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구언, 心火口言

인격의 붕괴, 수치의 날

by 루치올라



“수기치인(修己治人)”
자신을 먼저 수양해야 남을 다스릴 수 있다.

이 말의 중요성
수업에서도 수없이 말해왔던 이 문장.
어젯밤,
한 정치인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실감했다.

공인의 말 한마디가
어떻게 사회의 품격을 무너뜨리고,
분노와 쓰라림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어젯밤 TV토론은
그 잔인한 현실을 전 국민 앞에 드러냈다.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한
대통령 후보 TV토론.
온 국민이 지켜보는 그 무대에서
도저히 입에 담기 힘든
성적 비하 발언이 터졌다.

한 후보는 “고등학생이 쓴 욕”이라며
여성의 신체 부위를 거리낌 없이 언급했고,
그 발언은 일부 언론에서조차
‘이슈몰이’, ‘토론 전략’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그건 이슈도 전략도 아니었다.
그건 명백한 언어폭력이었고,
공적 윤리가 무너진 순간이었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입조심 못해서 인생을 망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입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망한 것이다.
입은 통로일 뿐이다.
그 입이라는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건,
그 사람의 내면에 쌓여 있던 조급함, 오만함, 타인을 향한 무례함이었다.

그 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
그의 사고방식과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낸 한 문장이었다.
자극으로 존재감을 증명하려 했지만,
결국 그 말 한 줄이
그의 인간됨 전체를 붕괴시켰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그 발언 이후에도
“내가 틀린 건 없다”는 그 표정과 말투다.

그 확신은 어디서 자라났을까?

성적 중심 교육, 명문대 신화,
줄 세우는 사회.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정당해지고,
성적이 좋으면 사람됨도 증명된다는
편향된 믿음이
조용히, 그러나 깊숙이 그의 마음을 지배해 온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지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예절을 배우고, 공감을 배우고,
배려를 배우고,
자기를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제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을
TV토론이라는 이름 아래
그대로 마주한 것이다.

진짜 교양은
책에만 있지 않다.
타인을 향한 예의,
자신을 향한 절제.

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건
‘말을 참는 기술’이 아니라,
그 말조차 필요 없는
깊은 마음의 수양이다.

정치는 말로 싸우는 자리가 아니다.
정치는,
지식이 아닌 인격으로 설득하는 자리다.
그리고 인격은,
자기 마음 하나 제대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에게만 허락된다.




플라톤 (Plato)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열한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다.
군자가 바르면 백성이 따르게 된다.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백성은 따르지 않는다.”
– 『논어』 위정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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