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도둑질

상촌면 문구점

by 소정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는 문구점이자 슈퍼였고 분식집이자 오락실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교문 밖을 나서면 이미 친구들은 문방구 앞에서 떠날 줄 모른다.


목욕탕의자에 앉아 오락하는 아이,

입엔 하드를 손엔 과자 봉지를 들고 다니는 아이,

종이 딱지를 한 손에 가득 들고 나오는 아이

고구마튀김을 떡볶이 소스에 묻히고 있는 아이


그들 뒤로 얼씬거리는 아이들도 있다. 오락 한 판 시켜 주지 않을까, 과자 하나 얻어먹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은 아이들이다. 인생 첫 빈부격차를 느꼈던 시절이 아닐까 싶다.(물론, 나는 후자다.)


어느 날 나만 늦게 하교한 날이 있었다.

학교 앞 문방구는 어린 손님들이 한차례 훑고 지나가 한적했다. 가판대에 놓아 주전부리를 보다 나도 모르게 사탕 하나를 슬쩍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두근두근...'

심장이 점점 요동친다. 얼른 이곳을 떠나야만 했다. 뒤를 돌아 문방구를 나가려던 순간,

"야! 너 사탕 훔쳤지?"

카랑카량한 목소리로 나보다 2-3살은 많아 보이는 주인집 누나였다. 냅다 뛰었다. 누나도 나를 잡으러 뛰었다. 문방구 앞 공터를 두어 바퀴 돌다가 나는 포기했다.


"자, 50원."

떨리는 손으로 누나에게 돈을 주고 도망치듯이 집으로 돌아갔다. 50원은 집까지 가는 버스비였다. 30분을 걸어가면서 빨았던 사탕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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