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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May 14. 2021

딸이 말했다. "엄만, 천재야."

"올려진 포스트를 보고 어떻게 시詩가 나와? 난 아무리 봐도 안 나오는데?"

"그냥 나와."

"엄만, 천재야."

그냥 나온다는 내 말에 딸이 한 말이다.

"천재가 다 얼어 죽었네."

내가 한 말인데 시詩 잘 쓰시는 분들이 들으면 분명 웃으실 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의 글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써지는 것이 시처럼 읽힐 뿐인데...

"나는 사진이 좋다는 생각은 하지만 시는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감성이 메말랐나?"

사실 막내딸은 초등 3학년 때 동화도 지은 아이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그때 지은 것들이 없어져서 찾을 수가 없다. 백일장에 나가면 운문부 산문부 상을 다 받아 왔을 정도로 시도 잘 짓고 글도 잘 던 아이였다. 중학교 때에는 친구들과 아이돌인 HOT 팬 만화책도 만들어 판매할 정도로 문예활동을 잘하던 아이다.

 브런치에 관심을 갖고 내게 브런치를 하라고 적극적으로 권하면서 용기를 팍팍 심어준 사람도 막내딸이다. 오늘은 엄마는 천재야 라면서 또 날 웃음 짓게 만든다.

막내는 거의 독학으로 러시아어를 하고 유튜브에 올라오는 러시아 노래 중 좋은 것은 번역해서 들려주기도 하고 러시아 친구들과 하루에 한 번씩 대화를 하며 놀기도 한다.

'엄마, 내가 러시아 말을 잘한다고 해서 천재가 아니고 그냥 언어에 흥미를 느껴서 잘하는 것뿐이야. 내가 남들에게 러시아 말을 가루칠 수는 있지만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은 못하겠지? 엄마도 시를 짓는 강의는 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다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잖아? 그냥 나오는 거야라고 말하잖아. 물론 형식이라든가 어떤 마음으로 써야 한다는 것 까지는 말해 줄 수 있지만 느끼는 감정까지는 어쩔 수 없다는 그것, 그것이라고. 나도 러시아 말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훈련을 반복하면 된다고 까지는 말할 수 있지만 그 외의 것은 개인의 역량이라는 거지. 그래서 엄마는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면 그냥 나오니까 천재라는 거야."


강아지가 지나가다

"뭐래?" 하며 힐끗 쳐다볼 것 같다.

그래서 웃었다. 딸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엄마를 추켜세우고 잘하길 믿는 것이다.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것인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기에 고맙다. 그러면서 댓글 모음을 써보라고 권하기에 올려 본다.


 @내가 꿈꾸는 그곳 작가님의 글들을 읽다 보면 남미의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과 이탈리아 피렌체, 바틀 레타, 미켈란젤로 광장 등의 사진이 많이 올라오는데 글과 사진을 보고 댓글을 올리게 된다.

부인과 코로나로 인해 생이별 속에서 반년 넘도록 혼자 지내시면서 올리는 글들이 가슴이 짠해 오기도 하면서 댓글을 달다 보니 어느 땐 본문에 넣어 보관도 하시는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시기도 한다.

인연인지 또 작가님은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라신 분이시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나와 이런저런 연유로 동질감을 느껴서 마음이 더욱 그런가 보다.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2. 2021

@안신영
우와.. 작가님 너무 멋지십니다. 저의 브런치에서 이런 느낌을 내려주시다니요.

"보랏빛 초초와 하늘의 흰구름이 두둥실~
그 길을 걷고 싶어라.
하늘을 바라보며 높은 산의 기운을 받으며
한없이 걷고 싶어라~
허리 숙여 초초와 말도 건네며
뚜벅뚜벅 걸어가리라.
코로나도 잊고 마스크도 벗어 버리고
무작정 걷고 싶어라~"

잘 간직할게요. 작가님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알림 창에 여러 곳을 방문하셨더군요. 준비해 둔 글 발행 후 다시 찾아뵐게요. 넉넉한 오후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또 뵐게요. ^^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알림 창에 여러 곳을 방문하셨더군요. 준비해 둔 글 발행 후 다시 찾아뵐게요. 넉넉한 오후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또 뵐게요. ^^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8. 2021

@안신영
와 작가님.. 감동입니다. 작가님이 내려놓으신 고운 글을 다음 편에 인용하고 싶습니다.
그냥 댓글로 남기기엔 너무 아까워서요.

"물비늘이 반짝이는 한가운데의 날씬한 배는 누군가의 꿈을 향해 있을 터이고
알록달록 올망졸망 줄지어 있는 배들은 언제쯤 출격을 하나 기다림 속에 꿈이 부풀어
마치 오리들이 소풍 나와 뒤뚱뒤뚱 걸어가는 듯하네요.
세 자매인지 세 형제인지 정답게 손잡고 바닷물에 출렁이며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아~ 세상은 살만하여라.

어떻게 바다의 삼각주가 저토록 노랑으로 초록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인지
조물주의 희롱은 끝나지 않는구나.
하얀 솜이불 같은 구름이여 우리의 소망도 담아 하늘로 두둥실 데려가다오.

코로나는 가거라. 굿바이 하자꾸나.
누구도 너를 반기는 이 없으니 이제는 안데스 산맥 저만치로 꼴깍 넘어 가주려무나.
아무도 너를 부르지 않으리, 섭섭해하지 않을게. 너 좋은 세상으로 가주지 않겠니?"

포스트 속의 풍경과 나누신 대화가 아름답습니다.
고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작가님, 꾸벅! ^^



안신영 Apr 10. 2021


덕구가 행복했을 거예요.
덕구의 독백이 애절하기도 하고 간절함에
눈물이 맺히기도 하네요.
작가님께서 덕구의 마음으로 바라본 세상이 맞을 거예요.
감정이입으로 한참 멍 때렸습니다.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0. 2021

@안신영
참 아름답습니다. 작가님의 가슴에 환한 등불이 켜진 듯 감성이 철철 넘치시군요. 호야에게 주고받은 사랑의 모습이 그럴 거고요. 사람한테 상처 받은 분들 모두가 그런 심정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


안신영 Apr 12. 2021


어쩌자고 그토록 볼 빨간 웃음으로
나를 유혹한단 말이냐
어쩌자고 하늘하늘 가녀린 몸짓으로
나를 부른단 말이냐

이생에서 못 이룬 꿈은
하늘 너머 아스라이 보내자꾸나
철로 따라 떠나는 인생 여정이여
여로 따라 순정 다해 따르고픈 양귀비여라~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2. 2021

@안신영
와 작가니임~ 가끔씩 내려놓으시는 댓글이 곧 시가 되고 노래가 됩니다. 그 짙은 감성은 세상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에서 뿜 뿜 풍겨져 나왔을 거 같습니다. 그대로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어쩌자고 그토록 볼 빨간 웃음으로
나를 유혹한단 말이냐
어쩌자고 하늘하늘 가녀린 몸짓으로
나를 부른단 말이냐

이생에서 못 이룬 꿈은
하늘 너머 아스라이 보내자꾸나
철로 따라 떠나는 인생 여정이여
여로 따라 순정 다해 따르고픈 양귀비여라~"

넉넉한 저녁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또 뵐게요. ^^


안신영 Apr 20. 2021


우리의 풍경이 오밀조밀한 정겨움이 묻어나지요. 정말 그림 같은 곳이네요.
말 그대로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저 기와집은 정자가 맞나요?
기가 막힌 곳에 자리했네요.
작가님께서도 좋은 자리 찾아서 스케치할 수 있도록.... 안목은 말해서 무엇하리~~~

작가님~
매일 사진첩 들여다보시느라 피곤 치는 않으신지요?

잠시 그곳도 무릉도원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언뜻 듭니다. 선계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합니다~


안신영 Apr 27. 2021


작가님께서는 지금 깊은 꿈나라 여행 중에
저들 부자를 만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표현하신 말씀대로 저들 부자는 천사가 맞을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여행하신 남미의 자연과 사람들은 신께서 만들어 놓으신 그대로를 사랑하며
지키고 살아가는 안분지족 (安分知足),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사람들인 것 같아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그러니 얼굴엔 늘 미소가 듬뿍 담겨 있는 모습으로 일생을 살아가니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작가님~
아침 숲 속에 들어 맑고 청아한 새소리에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니 다녀 가셨더라고요.
늘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잠 주무십시오~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8. 2021

@안신영
속 깊으신 우리 작가님이 내려놓으신 안분지족 (安分知足), 안빈낙도(安貧樂道)가 마침맞은 표현인 거 같습니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잃어버린 가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성자들의 한결같은 표현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봅니다. 이곳은 한밤중으로 접어드는데 한국은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이군요. 편히 주무셨다가 행복한 아침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내가 꿈꾸는 그곳 May 04. 2021

@안신영
작가님의 마음에 제 마음을 담으셨군요. 본문에 옮겨 기억해 두겠습니다.

"그리움은 끝 간 데 없이 머물고
촉촉한 이슬비마저 우리의 추억에 머물러
어제의 꽃, 어제의 시간이
오늘과 달라도 마음은 머무름이어라.
진한 그리움은 꽃의 정령과 함께 노닐었으니
한 겹 한 겹 꺼내어 살피는 손길 따라
핏빛 꽃잎에 스며든 마음마저 정겨울 뿐이라
추억 속으로 떠나봄도,
새로이 나타날 미지의 세계.
크나큰 동경은 환하게 피어날 것이라 믿어
또다시 마음 다잡아 봄이어라."

감사합니다. 작가님 ^^


안신영 May 11. 2021


아드리아 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홀로 서 있는 작가님은
풀꽃 요정들 왕이 되어
서울의 하니님을 그리네.
흐드러진 붉은 양귀 꽃 사이로
언뜻언뜻 하니님 모습을 좇으며
풀꽃 요정의 말을 빌려
"뚝모님 보고 시포요~"를 외치시네.
코로나는 오늘도 삐뽀삐뽀를 울리며
지나가는데
말없는 아드리아 바다는
기다리라 하네
기다리라 하네.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1. 2021

@안신영
ㅋ 작가님 너무 재밌습니다. 어떻게 제 마음을 이다지도 잘 살피시는지 말이죠. ^^ 사람들의 심리는 글의 지문에 투영되지요. 그래서 제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면 칠수록 더욱 깊은 늪에 빠져들게 되지요.

"코로나는 오늘도 삐뽀삐뽀를 울리며
지나가는데
말없는 아드리아 바다는
기다리라 하네
기다리라 하네."

넵, 마냥 기다리겠습니다. ^^


안신영 May 13. 2021


양귀비와 하니님 곁에서
靑一點 작가님께서는 天上遊戱 하시고 카메라는
열심히 일하고요~^^
풀꽃들과 정겨운 인사 나누시는 작가님은
분명 靑一點이시죠? ㅎㅎㅎ~
장발이셔서 홍일점이신가요? ㅎㅎㅎ~
농부들에겐 귀찮은 존재가 저희들에겐
황홀경을 선사하는 요정들이군요~

코로나 덕분에 귀한 풍경들을 보며 감상에 젖으니
나쁜 것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매번 감동으로 잘 읽었습니다. 꾸벅!!!


내가 꿈꾸는 그곳 3시간 전

@안신영
우리 작가님이 내려놓으시는 댓글을 보면 제가 쓴 듯 마음에 와 닿습니다. 충분한 교감을 한 후에 글을 내려놓으시는 거죠. 브런치 활동 중에 제일 힘든 게 댓글을 쓰는 겁니다. 그냥 허투루 쓰게 되면 쓰나마 나기 때문에 어떤 때는 이틀을 두고 맴돌다 제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청일점(靑一點)..

"농부들에겐 귀찮은 존재가 저희들에겐
황홀경을 선사하는 요정들이군요~"


작가님의 이런 표현이 글을 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솸다!! ^^



 작가님께서는 돌아오지 않는 화려한 봄 나들이 본문에 내가 올린 댓글을 추가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작가님의 마음에 제 마음을 담으셨군요. 본문에 옮겨 기억해 두겠습니다.

작가님 글을 읽던 딸내미가 '엄마 본문에 엄마 댓글이 올랐어요.' 해서 보니 영광스럽게도 본문에 넣어 두셨던 것이다.

사실 댓글 달기는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다.

항상 글을 읽다보니 만나 대화를 나누지  않았어도 친근해서 댓글을 반가운 마음으로 올릴 때도 있고 받아 읽을 때도 있다. 내가 쓴 글에 공감을 얻는다는 일은 참 좋다.

좋은 글을 읽으면서 감탄을 하고 어느 땐 어려워서 댓글을 차마 올리지 못할 때도 있다.

어느 땐 작가님을 착각해서 실수 할 때도 있다. 이름이 비슷해서 3남매를 둔 작가에게 두 아드님 얘기를 한 적이 있어서  그 후부터는 엄청 조심한다.

때론 비슷한 연배를 느끼는 작가님의 글에 추억의 장소라도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소환된 추억을 얘기하며 브런치에서 나름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한참 동안 새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작가님의 근황이 궁금하다. 어디 몸이라도 아픈것은 안닌가 하는 마음에서...


이렇듯 댓글은 서로를 존중하며 격려와 응원이 되기에 좋다.

작가님들과 댓글과 답글로 소통하는 브런치가 참 좋은 세상으로 다가와 하루하루가 즐거이 흐르고 있다.


*그동안의 댓글 몇 개를 뽑아 작가님들 머리 식히시라고 올렸습니다~

*선릉에서 찍은 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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