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추구권
유한하고 불확실한 삶 속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먼저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해지려는 그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불행해지고 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꼭 해봐야 할 일’,
‘먹어봐야 할 음식’ 같은 목록들은
행복의 지침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결핍을 자각하게 만드는 장치다.
SNS는 오직 ‘하이라이트’만을 편집해 보여주며,
행복 강박이라는 불씨에 기름을 붓는다.
하지만 행복은 보장되는 상태가 아니라 추구하는 과정이다.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여기서 핵심은 ‘행복할 권리’가 아니라
‘행복을 추구할 권리’라는 점이다.
이 한 문장은 인간의 자유와 행복에 대한 철학을 바꿔놓는다.
행복은 객관적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주관적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사회는 이 원리를 완전히 잊었다.
행복은 수치로,
이미지로,
성취로 환산되며
비교 가능한 ‘성과’로 객관화되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기쁨보다
타인이 인정하는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행복을 추구할 자유가
결국 행복을 증명해야 하는 의무로 변질된 것이다.
행복을 위해 시작했지만,
행복 때문에 불행해지는 역설.
그것이 지금의 인간이 처한 현실인
행복강박증이다.
헌법은 인간에게 ‘추구할 자유’를 선언했지만,
현실의 인간은 그 자유를 ‘비교의 굴레’ 속에 스스로 가두었다.