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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T Aug 28. 2023

DJ Fleg,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레이킹 DJ

비보이 대회에 빠지지 않는 그 남자

스트릿 컬쳐의 시작에는 DJ가 함께했다. 함께 모여 놀고, 춤을 추고, 랩을 하고, 노래를 할 때 항상 뒤에는 DJ가 있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배틀 행사에 어떤 DJ가 어떤 곡을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댄서의 춤과 관객의 반응이 바뀐다. 훌륭한 저지 만큼이나 DJ의 퀄리티도 중요하다. 배틀 행사 포스터에 DJ의 이름이 결코 빠질 수 없는 이유다.


지금보다 조금은 젊은 시절의 DJ Fleg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DJ는 누구일까?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 DJ의 이름을 빼놓고 말하긴 어렵다. 바로 DJ 플레그 (DJ Fleg). 레드불 BC ONE부터 시작해 아웃브레이크 유럽, 배틀 오브 더 이어, 프리스타일세션, 실버백 오픈 챔피언쉽, WDSF, 마지막으로 올림픽까지. 브레이킹 댄스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행사에 플레그는 결코 빠지지 않는다. 


DJ 플레그는 음악과 브레이킹 앞에 진심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곡을 디깅하고, 유명한 곡을 브레이킹에 맞게 플립하고, 때로는 직접 브레이킹 곡을 프로듀싱하고, 이렇게 쌓인 아카이브를 직접 플레이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브레이킹 댄스에 알맞으면서도 때로는 프레시하게 느껴지는 DJ 플레그만의 시그니처 셋리스트가 완성된다. 



@djfleg



DJ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스킬 이상으로 중요한 건 파운데이션, 기본기다. DJ란 직업은 음악적인 감각도 중요하지만, 감각은 타고나는 것 이상으로 꾸준히 연마하고 가다듬을 때 더욱 날카로워진다. 베테랑이 프레시한 음악을 틀고 있다는 건 좋은 음악을 계속 디깅한다는 의미다.


DJ가 되기 전 플레그는 비보이였다고 한다. 요즘도 인스타그램에 프리즈를 잡는 사진을 올리며 브레이킹에 대한 애정을 표한다. DJ 플레그는 비보이를 하던 때부터 음악을 디깅하는 습관을 가졌다고 한다. 대회장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면 기억해 두고, 다시 찾아들었던 것. 흘러갈 수 있는 일회적인 감상을 기억하고 뇌리에 각인시키며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브레이킹은 결국 춤이고, 춤은 음악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DJ는 풍부하고도 훌륭한 음악 카탈로그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음악을 절묘한 믹스로 연결해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회장의 분위기는 뒤바뀐다. DJ 플레그는 대회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DJ 중 한 명이다. 사람들이 DJ 플레그의 음악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환호하는 이유는 그의 습관과 실력에서 자연스레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생긴 탓일 것이다.  



DJ의 필수품, 턴테이블



중요한 건 결국 음악과 춤에 대한 사랑이다. 사랑이 없다면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없고, 그만큼 깊이 연마하기도 어렵다. DJ 플레그가 비보이들에게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브레이킹 뮤직 믹스셋을 대충 검색해 듣기보다 직접 음악을 찾아 듣기를 권하는 이유이다. 


DJ 플레그는 몇 년 전부터 고향 볼티모어의 메릴랜드에서 음악과 관련된 비영리단체와 함께 일하고 있고, 밴드캠프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기도 했다. DJ 플레그가 음악과 문화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지금처럼 DJ 플레그의 마음이 계속 음악과 브레이킹을 향한다면 앞으로도 그의 멋진 믹스와 플레이를 배틀 현장에서, 영상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댄스 씬에 몸담으며 알게 된 패턴이 하나 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춤과 계속 함께하긴 어렵다는 거죠.”






본 글을 작성한 더트(DIRT)는 스트릿 문화에 기반을 둔 스트릿웨어 컬쳐 브랜드입니다.


https://dirtfromflo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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