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아트 플랫폼, 다이브인 대표 정창윤 인터뷰
여러분은 어디에서 예술을 감상하고 휴식을 경험하시나요?
기존의 예술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더 가까이 몰입형 아트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아트’와 ‘휴식’, ‘공간’을 접목하여 우리에게 색다른 휴식처가 되어줄 공간인 ‘다이브인 아트스테이’는
국내외 호텔과의 파트너십 기반으로 아티스트와 브랜드 이야기를 담아 편안한 하룻밤을 선사합니다.
공간을 통해 도전해 나가는 다이브인의 대표님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질문으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은데요. 대표님을 하나의 공간에 비유한다면, ‘정창윤’이라는 어떠한 것들이 담겨있는 공간인가요?
공간은 하나의 무대라고 생각해요. 무대에 조명, 사운드 음향기기, 소품 등 한 명의 주인공을 빛낼 수 있는 보조들이 모두 세팅된 공간이지 않을까 해요. 오랜 시간 해온 공간 일에 비춰봤을 때, 무대 속에서 빛을 발하려면 주변이 어떻게 보조하는가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에 외부요인을 잘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요(웃음).
다이브인은 아티스트의 작업 환경부터 작품을 경험하는 공간과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몰입형 아트 플랫폼’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을 처음 접하게 된 분들도 계실 텐데 아트모아 독자들을 위해 어떤 공간과 서비스를 운영하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학 졸업 이후 문화예술 분야 무대와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특히,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다이브인 창업 직전에는 브랜드 컨설팅과 부동산 개발/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공간에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매번 새롭고 트렌드를 리드하는 브랜드를 단기 유치하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하기엔 제약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부동산 개발 회사에서 문화예술을 주제로 수익을 낸다는 것은 내부 설득부터 어려웠죠.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했기에 회사와 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발로 뛰면서 먼저 ‘공간’을 주제로 <컨셉 있는 공간>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출간 이후에도 생각하는 것을 구체화하고 싶어 지금의 다이브인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창업하면서 풀어보고 싶었던 숙제는 문화예술 관련 산업이 일차적으로 각각 분산되어 있다고 느껴졌던 것을, 공간을 중심으로 작품의 기획, 판매, 홍보의 과정을 하나로 묶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이브인의 첫 번째 공간은 아티스트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한 데 집약시킨 곳으로 기획해 운영했습니다. 작가의 작업실, 아트숍, 갤러리 그리고 숙박 공간인 아트스테이를 한 건물에 녹여내었죠.
대부분의 작가님은 안정적으로 머무르고 활동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필요하셨는데, 그래서 저희가 작업에서 만든 작품을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아트숍을 같이 만들고, 작품도 전시할 수 있도록 갤러리도 함께 운영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작품을 조금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처음엔 에어비앤비를 기반으로 아티스트의 작품, 조명, 가구 등을 조합해서 숙박과 함께 ‘예술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현했는데요. 이것이 지금 호텔로 서비스를 확장한 ‘아트스테이’라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한 호텔에 아트스테이, 아트숍, 갤러리, 그리고 작업실 형태를 복합적으로 운영하는 공간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다이브인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있으신가요? 그것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코로나 전에는 대부분 외국인분이 주 고객이었어요.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 호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코로나 시기에 외국인분들의 발걸음이 멈추면서 내국인들에게 예술이라는 문턱을 낮춰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요즘 예술시장의 흐름이 아티스트들과 브랜드의 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저희에겐 좋은 기회였죠(웃음). 곳곳에서 예술과의 접점 신호를 반가운 시선으로 보고 있어요.
다이브인과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기준과 자질은 무엇인가요?
아트스테이 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중요하게 염두하고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있어요. 그리고 최소 3년 이상 자신의 작업물을 만들어가면서 전시나 이벤트, 브랜드 협업 등 여러 시도를 꾸준히 해나가시는 분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와 다르게 아트스테이는 손님들이 최소 반나절 이상 공간에 머물면서 작품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공간이기에, 작업에 대한 나름의 기준과 방식이 성립되었다면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시는 분들뿐 아니라 작가님 자신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저희와 작업하기 이전에 작가로서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작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플랫폼 역할이 아니라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성향이 강하다 보니 이런 점을 중요하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트스테이를 보면 방마다 작가의 특색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공간들을 볼 수 있는데요.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과정과 그 과정에서 작가분들과는 어떻게 소통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먼저, 호텔과 파트너 형태로 계약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갑과 을의 입장으로 객실을 인테리어 해주는 비즈니스가 아닌 아트스테이 기획부터 섭외, 개발, 자금까지 다이브인에서 직접 투자하여 전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계약 후에는 호텔의 위치와 주 고객층을 분석하고 기획에 들어갑니다. 아티스트를 염두에 두기 이전에 가장 먼저 기획 방향을 정하고 그 이후에 아티스트 섭외를 진행하는 방식이죠.
이후 작가님들의 성향과 스타일을 파악하고 협업을 위한 많은 소통과 샘플링 과정을 거쳐, 1~2달 정도 구성에 대한 회의가 이루어져요. 이 과정에서 작가님들의 작품 세계를 최대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저희도 많은 의견과 사례를 전해드리고요. 기존에 작업하던 규모의 작품을 공간 전체로 확장하는 작업이기에, 저희는 여러 시안 작업과 물성 테스트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획 방향이 정해지면 구체적인 시공 일정을 정하고 작가님과 현장에서 상호 보완할 수 있도록 밤낮없이 현장을 지키고요. 이 작업은 사람의 ‘손’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가는 작업이기에 필요시에는 저희가 작가님 옆에서 붓질도 하고 설치 작업도 함께 진행합니다.
다이브인 건축, 법률, 디자인, 연출, 호텔 운영, 브랜드 마케팅 각 전문가로 이루어진 스페이스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표님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희가 현장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경험해 보신 분들이면 좋겠어요. 현장만 고집하거나 기획만 해본다고 한다면 다소 어렵죠(웃음). 그리고 저희가 올해부터 감사하게도 해외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해외에서의 근무 경험이 있거나 언어 소통에 있어 거리낌이 없는 분들이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요즘 공간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요즘에 들어서 예술을 공간에 접목하려는 경우가 많이 보이긴 해요. 예전에는 력셔리 브랜드에 한해서 아티스트랑 협업을 많이 했다고 봐요. 예를 들어 쿠사마 야요이 작품의 경우도 그렇죠. 지금은 누구나 상관없이 아트와 접목한 공간들이 확장되어 가는 게 보이고요. 예상으로는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대표님의 쓰신 책 <컨셉 있는 공간> 마지막 목차가 ‘처음 온 사람도 팬이 되는 곳’이던데, 다이브인을 찾는 이들이 공간을 잘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익숙한 포인트가 꼭 필요해요. 그게 향이 됐던 인테리어 소재나 재료이던 무언가의 익숙함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만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을 처음부터 보여주기보단 익숙한 요소를 먼저 내세우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대표님이 공간에 몰입하셨던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큰 영감을 주었던 곳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봉 마르쉐 백화점인데요. 한국은 각 브랜드의 쇼룸이 디스플레이된 형태라면 봉 마르쉐는 백화점 중앙이 뚫려 있고 거기에 거대한 설치미술이 있어요. 그리고 백화점 외관에는 중앙 설치미술의 작은 버전이 백화점 건물 외관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요. 그래서 밖에서 보고 자연스럽게 백화점으로 들어가게끔 유도하고 있죠.
또 단순 설치에만 끝나는 게 아니라 작가님들이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기획 작품이나 상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처럼 접근하는 방식인데, 단순 백화점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죠. 백화점 자체가 큰 규모임에도 4~5개월마다 아트웍이 바뀌기 때문에 젊은 고객층분들의 방문도 잦고 관람객분들의 발걸음도 끊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는 ‘이솝’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어요. 지역에 따라 매장 컨셉이 바뀌는 것으로 유명하죠. 이솝은 매장 위치를 선정하는 것부터 공간 디자인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 장소나 지역에 있는 특정 요소를 매장의 컨셉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가장 먼저 염두에 두며 다양한 현지 아티스트분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져요. 그래서 한국에 이솝 매장이 가로수길 한 군데밖에 없던 시절에는 일본, 상해 등 가까운 아시아 이솝 매장을 돌아다니며 공간을 경험했습니다.
문화예술에 종사하거나 희망하는 많은 분께 갖춰야 할 역량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예술을 공간에 접목해서 풀어가는 흐름은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보거든요. 해외에서 워낙 잘하는 사례들이 많아서 인사이트를 다양하게 열어두고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보이는 게 중요하지만, 시각적인 요소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오감을 기준으로 다양한 관점으로 보려는 시도와 의지가 있으면 좋겠어요. 다방면으로 경험을 많이 하다 보면 결국 언젠가는 다 모이더라고요. 저희가 그랬고요(웃음).
특히,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으신 분들께는 지금의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그대로 따라가시기보다는 왜 그런 기준들이 만들어졌는지 정보를 찾아보는 시도를 직접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본인보다 앞서 현업에 계시는 분들께 많이 질문하시면서 작업해 나가시면 풍성한 시각을 가진 기획자 혹은 아티스트로 성장해 나가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2025년의 목표와 행보도 궁금합니다.
아트스테이 개발과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요. 저희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공간과 예술의 만남의 결괏값이기도 하고요. 실제로도 저희가 만든 아트스테이에 머무신 분들의 만족도가 높아, 지방에도 확장하고 더 나아가 해외로 진출해 활발하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에요. 올해는 저희 첫 해외프로젝트인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호텔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다이브인 아트스테이를 만나보실 수 있고요. 2025년에는 프랑스와 베트남에서 다이브인 아트스테이를 만나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 세계 어디든 여행하면서 머물러야 하는 숙박공간에서 다이브인이 전하는 아름다움을 가까이 만나실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나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