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IRECTORs Sep 22. 2015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머리가 복잡하고 답답할 때,
등산을 하면 좋다지?
그리하여,
그 간 쌓인 복잡한 근심 걱정을 싸들고
운동화 질끈 동여 맨 채
산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오래간만에 오른 중추의 도봉산,
복잡한 마음을 딛고,
한발,
한발,
하안발,
하아,
하,
ㅎ,
ᆞ
어느덧 내 몸뚱이가
천근만근이다.
과연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이 정도면 된 거 아닐까?
돌아갈까?
눈 앞이 깜깜하다.
나의 슬픈 자화상이
갑자기 초라하고 부끄러워진다.
그동안 나의 머릿속을 짓눌렀던 근심 걱정도
결국 욕심이 빚어낸 것이었음을
자학(自虐)후에야 깨닫게 된다.
이제서야 가을산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속 깊이 박혀 빠지질 않던
근심들이 밖으로 하나둘 빠져나온다.
그렇게 빠져나간
텅 빈 마음속 안에
이제는,
붉은 단풍나무가 채워지고,
파란 하늘이 채워지고,
알록달록한 가을이 시원한 바람과함께
내 마음을 채운다.
산에게서 배운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육체는 단지 거들 뿐,
결국 마음이 오르는 것,
오늘 만큼은
登山이 아닌 登心이었음을
머릿속 때를 시원하게 세탁한 기분이다.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