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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억의 밤'
by 장항준 Nov 13. 2017

전국을 탈탈 털다

3화

시나리오와 배우 캐스팅까지 완료 되었지만, 의외의 복병은 따로 있었다. 이들이 살아 움직일 공간을 찾는 것, 그것은 매우 지난한 일이었다. 형제에게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는 새 집, 쫓고 쫓기는추격전을 벌일 골목길과 도로 등 머릿속에서는 선명한 장소들을 현실에서 찾아내야만 했다. 과장을 보태지 않고 전국을 탈탈 털었다. 모든 스태프들이 ‘헤쳐 모여!’를 외치며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긴 회의를 시작했다. 



촬영지를 선별하는 것은 마치 기업에서 서류 전형, 1차 면접, 2차 면접, 최종 면접 순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것과 다름없었다. 다만, 면접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차이가 있었지만. 1차로 스태프들이 촬영한 수 백, 수 천장의 사진을 보고 그럴듯한 공간들을 선택한다. 그리고 선정된 장소를 촬영 감독과 함께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다. 3시간, 4시간 운전을 하고 내려가도 이곳이 맞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건 찰나의 순간이다. 이성에게 첫눈에 반하는 짜릿한 느낌을 주는 장소가 필요했다. 


그렇게 전국을 돌고, 돌며 겨우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으면 그게 1차 면접 합격이다. 감독, 촬영 감독 마음에 들면 끝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촬영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장비들이 필요하고, 수많은 인원들이 수용될 공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기억의 밤>은 비 오는 밤촬영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촬영 장비, 발전차, 살수차 등을 모두 세팅할 수 있어야만 했다. 몇 달 동안 밤낮을 돌고 돌아 겨우 내 마음에도 들고, 장비까지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내면 이제 겨우 2차 면접 합격이다. 촬영 감독과 스태프들 전체가 ‘여기다!’ 하는 곳일지라도 대한민국 전체가 우리 땅이 아니기 때문에 주인의 허락이나 단체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살수차의 물을 흠뻑 뒤집어 쓴, 배우 강하늘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흘러 지나갈 모든 장소들은 단 한 공간도 허투루 선택하지 않았다. 추격이 벌어지는 골목만 하더라도, 강하늘 배우가 달리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인천, 또 왼쪽으로 꺾으면 수원일 정도로 전국 각지를 돌았다. 지금도 영화를 보면, 장소마다 떠오르는 고생담과 추억들이 가득하다.




[EVENT]
영화 <기억의 밤>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님께 궁금한 점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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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영화 '기억의 밤'
<기억의 밤> 영화 감독이자 스토리텔러, 장항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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