신것 같다며 나보다 더 설레여 하셨다.

그리고 포스(계산대)를 다른 이에게 맡기고 직접 달려나와서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그 당첨권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셨고,

( 아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크리스마스 텀블러 3종 세트라도 당첨된 지 알았을 것이다! )

설명이 끝난 후 음료를 받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본 음료 제조 직원이 또한번 나에게

'고객님 정말 축하드려요' 라며 축하의 메세지를 전했다.

사실,

그날 아침엔 정말 일이 많이 꼬여 고생을 하고 온터라 운이 안좋은 날이라며 기분이 안좋았는데,

고작 톨사이즈 음료 하나 당첨된 것이었지만

스타벅스에서 그런 대접을 받고난 후에 기분 좋은 행운의 날로 변하게 되었다.

또 한번의 경험은 내 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참 큰 기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어떤 시설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었는데,
당시 후임이 아주 오랜만에 생겨서 같이 교육하며 다니고 있었다.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어느날 너무 일이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아직 한참 모자란 후임이 혼자서 점검을 다녔는데 역시나 사고를 치고 말았다.
운이 없게도 성격 안좋은 높은 사람에게 딱 걸려서
온갖 트집 다잡히고 질문 공세도 당했는데
아직 모르는게 많아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군대란 곳은 실수하면 '혼'이 아는 곳이기에,
후임이 무지 걱정을 했다.
자칫하면 우리가 뼈빠지게 고생하는 점검의 신뢰도가 깎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혼날까봐 겁이 나긴 했지만 다시 그 장소를 함께 찾아가기로 했다.
나는 그때 병장이었기에 설명을 잘 드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그곳에 찾아가 아까 내 후임을 나무랐던 분을 찾아가
현재 점검이 급한 상황과 우리 인력 부족 상황을 말씀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 뒤,
내가 다시 설명해드려도 괜찮겠냐고 공손히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그 무서운 표정을 하던 분이 갑자기 싱글벙글 웃으시더니
더운날에 왜 여기까지 다시오냐며
그러지 않아도 됐었는데... 괜히 미안하네... 말을 흐리시며 기분좋게 반응해주셨다.
그래서 다시 내가 설명을 잘 해드렸고
그분의 오해도 완벽하게 풀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곳에 들어갈땐 항상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다음부터는 벗지 말고 들어와도 된다고 하시면서 뜻밖의 작은 혜택까지 주셨다.
그리고 문 앞까지 마중나오시고 웃으며 안녕을.
후임은 정말 어안이 벙벙해했다.
아까 그렇게 혼내던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착해질 수 있다니.
나는 후임에게 장난식으로 "이게 바로 고객 감동의 실천이다 임마~"라고 농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정말 나는 그 기억이 잊을 수 없는 것 같다.
별 0개의 불만족 고객이 순식간에 별 5개의 최고 만족 고객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시작은 '나의 희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다시 그곳을 찾은 것.
더운 날씨에 자전거 끌고 그 멀리까지 온 것.
공손하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한 것.
혼날 가능성이 큰 것을 알면서 다시 찾아온 것.
아주 사소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했을 것들이지 않았나 싶다.
앞서 말한 포시즌과 페댁스, 스타벅스의 사례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든 감동의 시작엔 '희생'이 있었다.
단순히 웃음과 공손한 말로 대하는 것을 넘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만한'
'꼭 하지 않았어도 될'
'정말 귀찮은 일'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우리가 일본에서 감동을 받는 이유도
도대체 왜 90도로 굽히지 않아도 될 사소한 일에 90도 인사를 하는거지?
저 사람은 별 잘못도 없는데 나에게 왜 저렇게 엄청나게 미안하다고 하는거지?와 같은 이유인데
모두가 희생이다.
사소해도 90도 인사를 하고,
내가 잘못한게 적어도 계속 죄송하다고 고개숙여 사죄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서비스 직원들은 우리 고객들을 위해 희생할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
주어진 임무만 완수해도 돈을 받기에 더이상 나서려하지 않는다.
이는 직원 잘못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잘못이다.
아마 그 직원을 다루는 '윗분들'의 대우 또한 '불만족이 없게 하라' 정도의 수준일 것이고,
직원이 고객을 위해 어떠한 희생을 하더라도 별 칭찬도, 상금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나대지 말거라'며 충고를 받을 수도 있다.
미국 최대의 신발 온라인 쇼핑몰이자 아마존에 거액으로 인수된 '자포스 닷컴'.
사이트 디자인도 별볼일 없고 그만한 쇼핑몰은 누구나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고객은 가족이다'라는 철칙이자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단순한 정책만 보더라도 24시간 고객센터 풀가동, 모든 교환 및 환불 공짜를 찾아 볼 수 있다.
24시간 고객센터를 풀가동 한다면 유지비가 다른 회사 대비 훨씬 많이 들어가고,
아는지 모르겠지만 온라인 쇼핑몰의 반품 및 교환율은 30% 이상에 육박하며
(특히 신발은 더욱)
해당 택배비용을 다 감당하면 수익이 엄청 악화되는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공짜'로 모든 걸 제공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들이 미쳤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마음 편히 신발을 살 수 있게 해주어
최대의 신발 쇼핑몰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들 또한 '헌신'했다.
고객서비스는 거창한 정책과 예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직 고객과 맞닿는 직원. 즉, 사람의 태도와 말, 표정.
그리고 마음으로부터의 '헌신'으로 결정된다.

정말이지, 
그렇다.
과연 어떻게 직원들이 '헌신'하도록 만들 것인가.
아마 당신부터 고객에게 헌신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다르게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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