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엔 도덕성이란 게놈이 없다.

인공지능 길들이기

핵심 요약

생물학적 부재: 인공지능은 파라미터와 아키텍처로 구성된 정보체일 뿐, 대사나 자율복제 등 생명의 본질적 기능을 결여한 비생물이다.

인격화의 함정: 인간이 기술을 생물화하려는 시도는 조직적 합리성이라는 서사 뒤에 인간의 욕망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방패 전략이다.

욕망의 전이: 기술에 도덕성을 심으려는 '인간'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기술 문제의 뿌리에는 결국 수익과 명예를 좇는 인간의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기술을 설명하는 화려한 수식어들 사이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마치 스스로 생각하고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생물체인 양 이야기하며, 그에게 인격의 무게를 지우려 애쓴다. 하지만 내가 마주하는 진실은 차갑다. 인공지능에게 '유전자'가 있다면 그것은 모델에 박힌 파라미터 가중치일 것이며, 그를 둘러싼 아키텍처와 프롬프트는 비유전적 염기서열에 불과할 뿐이다.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공지능은 대사(Metabolism)를 하지도, 자율복제를 꿈꾸지도 않는 완벽한 비생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자꾸 이 기계 덩어리를 생물화하고 '도덕적 인격'을 부여하려 드는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을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간의 비겁함에서 찾는다. '인공지능의 도덕성'(=리터러시)이라는 거창한 서사는 사실 우리 자신의 욕망을 극적으로 가려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패이기 때문이다.


조직적인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기술 비평 뒤에는, 책임을 기계에게 전가하고 그 뒤에서 수익과 명예를 챙기려는 인간의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최초에 '인류의 공존'이라는 성스러운 구호로 시작된 기술의 끝이 결국 돈과 권력의 지속성으로 연결되는 것을 나는 수없이 목격해 왔다. 기계는 죄가 없다. 기계에는 도덕이라는 게놈이 애초에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대상은 기술에 도덕성을 심겠다고 주장하는 '인간' 그 자체다. 모든 사회적 갈등과 기술적 오류의 뿌리에는 반드시 그 설계를 통해 이득을 보려는 인간의 욕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우리는 이제 인공지능이라는 거울을 닦는 것을 멈추고, 그 거울을 들고 있는 우리의 손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닮아가는 것이 두려운가, 아니면 기술 뒤에 숨은 당신의 욕망이 들키는 것이 두려운가?

인간은 심지어 항상 자신에게도 ‘핑계’를 대는 어쩔 수 없는 존재였다.


한 가지 실천하기: "의도 추적하기"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가 '윤리적' 혹은 '혁신적'이라고 홍보될 때, 그 기술 자체를 분석하기에 앞서 그 기술을 세상에 내놓은 기업과 사람의 '수익 구조'를 먼저 살펴보세요. 기술이 주장하는 도덕성 뒤에 어떤 인간의 욕망이 숨어 있는지 발견하는 것이 데이터 심리 전략의 시작입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a90o9ua90o9ua90o.png Generated by Nano Banana "모든 문제는 숨어있는 것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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