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피워둔 봄
아침부터 밤까지, 그 사이의 마음
주차 전쟁 속에서 발견한
오늘의 봄꽃
집 주변에 차가 많아졌다.
모르는 차들도 많이 보이고
분명 엄청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한 것도 아닌데
주차 전쟁이 되어버렸다.
빈 자리가 없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다들 안 놀고 오는 건가'
집 앞에 세우지는 못하고
조금 걸어야 하지만
골목길 적당한 빈 공간에 주차하기.
그나마 경차라서 세울 수 있다.
출근 길 아침마다
바쁜 것을 알고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하시면서
내 차를 주차장에 세워 놓으셨다.
딸이 조금 덜 걷기를 바라셨겠지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와 통화하시면서
"언제 또 앞에 세워놓았대
딸 바보네 딸 바보"
말씀하신다,
회사에 출근하고
점심때 잠깐 시간이 되어서
잊지 않고 아버지께 전화를 했다.
"오전에 집 앞으로
차 가져다 놓아주셔서 감사해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걸으면서
따스한 봄날을 만끽했다.
'이게 행복이지'
잠시였지만
꽃향기를 맡으면서 벌들도 보고
만첩흰매실 나무에
활짝 핀 꽃들이 반가웠다.
그 순간
바쁜 업무 속 스트레스는
날아가버렸다.
늦은 퇴근을 하고
병원 진료를 마친 나는
이제 곧 만개할 것 같은
벚나무 아래에 세운
내 차를 바라보며 한 장 찰칵!
낮에는 흰색 꽃이 만개한
만첩흰매실 나무의 모습을,
밤에는 벚꽃을.
내가 살아가는 봄이다.
아침에는 아버지의 마음이 나를 기다리고,
낮에는 꽃들이 나를 반기고,
밤에는 벚꽃 아래에 하루를 내려놓는다.
사랑 속에서 나는,
그렇게 오늘을 주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