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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명다양성재단 Dec 05. 2023

[실천생태학] 6강 똥 생태학

성민규, 박지연 연구원 ; 똥 예찬론자들의 똥 이야기

물살이들을 '지킬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물들이연구소 대표이자 민물고기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인 성무성 대표님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실천생태학은 환경재난과 기후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우리의 일상(실천)과 환경(생태)과의 관계를 배우고, 이를 통해 삶을 꾸려나가는 새로운 전제를 확립해 일상을 바꿔나가기 위한 실천적인 공부의 과정입니다. 생태학적 지식의 갖춤과 우리 삶에서의 행동 실천 두 가지를 모색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실천생태학 6강 '똥 생태학'은 똥 예찬론자인 생명다양성재단의 두 연구원이 똥 생태학과 인문학 강연을 맡았습니다. 냄새나는 더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똥. 그 더러운 이미지 때문에 '똥'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 조차 금기시되곤 하는데, 강연을 맡은 생명다양성재단의 두 연구원은 알고보면 이 더러운 똥에서 생태적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보물같은 똥'

성 연구원은 우리가 더럽고 천하게 여기는 똥들이 박물관에 전시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고대 바이킹들이 싼 똥이 보존되서 화석으로 남은 것, 그리고 중세 유럽 사람들의 공동화장실의 똥통이 통째로 보존된 것. 이들은 단순히 오래 되어서 박물관에 보존, 전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똥들을 분석 관찰한 결과 역사 속의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먹었고 식습관이 어땠는지, 앓고 있던 병은 무엇인지, 장 내 미생물들의 생태계는 어떤지 등 수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고대인들의 똥만이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 야생동물의 똥도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고대인의 똥을 보고 고대인들의 생활양식을 알 수 있듯이, 야생동물의 똥을 보고도 이 동물의 먹이가 무엇인지, 어떤 종이 해당 서식지에 사는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떤 개체인지, 수컷인지 암컷인지 등 수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똥'을 보고 정보를 얻는 능력은 인간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있었던 능력입니다. 우리가 수렵채집인으로 살고 있을 때, 야생동물의 똥을 빨리 찾아내고 그 똥이 주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주변의 위험한 동물을 빨리 인지하고, 사냥할 수 있는 사냥감을 추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인간은 '똥 찾기'를 위해 야생동물이었던 늑대를 개로 길들이기까지 합니다. 개가 인간에게 가축으로 길들여진 것은 다른 모든 가축들과 아득한 시간 차로 가장 먼저 일어난 일입니다.




'모두의 보물'이었던 똥

사실 박물관의 오래된 똥이나 야생동물 똥처럼 특수한 똥이 아닌 우리 누구나 생산해내는 똥도, 원래는 모두의 보물이었습니다. 우리가 땅과 관계를 맺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되었죠. 비료가 투입된 곳과 투입되지 않은 곳의 농업 생산량 차이는 어마어마하기에, 농경사회에서 똥은 곧 돈과도 교환이 가능한 '환금성'있는 자산이었습니다. 농경 문화 바탕의 동아시아 3개국(한,중,일)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화장실 귀신(측신)' 을 섬기는 전통은 상징적으로 '똥'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이었는지 보여주는 문화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똥을 귀히 여기던 가치관은 근대화와 함께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1778년 박제가의 '북학의'에서 인용한 이 문구 "똥을 버리는 것은 곧 수만 섬의 곡식을 버리는 것과 똑같다", 1884년 개화기 김옥균의 '치도약론'에서 인용한 이 내용 "사람의 똥이 길에 가득하니 이것은 두려운 것이다" 을 대비해 보면 똥을 곡식과 같게, 똥을 황금처럼 여기던 가치관이 순식간에 똥을 두렵고, 더러운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으로 대체된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똥을 다루는 방식?

이렇게 근대화 물결의 더러운 것(비위생적인 것) / 깔끔한 것(위생적인 것) 이분법적인 위생 담론은 똥에 담긴 정보의 가치, 땅을 비옥하게 하는 영양분 순환의 가치를 지워버리고 '위생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똥을 처리하는 방식이 어떠한가요? 수 리터의 깨끗한 물과, 나무를 베어 만든 휴지와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버립니다. 하수 처리장에서는 이 오물을 정화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와 처리비용을 지출하며, 잔여/누출된 오물들은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기도 합니다.



다시 똥을 '귀하게'바라보는 관점으로 돌아가면, 우리가 늘상 배출하는 똥도 땅을 비옥하게 할 수 있고, 그 자체로 에너지화 할 수 있는 생태적 순환의 잠재성을 품고 있는 것. 우리는 이 잠재성을 제거하고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태 화장실이라는 훌륭한 대안 화장실 체계도 있지만 집집마다 하수 시스템에 연결된 도시에 살면서 이런 대안 체계를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당장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 기후위기, 생태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현재의 생활 양식을 모두 생태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비단 화장실 문제 뿐만 아니라 더 커다란 그림에서 많은 사람들의 의지와 바램으로 그런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






직접 수집한 야생동물의 똥을 선보이며 강연중인 박지연 연구원



야생동물의 똥을 만나며 똥 예찬론자가 되다

성 연구원의 발표에 이어서 또 한 명의 똥 예찬론자, 박지연 연구원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박 연구원은 먼저 야생에서의 똥을 만난 경험을 나누며 본인이 '똥 예찬론자'가 된 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수라갯벌'에서 야생동물들의 똥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간척지가 되어 수많은 생명들이 삶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마감한 곳. 그러나 그 곳에 가득했던 삵똥, 고라니똥, 멧돼지 발자국 등 동물들의 흔적을 보고 이 곳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수라갯벌을 생각하면 이전에는 말라죽은 조개들이 무덤을 이룬 모습, 집단 폐사한 상괭이 떼의 모습 등이 떠올랐는데 다양한 동물들의 흔적을 보고 나니 그래도 이 동물들이 잘 살고 있구나 하는 희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서면 이들의 서식지가 또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동물들은 인간의 언어가 없는 대신 똥을 포함한 다양한 흔적들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수라갯벌에서 만난 야생동물들의 똥을 시작으로 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똥이, 그리고 흔적들이 좋은 언어가 될 수 있겠다. 그 말을 배우고 싶다 라고 생각하며 똥을 공부하게 되었다는 박 연구원. 똥으로부터의 단서를 통해 그들이 어디 살고, 뭘 좋아하고, 성격, 특징이 어떤지 알게 되었습니다.



너구리 흔적

- 개과 동물인 너구리. 너구리는 야행성인데 낮에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너구리는 발자국에 발톱이 찍힙니다. 발자국은 가운데 세로줄을 그어놓고 봤을 때 좌우가 대칭이고 발가락이 4개인데 가운데 두개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왼쪽이 앞발이고 오른쪽이 뒷발인데 앞발이 살짝 넓습니다.

너구리 똥- 아래는 100미터 높이의 낮은 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아래 오른쪽은 강변 모래톱에서 발견한 것. 너구리는 숲 안쪽보다는 논밭, 강가 같은 숲 가장자리 혹은 도시 근처에서 삽니다. 너구리는 똥자리를 만들어서 한 곳에서 수십차례 똥을 모아서 누는 습성이 있습니다. 여러 너구리가 공용으로 사용하는데 이를 ‘분장’이라고 합니다. 너구리에게 분장은 다른 너구리들과 의사소통을 나누는 장입니다. 너구리는 후각이 잘 발달된 동물이라 냄새를 통해서 다른 너구리 몸상태도 체크하고 발정기인지 여부도 체크하고 성별도 체크합니다.

(c)박지연


야생에서 똥을 만나면 냄새를 맡아보고 내용물이 뭔지 해체도 해봅니다. 잘 굳어 있는게 있으면 샘플로 채집도 해옵니다. 너구리 똥은 누린내 같은 지독한 냄새가 납니다. 너구리 똥을 보면 곡물이 있을 때도 있고, 깃털, 작은 뼈, 비닐 봉지 등 정말 여러가지 것들이 나옴. 너구리는 아주 다양한 것들을 골고루 먹습니다. 포유류 중에서 먹이적응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데, 식물의 열매, 뱀, 곤충, 양서류, 새, 쥐, 물고기 심지어 쓰레기까지 발견됩니다. 그래서 너구리를 생태계의 청소부라고도 합니다. 다른 동물이 사냥한 후에 먹고 남긴 고라니를 먹기도 하고 병에 걸렸거나 다쳐서 죽은 동물 등을 다른 너구리를 먹기도 합니다. 다리가 짧고 행동이 재빠른 편이 아니라서 후각에 의존해서 사냥을 하긴 하는데 그보다는 야생의 청소부 답게 주어진 공간을 샅샅히 뒤져서 먹이를 구합니다.



삵 흔적

 삵은 고양이과 동물입니다. 우리나라 고양이과 동물 중에 몸집이 가장 작습니다. 고양이와 비슷하거나 살짝 작은 정도라고 합니다. 삵은 고양이와 달리 귀 뒤에 흰색에 가까운 반점이 있습니다. 이런 흰색 반점은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에도 있습니다. 삵은 발톱을 숨길 수 있어 발자국에 발톱자국이 안찍힙니다. 발자국은 4개인데 좌우 대칭이 아닙니다.


삵똥. 길에 잘 보이는 곳에 똥을 누며 건조한 모래 등 위에 누는 편입니다. 삵은 주로 논밭, 강을 끼고 있는 낮은 지대 풀밭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똥을 해체해보면 털이랑 작은 뼈가 제일 많습니다. 삵은 쥐 같은 설치류, 작은 새를 주로 잡아먹습니다. 물고기도 곧잘 먹습니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해서 물에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지만 삵은 헤엄도 잘치고 그곳에서 사냥도 합니다. 

(c)박지연



담비 흔적

담비는 족제비과 동물로 2-3마리씩 무리지어 다닙니다. 삵과 더불어서 우리나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담비는 협공으로 사냥합니다. 담비라는 국명이 ‘떼로 공격해서 달려듦’이라는 말샘에서 나왔으며 덤비-담비 이렇게 변모한 것입니다.

발가락이 다섯개이고 수달 발자국과 비슷합니다. 이것이 어디서 발견되었는지, 즉 산속인지 물가인지를 따지고, 결정적으로 물갈퀴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고 둘 사이의 발자국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발자국 위에 있는 것은 담비의 발톱자국입니다. 담비는 발톱을 손질할 때나 경쟁 동물의 영역 표시가 있을 때 나무를 발톱으로 긁거나 이빨로 물어뜯기도 합니다.


담비똥 입니다. 담비는 길 옆에 있는 1미터 정도 되는 바위나 쓰러진 나무 위에 똥을 누는 습성이 있습니다. 나무 아래 있는 똥은 나무에 올라탄 채로 똥을 눈 것입니다. 담비는 자신의 항문샘을 돌이나 나무에 문질러서 분비물을 일부러 묻히는 행위를 합니다. 다른 개체와의 어떤 복잡한 행동생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박지연


샘플 똥들은 모두 깊은 산 능선에서 발견했습니다. 2015년에 나온 논문을 보니까 겨울철 담비의 서식지 내 이동과 영역표시는 능선에서 이루어지지만, 먹이활동은 주로 사면과 계곡부 및 산림 가장자리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담비는 큰 산과 이어진 숲 안쪽에 살며 우거진 숲을 좋아하고 나무도 매우 잘 탑니다. 모두 겨울에 찍은 것인데 고욤씨가 대부분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욤은 작은 야생 감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겨울 똥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고욤같은 경우는 겨울이 되어도 가지에 매달려 있어서 나무를 잘 타는 담비에게 겨울에 좋은 먹이가 됩니다. 담비는 다래도 굉장히 좋아하고 버찌, 오디 등 단맛나고 과즙이 있는 열매를 선호하며 꿀도 좋아합니다. 말벌, 땅벌 이런 곤충이나 새도 잡아먹습니다.


똥을 보면 잡아먹은 동물 털이 꼬여있기도 합니다. 주로 청솔모, 쥐를 먹는데 멧돼지, 노루, 고라니를 사냥해서 먹기도 합니다. 담비가 한국 산림 생태계 먹이피라미드에서 대형 초식동물의 천적이 되어 생태계 조절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족제비& 수달의 흔적

- 족제비. 족제비는 담비보다 훨씬 작은 동물입니다. 발자국 크기가 100원짜리 동전만합니다. 똥 크기도 훨씬 작고 얇습니다. 족제비도 역시 길 옆에 길이 40cm 안팎의 돌 위에 똥을 누는 습성이 있습니다. 쥐를 주로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농촌 마을 근처에 많이 서식합니다. 쥐를 많이 잡아서 저장해 놓고 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쥐 뿐만 아니라 새, 곤충, 다래, 오디 버찌 등도 먹습니다.

- 수달. 수달도 족제비과에 속합니다. 국내 수중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수달은 주로 물가 주변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살기 때문에 발에 물갈퀴가 있습니다. 수달은 육지생활을 하다가 물로 들어간 진화과정의 동물이어서 물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틈틈이 물 밖으로 나와 허파로 숨을 쉬고 차가워진 체온을 높여야만 합니다. 수달은 입 주변에 예민한 털로 물의 파장을 감지해서 물고기를 사냥합니다. 긴 몸은 물속에서 헤엄치기 좋습니다. 다리가 짧고 꼬리가 길어서 땅에서는 움직임이 둔한 편입니다.

아래는 수달똥 입니다. 수달도 똥돌 위에 똥을 누는데, 똥돌이 없으면 모래를 쌓아 올려 놓고 그 위에 누는 습성이 있습니다. 수달은 완전한 육식성 동물로서 똥에는 물고기, 개구리의 뼈 이런 것들이 주로 나옵니다. 수달은 물고기가 있고 새끼를 키울 굴이 있어야 최소한의 서식지 요건이 충족됩니다. 굴이 없을 때는 갈대를 엮어서 새둥지 같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키우기도 합니다. 



하늘다람쥐 흔적

- 하늘다람쥐. 하늘다람쥐는 나무 위에서 살며 활동합니다. 나무도 잘 타고 저 앞발과 뒷발 사이의 비막을 펼쳐서 높은 나무에서 활공을 해서 나무 사이를 이동하기도 합니다. 둥지를 중심으로 일정하게 이동하는 나름의 활공길이 따로 있습니다. 

(c)박지연

하늘다람쥐 똥입니다. 보여드리는 샘플 모두 모두 깊은 산골짜기에서 발견했습니다. 저렇게 나무가 갈라진 틈이나 나무 밑동치에 똥을 쌉니다. 똥은 5mm를 넘지 않습니다. 주로 갈색이고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갓 눈 똥의 색으로 그때 그때 먹이를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무 겨울눈을 먹고 똥을 싸면 똥이 연한 연두색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하늘다람쥐는 활엽수의 순과 열매를 먹습니다. 주로 오래된 활엽수림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멧돼지 흔적

- 멧돼지. 발자국을 보면 뒤에 며느리발톱이 있습니다. 발자국 너비가 7cm를 넘으면 몸무게가 100kg가 넘는 성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냄새도 굉장히 강하고 양도 많습니다. 멧돼지똥은 덩어리 덩어리가 연속으로 붙어서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멧돼지는 긴 입으로 땅을 넓게 파서 먹이를 찾아냅니다. 잡식성이지만 초식을 주로 합니다. 칡뿌리도 캐먹고 봄나물도 뜯어먹고 밤, 도토리 이런 것도 먹는데 껍질은 안 먹습니다. 멧돼지가 땅을 파헤치는 행위를 루팅이라고 하는데 스웨덴의 한 연구에서는 루팅으로 인한 식물 종다양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아래 첫 사진은 멧돼지 진흙목욕탕입니다. 자세히 보면 근처에 발자국이 있는 경우도 있고 결정적으로는 주변에 베개목이 있습니다.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같은 진이 나오는 나무를 베개목으로 삼습니다. 멧돼지들은 진흙목욕을 한 다음에 진흙이 마르기 전에 베개목으로 가서 송곳니로 나무 껍질에 상처를 냅니다. 그러면 진이 나오는데 거기에 몸을 비비는 행동을 합니다. 이런 진흙목욕은 기생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또 이 과정에서 털에 붙어 있던 식물의 씨앗들이 떨어지면서 종자를 산포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노루, 산양 흔적

- 노루. 엉덩이 털이 하얗습니다. 수컷한테만 뿔이 있고 뿔은 해마다 빠지고 새로 납니다. 겨울부터 봄까지 뿔이 자라다가 여름에 짝짓기 할 때 최상의 뿔 상태를 뽐내고 나서 늦가을에 뿔이 떨어집니다. 옆의 나무 사진은 노루의 뿔질 흔적. 노루는 고개를 숙여서 뿔질을 하기 때문에 약간 아랫 부분에 흔적이 남습니다.

아래는 노루똥입니다. 노루, 고라니, 산양 모두 비슷한 모양인데, 초식동물의 전형적인 모양을 띕니다. 고라니, 노루, 산양같은 초식 동물은 몸에 필요한 광물질을 섭취하여 여러 풀들의 독성을 해독하기 위해 특정 성분을 많이 포함하는 흙을 먹을 때도 많습니다. 노루는 숲과 풀밭 경계 지역을 좋아하고 고라니보다는 숲 안쪽에 삽니다. 반면 고라니는 논밭 근처나 물이있는 땅을 좋아합니다. 노루는 풀이나 나뭇잎, 나무 줄기, 나무 순을 뜯어 먹거나 끊어서 먹기 때문에 먹었던 흔적을 보면 단면이 거친 편입니다.


- 산양. 산양은 암수 모두 뿔이 있으며 빠지지 않고 해마다 조금씩 계속 자랍니다. 걸을 때는 두개의 발굽이 찍히는데 뛰거나 눈 위를 걸을 때 며느리 발톱이 같이 찍힙니다. 옆의 사진은 산양이 뿔질한 것. 뿔질로 영역표시를 하고 의사소통합니다.

아래는 산양 똥. 똥자리를 따로 두어 수북하게 쌉니다. 주로 똥자리의 위치는 앞이 탁 트이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나 바위 처마 아래입니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있다 보니 몇년 동안 똥이 썩지 않고 쌓여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산양의 서식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산양은 바위가 험한 산악지대로 겨울에 매우 춥고 눈도 많이 내리는 지역에 살아갑니다. 

(c)박지연

이상으로 실천생태학 6강 ‘똥 생태학’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음은 ‘물살이 생태학’입니다. 물살이들을 '지킬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물들이연구소 대표이자 민물고기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인 성무성 대표님의 강연이 펼쳐집니다.


강연|  

성민규, 박지연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기록|  

성민규, 박지연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생명다양성재단|

생명다양성재단은 생물과 환경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과학을 바탕으로 자연 및 환경 문제를 올바로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2013년 설립된 공익 재단법인입니다. 환경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학적, 사회적, 문화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누구나 환경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삶 속에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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