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없는 스윙 걸음마 댄서, 프랑스 스윙판을 기웃거리다
항상, 스윙하라
굳이 프랑스 빠리를 보여주는 많은 영화나 예술작품의 예를 들지 않아도, 빠리는 그냥 멋있다. 우리네 일상과 아주 동떨어져 있는 듯 하면서도,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한방을 날린다. 무심한 감각이 넘쳐나고, 만연된 감미로움이 사방에 널려 있다.
그래서 '빠리에서 스윙을' 춘다는 건, 곱절로 로맨틱하다. 어떤 예술이든 빠리가 예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빠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애정이 들어간 예술이 빛나는 건 당연하다. 스윙의 황금기를 일군 도시답게 스윙은 여기저기 살아 있다. 비록 우리나라만큼 매일 소셜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거의 매일이며, 특히 빠리에선 야외 곳곳에서도 스윙을 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늘 공식적으로 기획되어야, 모든 조건이 완벽해야 파티가 되는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점인 듯 하다.
세상엔 많은 탄신일들이 있다. 받들고, 기억한다. 의례와 숭배가 종교라 정의한다면, 모든 스윙댄서들에게 프랭키는 어쩜 종교일 수 있다. 하지만, 숭배의 대상이기 보다는 수평적인 공유의 대상인 스윙, 그런 스윙을 그의 생일날 모두가 모여 추는 모습을 린디합의 전도사가 본다면 흐뭇해 할 것이 분명하다. 그의 자서전이 프랑스어, 일어, 중국어로는 출간이 되었는데 한국어로는 아직이라니 세계 스윙씬에서 돋보이는 판을 가진 우리 스윙인들에겐 아쉬운 소식이다.
스윙에 혼을 넣는 마술사, 고든 웹스터. 캐나다 출신의 이 피아니스트는 전 세계를 휩쓸고 다닌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으며 이번 빠리 공연에는 8인조 풀밴드를 구성해서 연주했다. 기타가 빠진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워낙 고든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서 공연 내내 기타의 부재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 분수처럼 뿜는 열정으로 댄서들과의 호흡도 유지하면서 밴드를 지휘하는 모습이 가히 인상적이였다. 7월에 이미 매진된 제주 스윙 캠프(Jeju Swing Camp)에도 온다고 하니, 어떤 구성으로 어떤 호흡을 보여 줄 지 기대된다.
Gordon Webster Band in Paris
http://blog.brotherswing.com/gordon-webster-a-paris/
빠리가 그간 문화적으로 소외되었던 동북지역인 19,20구에 현대적인 라 빌레뜨(La Villette) 공원을 만들고, 그곳으로 국립 오페라단, 국립 무용단 등 많은 문화단체 및 협회들을 이주시키며 각종 페스티벌 및 문화행사를 만든 그간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는 듯 했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그곳에 자리한 복합문화 공연장, 꺄바레 쏘바쥐(Cabaret Sauvage)에서는 스윙 파티가 열렸다.
춤추기엔 완벽한 바닥은 아니였지만, 원형으로 중앙무대와 그 테두리로 한계단 높은 또다른 원형을 갖춘 곳이다. 가장자리에는 댄서들이 쉬고 관람할 수 있는 푹신한 벤치들이 있지만 모든 자리에 테이블이 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스윙바와는 달리 개인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곳이나 탈의실이 없었고, 무엇보다도 약한 에어콘과 선풍기의 부재로 파티가 시작된 이후로는 내내 무더위와 싸워야 했다. 극한 무더위를 만날 일이 별로 없는 이곳 프랑스의 기후 때문에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물 반입 금지. 따로 물을 마시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음료는 사먹어야 했다. 물론 바에서 물을 요청하면 마실 수는 있지만 붐비는 인파로 그것마저 쉽진 않았다. 누가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라고 했나? 물과 담배 인심은 아직도 우리나라를 따라 올 곳이 없는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 까호 뒤 땅쁠르(Le Carreau du Temple)와 함께 빠리 스윙씬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스윙장이라고 생각한다.
리더와 팔뤄간 에티켓과 복장, 테크닉이 좀 더 중시되고 대다수가 20-30대라는 연령대 특징이 뚜렷한 한국과는 달리 빠리 스윙 파티의 분위기는 실버스윙을 연상케 할 만큼 다양한 나이의 댄서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 스윙댄서들의 필수품인 스윙화를 신은 사람이 절반도 되지 않았고, 복장은 상급자일 수록 갖춰 입은 듯 했다. 또한 한국에 비해서는 모르는 사람과의 소셜이 조금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짝을 맞춰 참석하고 그렇게 리더와 팔뤄가 지속해서 추는 경우를 제법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누구도 그닥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즐기는 것이 가장 큰 목표점이기에. 그저 스윙할 뿐.
프랑스 빠리 소셜 정보
빠리의 스윙씬은 다시 서서히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젊은층의 유입과 기존 장년층의 조화로 새롭게 유행을 타는 모습이다. 얼마전, 프랑스의 유력 신문인 르몽드와 르피가로가 스윙열풍을 다루기도 했으니 말이다.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어쨌든 모든 스윙댄서들에게 빠리는 스윙 핫스팟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멀다. 스윙의 길처럼 말이다.
떠나기 직전, 3일 동안 발보아를 지겹도록 출 수 있는 '빠리 발보아 위크앤드'의 2일째 파티에 초대 되었다. 바로 그날 라이브 연주를 하는 'Mama Shakers'의 유일한 초대손님으로 말이다. 어떻게? 이 대박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어느 화창한 날, 뽕피두 센터 앞을 지나다가 트럼펫 소리를 들었고, 반조를 들었고, 허스키하면서도 발랄함으로 무장한 보컬을 들었다. 두명이었다. 눈을 뗄 수 가 없었다. 그들의 버스킹이 끝나고 우린 잠깐의 담소를 나눴고, 자신들이 원래는 5인조 밴드이며 곧 발보아 페스티벌에서 댄서들을 위해 연주할 거라고 했다. CD를 사려고 했었지만 없다며 린디합 초보라는 나의 말에 그 공연에 초대할테니 오라고 했다. 난 좋다고 했고, 가서 CD도 선물 받았다.
Angela Strandberg (trompette, washboard et chant)
Ezgi Sevgi Can (clarinette)
Benjamin Stern (banjo ténor)
Adrien Mallamaire (contrebasse)
Baptiste Hec (guitare)
마마 쉐이커스(Mama Shakers)는 5명으로 구성된 프랑스 뮤지션들이며 1920년대를 풍미했던 뉴올리언즈 스타일의 음악을 구사한다. 연말까지 유럽 각지에서 연주하는 빼곡한 그들의 스케쥴이 이미 예사로운 팀이 아님을 암시 했다. 무엇보다도 내 눈과 귀로 5인조 완전체의 음악을 듣고 싶었다.
Mama Shaker Facebook Page
https://www.facebook.com/mamashakers/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댄서들이 대부분이었던 빠리 발보아 위크앤드에서 발보아에 '발'자도 발을 들여놓은적 없던 내게 많은 분들이 눈빛과 요청을 보냈다. 정중히 사양하면서 다음 빠리에 올 땐, 발보아를 장착하고 오리라는 다짐을 했다.
Paris Balboa Weekend
https://www.parisbalboaweekend.fr/
Swing, Always S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