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미완의 글 | 퓨처스톤 V28. 11. 21. 00:10]
과거를 공식적으로 돌아보지 않는
세계의 첫 번째 세대였던 내가 이 글을 남긴다.
이 글을 읽게 될 누군가,
어쩌면 아직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의 후손들이
우리가 저질렀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은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미래는, 특정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해 남겨져야 한다.
누군가가, 혹은 어떤 집단이 미래를 독점하는 순간
인류는 멸망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희망이 거세된 시간이 길어지면,
사람은 어떻게 힘을 잃는지,
그 힘을 잃은 사람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는지를
우리는 이미 수없이 목격했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시간을,
늘 후회하는 사람으로 살았다.
퓨처스톤의 진보,
정확히 말하면 그 업그레이드를 둘러싼 전쟁에
고작 레벨 1.3짜리 인간인 내가 휩쓸렸을 때,
공포는 언어의 범위를 넘어 있었다.
그때마다 나를 붙잡아준 것은, 그녀였다.
그녀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있다.
재스민 향이 풍겨오는 까만 머리칼,
그 머리를 쓸어 넘기며
차가운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서
햇빛을 기다리던 모습으로.
우리는 이별했고,
그 이별은 곧 전쟁의 끝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 나는 그 이별조차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
추억.
아련함.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우리 세대는
마침내 과거를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진짜 미래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과거를 기록하지 않는 세대는 멸종한다.
나의 글은,
이 진실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