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이전을 설명하려는 과학의 몸부림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사실은 탄탄한 과학적 증거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은 무엇이 빅뱅을 만들었느냐라는 질문에는 당혹해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우주가 있다는 가정하에 과학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2가지 가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물질이 빅뱅의 원인인지 혹은 물질을 넘어선 어떤 신적인 정신이 빅뱅을 일으켰는지 말이다.
빅뱅과 관련된 2가지 어려운 질문
1. 빅뱅이 발생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2. 빅뱅을 발생하게 한 그것을 있게 한 것은 무엇인가
일단 1번째 가정부터 생각해보자.
마르크스 듀 소토이는 빅뱅 이전을 말하는 묻는 질문 자체가 틀렸다고 한다. 시간과 공간이 빅뱅 때문에 생겼는데, 빅뱅 이전이라는 의미는 빅뱅 이전도 시간이 있었다고 간주하는 거니까 틀렸다는 얘기다. 모른다를 틀렸다고 말한다라는 댓글에 찬성 한 표를 던진다.
빅 바운스 이론이라는 것도 있다. 빅뱅이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닌 대칭이라는 주장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빅뱅 이전에 우주가 한 점으로 수축되는 과정이 있었다 한다. 만약 이 가정이 맞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질문 하나가 또 기다리고 있다. 그 수축된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이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토미 텐 카넨은 빅뱅 이전에 암흑물질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했지만 역시 주장과 추측일 뿐이다.
과학자들의 주장들이지만 모종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실 과학 또한 믿음과 가설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신앙인들과 다른 점은 그들은 그 믿음을 과학으로 포장하는 것이고 신앙인들은 그 믿음을 신에게서 시작하는 것뿐이다.
뭐가 어떻든 무에서 갑자기 유가 생겼다는 것은 과학이 다루면 안 되는 영역을 다루는 느낌이다. 하지만 과학자들로서는 자신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이 체념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1-1. 모든 물질의 원인이 단순한 물리적인 무엇인가라면 오히려 질문은 더 많아질 뿐이다.
1-2. 만약 인격적인 정신이 빅뱅의 원인이라면 우리는 그가 원인이 없이 존재하는 무엇인가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조건 인과 법칙으로 존재해야 한다면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제1원인론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다. 과학적으로나 논리적, 철학적으로나 '무조건 존재하는 어떤 것'이라는 가정은 매우 합리적이다. 우리는 이것을 신이라 명명한다. 그리고 그 신은 자연히 원인이 없는 결과로 정의할 수 있다.
칼 세이건은 이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그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사람들이 빅뱅의 원인을 신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면서 '그렇다면 빅뱅을 있게 한 그 창주 주는 어디서 왔는가'라고 투덜 된다. 근데 이 질문은 우리가 앞서 말한 것들을 고려했을 때 질문부터가 잘못되었다. 그 창조주의 정의가 '원인이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놀랍게도 성서 2번째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하나님은 자신이 누구냐고 묻는 모세에게 아주 신비로운 대답을 하신다. 히브리어 원어로 [אֶֽהְיֶה אֲשֶׁר אֶֽהְיֶה]라고 쓰여있는데, 이 뜻은 <나는 [나 or 스스로 존재하는 자]이다(I AM THAT I AM)>라는 의미이다. 어떠한 원인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완전히 독립된 상태를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인과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일 수도 있다. 확률로 존재하는 미시세계의 법칙을 빅뱅의 원인으로까지 끌고 가기에는 더욱더 어렵고 힘겨운 사고 실험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우리는 빅뱅의 소산물이고 그 빅뱅이 무엇의 소산물인지에 대해서는 곰곰이 의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